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
약 3~17년 동안 땅속에서 유충으로 살다가 지상에 올라와서
성충이 된 후에 약 2~3주일 동안 번식 활동을 하다가 죽는다.
수컷만 운다.
암컷은 나무에 구멍을 뚫고 알을 낳아야 하기 때문에
배 부분이 발성 기관 대신 산란 기관으로 채워져 있어서 울지 못하며
산란관이 있는 꼬리도 수컷보다 뾰족한 편이다.
포식자에게 잡히게 되면 귀가 터질 정도로 비명을 질러대는 수컷과 달리
암컷은 소리도 못 내고 그저 발버둥친다.
매미의 일생
7년 전
나뭇가지 속에 남겨진 알
이듬해 6월
알에서 깨어나
스스로 땅속으로 떨어져
나무뿌리의 즙을 빨아먹으며
1년
2년
3년
4년
5년
그렇게 6년 동안
4번의 탈피를 마치고
7년째가 되는
어느 날
천적이 없는
안전한 저녁
6년의 어둠을 뚫고
드디어
땅 위 세상으로
안전한 곳을 찾아
헤매지만
성충이 되기 전에
천적의 먹이가 될 확률이 더 높습니다
죽음의 위험을 무릅쓰고
안전한 곳을 찾아
조금씩
천천히
정확히
나무에 발톱을 단단히 박고
때를 기다립니다
기다림의 끝
허물을 벗고
몸도 날개를 펼치는 우화(羽花)
7년 만에
어른이 됩니다
그러나
앞으로 살아갈 시간 2주
그리고
도시의 소리
도시의 소리보다
더 크게 울어야 하는
2주
짝이 오기를 기다리는
절박한 노래
하지만
나는 울지 못합니다
수컷 매미의 울림판 대신
산란관이 주어진 암컷
노래가 끝나면
알을 남기고 흙으로 돌아갑니다.
옛날의 유학자들은 매미가 이른바 5가지 덕(五德)을 갖추고 있다고 하여 꽤 숭상했다.
머리에 홈처럼 파인 줄을 갓끈과 비슷하게 보아 지혜가 있을 듯하여 첫째 덕목을 문(文)으로 보았고,
나무의 수액만을 먹고 자라므로 잡것이 섞이지 않고 맑아 청(淸)이 그 둘째 덕목이며,
다른 곡식을 축내지 않으므로 염치가 있으니 셋째 덕목이 염(廉)이고,
살 집을 따로 짓지 않으니 검소하다고 보아 검(儉)이 그 넷째 덕목,
계절에 맞춰 오고 가니 믿음이 있기에 신(信)이 다섯째 덕목이라고 보았다.
익선관이란 이름도 솟은 뿔과 오사모의 양쪽 뿔이 매미를 닮았다고 붙여진 것이다.
이규보 역시 <방우선>에서 거미줄에 걸린 매미를 풀어주면서
매미는 칭찬하고 거미는 교활하다면서 비판했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은 사람도 있었던 건지
이를 제대로 비판하는 내용이 이옥이 쓴 《지주부》에 나온다.
"매미는 자못 청렴한 듯하지만 그 청렴함을 자랑하면서 시끄럽게 울어 댄다오.
그래서 내 그물에 걸리는 것이라오."
옛날부터 매미는 7년 동안 땅속에서 살다가
1달만 지상에서 나와 살다가 죽기 때문에
이제 막 빛을 본 매미를 함부로 잡으면 벌받는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수명으로만 따지면 매미는 곤충치곤 굉장히 장수하는 편이다.
다른 곤충의 생주기가 대체로 1년 내외인 점을 감안한다면 말이다.
매미 소리
▼ 참매미
"맴-맴-맴-맴-매애앰-"을 반복하며 울다가 마지막에는 음을 높여서
''매애↗(10여 초 동안 유지)...애애애...'' 하며 마무리짓는다.
이 마지막 부분에서는 특이하게도 뒷다리를 들어올리고 소리를 낸다.
보통 매미 울음소리라고 하면 십중팔구 이 매미를 지칭할 정도로
가장 인지도가 높아 근본 취급을 받고 있다.
'매미'라는 말이 어디서 왔는지 생각해 보자.
▼ 말매미(왕매미)
"쐐~~애애애애애~" 거리며 단조롭게 운다.
가장 시끄러운 매미.
이 시끄러운 울음소리 때문에 '매미젤라'라는 별명이 붙었다.
▼ 애매미
글로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리듬으로 기승전결이 있는 울음소리를 낸다.
보통 한국에 서식하는 애매미는
"르르르르르르르르르- 츠- 와아치- 르르르르르 와아치-(×8~12)
르르르르스피이(×1~2) 피르빌빌빌빌빌 피오 스-(×4~6) 피오츠츠츠스스…."
이렇게 마무리하는데 지역별, 국가별로 내는 소리가 조금씩 다르다.
▼ 쓰름매미
이름대로 "쓰-름 쓰-름" 하고 운다.
▼ 참깽깽매미
이름과는 달리 깽깽거리지 않고 진동 소리 비슷한
"기이~~~", "끼르르르르르르르" 정도로 전혀 특징 없이 운다.
소리도 별로 크지 않아서 처음 듣는 사람은 그냥 산 속에서
누가 기계 돌리는 소리쯤으로 생각해서 주목하기 힘들다.
울음소리는 오히려 전동 면도기와 비슷하다.
▼ 털매미
"찌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 유지매미
처음에는 "딕! 쯔그르르르 딕! 쯔그르르르" 하다가
"지글지글지글지글" 하는 기름 끓는 듯한 소리를 낸다.
▼ 소요산매미
'즈윽~트왝 즈윽~트왝'하고 울다가
"드그드그드그"하며 마무리를 한다.
▼ 풀매미
풀숲에서 서식하는 매미다.
"찍찍찍찍찍찍찍"하며 소리를 낸다.
외국에는 금속성 소리, 사이렌 소리, 기차 화통을 삶아먹은 듯한 소리 등
기상천외한 소리로 우는 매미가 있다.
아래는 그 예시.
▼ 태국에는 칼로 금속 자르는 소리로 우는 종류가 있다.
엔진톱처럼 들리기도 한다.
▼ 인도네시아에 서식하는 메룰라제왕매미(Pomponia merula)는
사이렌 소리를 낸다.
▼ 올리브나무에 매달려서 우는 튀르키예 매미의 모습.
매미의 우화
매미 애벌레가 탈피해 성충이 되는 과정인 우화(羽化)를 한다. 우화 과정은 3~6시간 정도다.
매미는 땅속에서 유충으로 7년이 넘는 인고의 시간을 지내고 땅 위로 나와
우화를 거쳐 허물을 벗고 예쁜 어른벌레가 되어
한 달 정도 살면서 짝짓기를 하고 알을 낳은 후 일생을 마무리 한다.
나무줄기를 타고 올라가 가지나 잎 뒤에 붙은 채
3~6시간 허물 벗는 과정을 거치면 비로소 어른이 된다.
애벌레 시절의 헌옷을 벗고 난 뒤부터는‘천사의 날개’를 단다.
성충이 된 후 어른의 시간은 대부분 짝을 찾는 데 보낸다.
매미 울음 소리 합창은 암컷을 향한 수컷끼리 구애 경쟁의 사랑가(歌)다.
첫댓글 무더위 속에서 매미 소리가
한창이네요~ 매미의 일생을 통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