아래 1363번 탐어기를 보고 무작정 보리싹님을 졸랐습니다.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어종들을 한번이라도 봤으면 했던거지요.
사실 작년에 큰가시고기를 키워보고 싶었을 때도 부탁을 드린 전력이 있습니다.
저의 불규칙한 일정때문에 기회를 갖지는 못했지만요.
우연히 시간을 맞추어 동행하게된 후배 한명과 함께 새벽에 길을 나설 때만해도
보리싹님께 간단한 포인트 안내 정도만을 기대했는데요.
도착지부터 오후 마지막 탐어지까지 내내 동행해서 안내해 주시더군요.
더군다나 맛나게 점심까지 사주시고, 헤어질 땐 귀한 털게 한보따리를 선물로 주셔서
어찌해야 할 바를 모를 정도였습니다.
이 글을 빌어 보리싹님께 다시한번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안내해주시는 대로 작은 웅덩이에서부터 바닷가까지 여러 곳을 바삐 돌아다녔습니다.
그러다보니 아쉽게도 사진을 몇장 찍지 못하고 말았네요.
그나마 찍은 사진도 모두 상태가 메롱입니다.
새벽에 집을 나서 강원도로 접어드니 제법 굵은 빗방울이 쏟아집니다.
해안도로에 인접한 바닷가에서는 무섭게 파도가 부서지구요.
보리싹님을 반갑게 만나 인사를 나누니, 대접해주신 따뜻한 커피만큼이나 푸근합니다.
계속 내리는 비때문에 탐어를 포기하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결정해버릴 물사 회원이 있으실까요?
그냥 편의점에서 일회용 우비 세개를 샀습니다.
첫번째 족대를 펼친 곳은 저수지 수로 밑의 작은 웅덩이.
덩치 큰 버들개외에 참붕어와 수많은 가시고기/잔가시고기, 미꾸리, 꾹저구,
그리고 쌀미꾸리를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의 첫 득템 어종인 쌀미꾸리입니다.
우리나라 전역에 분포하지만 그 수가 많지 않다더군요.
이 곳엔 그 수가 무지무지 많더군요.
이 곳 분들에겐 미꾸라지나 미꾸리보다 쌀미꾸리가 추어탕재료로 더 인기가 좋다고 합니다.
성어 크기가 약 6cm 정도 밖에 안 된 답니다. 귀연 녀석이죠.
사진에 함께 채집된 가시고기도 쬐끔 얼굴을 비췄네요.
이 곳 가시고기는 모두 유어급인지 이전에 강릉에서 보았던 것보다 한결같이 크기가 작았습니다.
두 번째 탐어지에선 요행히 사진을 찍었습니다.
강원도 물답게 맑고 찹니다.
개천 건너편에 철 지났지만 울긋불긋하게 단풍든 산 보이시죠.
작은 산이지만 얼마나 경치가 볼 만하던지요..
하류쪽을 찍은 사진입니다.
'지뢰처리 云云....' 하는 푯말이 개천가에 붙어있기도 한 곳입니다. -..-
이 곳에서도 쌀미꾸리, 가시고기, 버들개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습니다.
때깔좋은 밀어도 여러마리 보였구요.
퉁가리와 철지난 은어도 한마리 채집했습니다.
북방종개도 심심찮게 얼굴을 내밉니다.
강릉 남대천 이북의 동해로 흐르는 하천에만 분포한다는 고유종이라더군요.
다른 지역에선 볼 수 없다는 얘긴데...
이 곳에는 그 수가 적지 않으니 지역주민분들이 아마도 오래전부터 추어탕감으로
애용했다고 하더라도 이상스러울 것은 없을 터입니다.
이 분은 점몰개로 추정한 물고깁니다.
도감에 의하면 '점몰개는 동해 남부 연안에 유입되는 몇몇 강과 경남 회야강까지 분포하지만
제한적이다'라고 써 있네요.
도감의 서식처와 다르기는 한데... 그 이상 동정이 안됩니다.
사진이 꼭 어름치 유어처럼 보이기도 하게 찍혔네요.
무슨 물고기일까요?
(수조속에서 찍은 사진 한장 더..)
사진 한 장을 더 찍어 봤습니다.
이 분은 쌀미꾸리와 함께 제가 집으로 모셔와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점몰개가 맞다면 오늘의 두번째 득템 어종입니다.
세번째 탐어지는 보리싹님의 SUV 차로 모두 옮겨타고서야 갈 수 있는 곳입니다.
완죤 비포장 산악길입니다. 개울도 몇개 건너야 하고...
다시 가보려해도 혼자서는 찾아갈 수 없는 곳이네요.
사진이 안습이죠... 2급 멸종위기 보호종 한둑중개입니다. 세번째 득템어종.
