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봉 550m 전남 순천
산줄기 : 호남정맥
들머리 : 서면 운평리 죽청 순천시청소년수련원
위 치 전남 순천시 상사면/서면
높 이 550m
# 참고 산행기[사네드레]
상사호의 작은 기둥... 순천 수리봉(550m)
상사호의 호반산행을 위해 저 멀리 남쪽의 도시 순천으로 향한다. 3월의 순천은 순천만에서 불어오는 따뜻한 남해의 봄바람에 화사한 봄꽃으로 아름답게 치장을 하고 있다. 산과 들에는 겨우내 잠든 벚꽃과 진달래가 깨어나 화사한 얼굴을 비추고 있다.
순천 근교에서 과수원을 운영하는 김승영씨와 함께 산행을 하기로 하고 산행계획과 등산코스를 논의 후 수리봉 산행의 들머리는 상사댐을 바라볼 수 있는 구계마을로 잡았다. 구계마을은 용계마을 바로 위에 위치한 마을로 수리봉 바로 아래에 자리잡고 있는 곳이다.
순천시에서 60번 시내버스를 타고 상사댐 방향으로 가면 용계마을을 지나 구계마을 입구에 도착한다. 버스정류장에서 구계마을로 오르는 길은 계단식 논밭과 산세가 어우러져 있는 아담한 시골길이다. 경치를 감상하며 가다보니 커다란 소나무 몇 그루가 마을로 들어가는 마지막 관문인양 수려하게 자라있다. 소나무 아래에는 보기만 해도 편안한 벤치가 놓여있다.
마을로 들어서니 길이 두 갈래로 갈라지며 작은 집들 사이로 이어진다. 수리봉을 간다는 말에 마을 할머니께서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가라고 알려주신다. 집집마다 동백꽃이 피어있고 길가엔 누렁소 두 마리가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다. 마을을 벗어나 시멘트 도로를 따라 산사면을 꼬불꼬불 올라가니 과수원이 보인다. 과수원을 오르다보면 뒤편으로 거대한 상사댐의 모습이 드러난다. 차가운 회색빛 댐 주변으로 연분홍 진달래와 샛노란 개나리 그리고 하늘하늘 바람결에 날리는 벚꽃 잎들이 상사댐에 아름다움을 더한다.
과수원을 지나면 포장도로가 끝나며 무덤이 나타난다. 무덤 앞으로 이어지는 길은 포장이 끝나면서 등산로로 이어지고 다시 임도를 만나게 된다. 길은 와룡마을로 연결되어 있다. 임도를 따라가다 보면 삼거리를 만난다. 이곳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와룡마을로 가게 되므로 삼거리에서 왼쪽의 수리봉으로 오르는 길로 가야한다.
경사가 완만한 임도를 따라 한참을 가다보면 넓은 분지가 나오고 오래전에 농지로 사용하였던 계단식 평지가 펼쳐진다. 하지만 지금은 억새와 잡풀로 덮여 있을 뿐이다. 주변 곳곳에는 무너져 내린 폐가들이 눈에 띈다. 아마도 이곳이 예전에 '닐니리' 라고 불렸던 마을터 인듯하다. 아름다운 닐니리 마을은 지금은 없어졌지만 저 멀리 순천만을 굽어보는 수리봉의 9부 능선에 위치한 너른 풀밭은 없어지지 않은 채 남아있다. 닐니리 마을터를 지나 길게 이어진 임도 끝에서 등산로가 이어진다.
진달래가 피어있는 작은 산행로를 따라 능선을 타고 수리봉으로 향한다. 억새와 잡목들이 우거져 있는 길을 오르면 수리봉 정상인 듯 보이는 곳에 바위가 군데군데 있다. 바위에 올라서면 고요한 상사호가 내려다보이고 건너편으로 조계산이 은은한 그 모습을 드러낸다. 하지만 이곳은 수리봉 정상이 아니다. 바위지대에서 약 15분 떨어져 있는 서쪽에 위치한 봉우리가 수리봉 정상이다.
정상까지 가는 길은 수풀이 우거진 능선으로 이어진다. 진달래와 억새가 아름아름 피어있다. 수리봉에 도착하니 정상을 알려주는 작은 삼각점만 수풀에 가려진 채 있을 뿐, 정상석도 없고 서쪽으로는 잡목들이 자라나서 상사호는 보이지 않는다. 동북 방향으로 백운산 자락만 조금 보일 뿐이다.
