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권고 「평신도 그리스도인」 (Christifideles laici, 1988년 12월 30일)
고대인들은 지혜를 매우 중요한 덕목으로 여겼습니다. 아테네에 있는 지혜의 여신 아테나를 위한 신전, 파르테논은 유명합니다. 특히 철학을 가리키는 그리스어 필로소피(philosophy)는 지혜를 사랑한다는 의미입니다.
인간의 학명에 붙은 사피엔스(Sapience)도 지혜를 뜻하는 라틴어 사피엔티아(sapientia)에서 유래한 것입니다. 신앙은 이 지혜가 하느님으로부터 온다고 고백합니다. 솔로몬은 지혜를 하느님께 청했고, 결국 위대한 왕이 되었습니다. 토마스 아퀴나스는 ‘모든 덕목의 아버지’로 지혜를 꼽았습니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은 「평신도 그리스도인」(Christifideles laici)에서 이 ‘지혜’에 주목하십니다.
“생명 실존의 최초 순간부터 모든 인간 존재가 지닌 불가침의 인간 존엄성을 수호하고 존중하면서 행동하려면 무엇보다 지혜가 요구됩니다. 과학 기술을 인간 생명의 기원에서부터 정당한 수단으로 생명의 수호와 질병 치유에 사용해야 하고, 그와 반대로 연구 자체의 품위를 위해서라도, 개인의 생식력과 종족 보존권을 결과적으로 왜곡시키는 실험 조작을 거부해야 하므로 더욱 지혜가 필요해집니다.”(38항)
이런 지혜를 발휘할 주체는 평신도입니다. 작금의 여러 환경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는 데 있어서 앞장서야 할 주체는 평신도들입니다. 평신도들은 창조된 세상의 정원을 경작해야 할 과업을 하느님으로부터 받았습니다. 이는 지혜롭게 수행되어야 할 과업입니다. 그래서 기도가 필요합니다. 지혜 자체이신 하느님으로부터 지혜를 구해야 할 것입니다. 모든 피조물에 깃든 하느님의 사랑과 하느님의 현존을 구현하는 가운데 세상을 지혜롭게 일궈나가야 합니다.
“평신도들은 하느님께서 베풀어 주셨고 끊임없이 베풀어 주시는 은총에 대한 책임을 느껴야 합니다. 인간이 받아 가지고 있는 그 은총은 미래의 세대들에게 전해 주어야 하는 것이며, 가능한 한 더 나은 상태로 전해 주어야 합니다.”(43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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