또 다른 보호종인 둑중개와 거의 구별을 못하겠더군요.
도감에는 지느러미 연조수가 다르다고 되어있으나 저로선 감당범위 밖입니다.
각각 영동과 영서로 분포지역이 다르고, 서식지도 상류와 하류쪽으로 서로 다르다고 합니다.
이 곳에선 잠시 족대질에도 너댓마리가 채집되더군요.
오래도록 이 상태가 유지되길 바래봅니다.
네번째 탐어지에서는 아주 색다른 경험을 했습니다.
바로 이따만한 연어 한마리를 족대로 채집한 것입니다.
물론 산란과 방정을 끝내고 힘이 빠진 것이긴 했지만요.
여태 족대로 채집해본 물고기중에 가장 크고 무거운 물고기였습니다.
오늘의 네번째 득템 어종인 셈인데... 사실 연어를 잡게 되리라곤 상상을 못했었습니다.
연어를 폼나게 들고 계신 분이 바로 보리싹님.
의정부 쪽에서 교편을 잡고 계신 선생님이십니다.
그리고 바보같이 웃고 있는 사람이 바로 접니다.
쑥스럼을 많이 타서 사진찍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이번에는 한번 올려봅니다.
실물이 사진 보다는 좀 낫습니다 -_-;;
어린애들처럼 기념사진을 찍고 방류했는데
힘 빠진 연어가 제대로 헤엄치질 못하더군요.
잠시 쉴겸 부근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식당 아주머니 말씀인즉, 산란과 방정이 끝난 연어는 먹지도 않는다고 합니다.
기생충도 많이 있다더군요...
다섯번째 탐어지 부근입니다.
연어 포획장이 있더군요.
'10월초부터 11월말까지 연어포획금지'라고 씌어있는 현수막이 주변에 걸려 있구요.
방정후의 힘빠진 것이었지만 이전 탐어지에서 힘없이 죽어가던 연어에게 좀 미안스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포획망안에서는 커다란 연어의 힘찬 몸짓을 볼 수 있었습니다.
포획장 상류부근에서 칠성장어와 미끈망둑을 기대했으나...
아쉽게도 성공하진 못했습니다.
이전 채집지에서 본 어종외에 참갈겨니, 피라미들이 많이 보인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작은 은어 한마리.
충청도와 오늘 두번째 탐어지에서 만났던 은어는 모두 은색 몸빛이었는데
이 분은 신기하게 어두운 체색입니다.
여섯번째 간단 탐어지는 주변의 항구입니다.
비 오는 날, 배 묶여있는 항구에서 족대질하다니 참 거시기합니다만
무지 재밌었습니다.
오늘의 다섯번째 득템 어종입니다.
현장에서는 풀망둑으로 동정했는데 도감을 다시보니 문절망둑으로 보입니다.
풀망둑은 주로 서해, 남해 서부에 분포하고 문절망둑은 남해 동부와 동해안에 주로
분포한다고 되어 있네요.
그리고 문절망둑은 풀망둑과 달리 등과 꼬리지느러미에 검은 반점 무늬가 있다네요.
복섬도 두마리 구경했습니다.
복섬을 사육해보고 싶었는데 오늘은 참기로 했습니다.
낚시를 모르는 도시촌놈이 처음으로 숭어도 구경했고,
뱅어돔이라는 분도 역시 처음입니다.
사진은 없지만 감성돔도 여러마리 채집했는데요.
민물에서도 사육이 가능하다기에 욕심부려 두마리를 데려왔는데
집에와서 보니 결국 안타깝게도 고어가 되고 말았네요.
마지막으로 장소를 옮긴 일곱번째 탐어지에서는 주로 종개와 북방종개를 많이 구경했습니다.
메기와 꺽지, 퉁가리도 보였습니다.
일곱군데를 옮겨 다니자니 체력도 바닥나고 젖은 옷때문에 추위도 만만치 않습니다.
오늘의 탐어는 이 것으로 끝을 냈습니다.
정신없이 바삐 다니느라 여유있게 감상하지는 못했지만 근 한달간 쌓였던
온갖 스트레스가 쏴~악 없어진 듯 노곤한 나들이였습니다.
좀처럼 먹어보기 힘든 털게장입니다.
보리싹님이 주신 한보따리중에서 두마리만 꺼내서 찍어봤습니다.
