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기운이 날을 세우는 날 천안 가는 전철, 어르신 틈에 삼대처럼 올랐다 즐겨 다닌다는 곳, 궁금하여 그림자를 밟는다 천안에서 꽤 들어간 아우내장터 양쪽으로 나누어 한자와 우리말로 병행되어 혼용되는 곳 없었던 시절 배를 채워준 순대 이것저것 버무린 향토 음식이 지난 시절 대변하듯 타고 온 전차 길이만큼 꼬물거리며 장터를 지키고 있다 특별할 것도 없는 작은 장터 그 속에 바람든 장승이 된다 누군가 외치는 절박한 사랑, 들으려 귀를 쫑긋 세운다
이 세상에 와 그처럼 나를 버린 적이 있었던가 뒤돌아서 묻는 길에 몇 잎 남아있던 잎마저 후두둑 떨어진다 퇴색된 은행잎 갈피에 날아 던 빨간 단풍 한점 꽃잎 되어 떨어진 그 인양 살포시 안아 올린다 곧 하얀 눈이 내려 이 장터를 덮을 것이다 비린내 우거진 수풀 헤치며 이곳 찾는 군상 창자에 기름을 빼고 담백한 사랑을 채워 돌아갔으면 좋으련만 접시에 올라온 아우내 순대처럼.
첫댓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