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나를 웃게 만드는 일이 종종 있다
오늘도 밥상 찻상 잔칫상 등등 떠올리며 호텔로 갔다
무슨 상을 준다는 것일까
전화로 날짜와 요일 장소만 연락 받은 상태이니 궁금한 것은 당연지사다
호명이 되고 단상에 오르고서야 상 이름을 알게 되었다
‘효녀상‘ 웃음이 마구 터져 나오려고 했다
애써 입을 꾹 다물고 있으려니 불룩해진 볼이 알밤 두 개 물고 있는 다람쥐다
그런데 효녀상이라는 이름조차 처음 들어 보았으니 어쩌라
충, 효, 예, 실천운동본부 엄상종 사무국장과 같은 테이블에 앉아 식사를 하게 되어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동석하신 분을 보니 투구를 지으시는 분
궁중의상으로 명인 칭호를 받으신 분, 모 호텔 양복점을 수십 년 하신 분 등등
이야기를 듣다보니 모두 그럴듯한 프로필을 가졌다
나는 먹고 카메라 들고 놀러 다닌 것 밖에 없다
오후에 집에 돌아와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효녀상이 있다
무슨 의원, 무슨 교육위원장 , 가수 현숙, 가수 이효정 등등
울타리 넘어 세상이 있다더니 대한민국에 살면서도
참 모르는 것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득 지난날이 스쳐갔다
시아버지를 모셔오고 싸돌아 다녀야 하는 일이 많다보니
궁리 끝에 실행한 것이 90 넘으신 아버님께 여자 친구 소개해 드리는 것이었다.
이곳저곳 기웃거리다 보니 아버님에게 딱 맞는
여사님이 눈에 띄었다 의사 아내로 사별을 한지 10년이 넘었으니
말벗이 그리울 때도 된 여사님이었다.
아버님 생신이 돌아 올 무렵 여사님께 말씀 드렸다
언제 아버님과 식사를 하려고 해요
호텔로 오세요
그렇게 인연이 되어 3번의 생신을 모시고 함께 보냈다
아버님이 소천 하는 관계로 모든 일은 추억이 되고 말았다
내가 한 일이라고는 여자 친구 소개해 준 것뿐인데
아버님 가시고 난지 몇 년인데 효녀상을 받으니
인생길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이 글 읽으시는 분들 혹시 알아요
인생의 일이란 정말 모르는 일입니다
어떤 사람은 떠나고 난 후에 좋은 일이 있기도 한데요
우리 시아버님 같은 경우라도 봐야죠 .. 효도 많이 하세요
저는 이제 기회가 없어서 못합니다
지나고 나니 못 해드린 것만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 반성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