좋은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주신 보리싹님께 다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첫댓글 아싸~~1번 드디어 1년만에 괭이밥님을 처음 만나고 그리고 생애처음으로 8시간의 긴 탐어를햇습니다. 물사회원님들 모두 그러하시겟지만 그렇게 많이 잡고도 필요한 몇마리만을 가져가시는 모습이 너무 좋았습니다. 처음보아도 아주 오래된 친구같은 괭이밥님 만나서 넘 반가웠구.. 오늘 무지 고생했지요^^#
너무너무 재밌었던 날이었습니다. 바쁜 시간 쪼개서 안내해주셔서 넘 감사했구요. 늘 즐건 물생활하십시요^^
멋진 탐어였네요 잘 봤습니다 ^^
괭이밥님과 보리싹님 너무 보기 좋습니다. 멋진 탐어기였습니다. ^^
정말 즐거우셨겠네요! 그런데.. 털게장의 맛은 어떤가요? (^-^)a 저도 먹어보고싶네요~
연어는 처음 보는것 같아요 흥겨운 사진 참 잘보았습니다~ 거제도에 복섬 밭입니다~
ㅎㅎ 털게 맛있겟네요 ㅎㅎ
예전에 장이 아니라 찜으로 털게 먹어봤는데...살도 많고 맛있었던 기억이 나네요. 두 분 모두 멋지십니다. ^^;
우와.....맛나것서요
저도 보리싹님을 졸라보고 싶은데요! 이러다 보리싹님 너무 바빠지시는건 아닌지...^^
쌀미꾸리 반갑네요 얼마전까지 제대하기전까지 군부대 안에서 많이 잡고 그랬습니다 허허 도랑에도 많고 배수로에도 많고 가장 많았지요 허허
^^ 털게 맛있겠습니다~ 쌀미꾸리 탐나네요
무엇보다 연어가 인상적이네요~
모든것이 다 좋아보입니다...사람들도...물고기들도....
정말 재이있으셧겠습니다 ^^ 무엇보다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계셔 부럽습니다 .. 어떻게 척척 동정을 잘하시는지
복어를 볼때마다 해수어에 도전해보고 싶네요 멀리 가셔서 좋은 고기 구경하고 오셨네요 날이 추워지니까 채집 욕구도 줄어들고 다른 뭔가를 찿고있는데 한번 다녀오고싶은 곳 이군요
물고기보다 사람과의 정이 참 부럽습니다. 물고기를 좋아한다는 사실하나로 이렇게 8시간을 탐어하고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게 참 대단하다 여겨집니다... 더불어 두분 다 참 인상이 좋으시네요...
신천지와도 같은 곳에서 좋은 분 두분이 만나셔서 정말 즐거운 탐어를 하신 것 같습니다. 부럽네요 ^^ 훈훈한 탐어기를 보는 재미는 역시 쏠쏠하네요.
저도 더 추워지기 전에 산 좋고 물 맑은 곳 에서 탐어를 하고 싶은데 항삼 맘만 앞서는군요.. 재미있게 잘 보았습니다.
죽이네요.. 부럽습니다.. ㅎㅎ
좋으셨겠어요...특히 회원님들에게 소개해 줄 물고기 많은 고향이 있는 보리싹님...부럽습니다^^
부러워요 ㅎㅎㅎㅎ
은어 수컷은 산란기가 되면 사진처럼 어두운 색으로 변해 상품성이 떨어집니다. 그래서 불임을 유도하거나 암컷만 양식하는 방법을 개발하려는 것이죠. 충청도 가셨을 때는 산란기가 아니었을 것으로 추정....마지막 털게는 요즘 아주 귀해져서....오랜만에 보는 사진이군요...
산란기 수컷이로군요. 궁금했었는데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탐어기 좋습니다
괭이밥님 실물공개는 처음이시죠?? ^^;; 생각했던거처럼 완전 훈남이십니다~~ ㅋㅋ 항상 멋진곳으로만 골라다니시네요~~ 아~~ 부럽습니다~~ ㅋㅋ 생동감 넘치는 멋진 탐어기 잘봤습니다^^
연어가 참 멋진게 유니크 울트라 어종이네요 ㅎㅎ
오랜만에(?) 들어왔는데 참 멋진 글이 있네요~ 탐어기 잘 감상하고 갑니다~!!! ^^; 그리고 사진 속의 몰개류는 점몰개가 맞는 것 같네요. 저도 예전에 삼척 오십천에서 점몰개를 채집한 기억이 있네요~ ^^
수조속 모습을 찍어 사진 한장을 추가했습니다. 도감에 씌여있는 서식지와 좀 다를 수도 있는 모양이군요. 확인 감사합니다.
어휴....쌀미꾸리....쌀미꾸리는 진짜 희안한 곳에 살죠 ㅎㅎㅎ 대표적으로 서울에 있는 대모산에 아주 바글바글 ....그 폭 50cm도 안되는 개울에...
우리 고향 농수로에 바극바글 그놈들은 매우 뭉턱하구.. 하천중상류의것들은 다른개체마냥 매우 길더군요. 처음엔 줄종개로 착각해 매우 헤멘적두 있지요
역시....영동지방이네요^^ 삼척하도 또다른 느낌이네요^^ 아이러브 8군단!!!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