수리봉 정상에서 하산하는 길은 세 갈래로 나뉜다. 동쪽의 노두마을 방향으로 내려가는 길과 서쪽의 능선을 따라 풍치마을까지 이어지는 길이다. 능선을 따라가면 바로 송학리로 내려가는 등산로가 나타난다.
하산은 풍치마을을 거쳐 미곡마을로 코스를 정하고 길을 나선다. 등산로 주변으로는 분홍의 진달래와 보랏빛의 엘레지가 봄날의 햇살을 즐기며 꽃길을 만들고 있다. 능선을 타고 내려가다 보면 상사호 방향으로 아담하게 자리잡고 있는 용박골이 내려다보인다. 내리막길은 능선의 왼쪽으로 자리잡고 있는 전망이 좋은 커다란 바위를 만나면서 오르막길로 변하게 된다.
커다란 바위에 올라서면 미곡마을이 한눈에 들어오고 건너편에 자리잡고 있는 옥녀봉이 마을을 지켜주는 파수꾼처럼 늠름하게 솟아나있다. 다시 능선을 따라 오르는 길은 참나무가 우거져 있고, 간간히 보이는 붉은 진달래와 푸른 소나무들로 지루함을 덜어준다.
30분 정도 오르면 경사가 없어지고 등산로 주변으로 자잘한 잡목들이 자라나 있다. 왼편으로 산을 깎아 만든 임도가 보이나, 곧바로 내려가기에는 경사가 심하여 두개의 임도가 맞닿는 곳으로 우회하여야 했다. 등산로를 따라 5분 정도 가면 임도와 만나는 곳이 나오고 풍치마을에 도착한다.
풍치마을은 작은 농가들이 모여 있고 계단식 논과 밭이 있는 시골마을의 전형적인 모습을 하고 있다. 산행을 마치고 임도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풍치마을로 들어서게 되고 왼쪽으로 가면 다시 임도가 두 갈래로 나뉘며, 왼쪽으로 미곡마을로 내려가는 길과 오른쪽으로 옥녀봉을 돌아 승주읍 신성리로 내려가는 길이 이어진다.
날머리를 미곡마을로 잡고 임도를 따라 내려가면 산 중턱에서 임도가 끝나고 산사면으로 등산로가 이어진다. 미곡마을 끝에 다다르면 시멘트포장도로가 나타나고 길을 따라가면 미곡마을에 도착하게 된다.
마을을 나와 상사호를 둘러쌓듯 이어지는 도로에는 벚나무가 가로수로 심어져 있고 도로 중간마다 차를 세워놓고 호수의 경치를 볼 수 있는 쉼터가 만들어져 있다.
봄꽃의 모습을 담고 있는 상사호는 총저수량이 2억5000만톤이나 되는 거대한 인공호수로 주암호와 도수터널로 이어져 순천시, 여수시, 광양시 등에 생활용수와 공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상사호 둘레로는 144.5km의 호반도로가 나있고, 상사호 주변으로는 송광사, 선암사 등 유명한 사찰들과 낙안읍성 민속마을 등이 있어 관광지로도 유명한 곳이다.
*산행길잡이
구계마을-(40분)-임도-(50분)-닐니리 마을터-(30분)-바위지대-(15분)-수리봉-(50분)-큰바위-(30분)-풍치마을-(40분)-미곡마을
수리봉은 순천시의 용계리, 와룡동, 삼거동, 도월리의 중앙에 위치하여 네 군데의 마을에서 산행을 할 수 있다. 용계리를 지나 구계마을을 통해서 오르는 길은 수리봉의 남쪽 사면을 타고 오르는 길과 와룡리로 이어지는 임도를 따라가다 능선을 타고 오르는 두 가지 길이 있으나 남쪽 사면을 타고 오르는 길은 다니는 사람이 없어 길을 찾기가 어렵다.
수리봉의 남동쪽 능선을 기준으로 남쪽으로는 구계마을과 상사호가 보이고, 오른쪽으로는 송학리로 이어지는 임도와 평탄한 산사면 중턱에 위치한 닐니리 마을의 흔적이 나타난다. 산행을 하며 정상인 듯 보이는 곳에는 상사호를 내려다볼 수 있는 조망바위들이 있다. 수리봉은 서쪽으로 솟아 있는 봉우리로 완만한 능선을 따라 15분 정도 가면 도착하게 된다. 수리봉 정상에서 하산은 송학리로 내려가는 길과 노두마을로 내려가는 길이 있으나 상사호와 반대되는 곳으로 하산하는 곳이다.
능선을 따라 풍치마을까지 가면 그후에는 임도를 타고 미곡마을까지 내려간 후 60번 시내버스를 타면 구계마을을 거쳐 순천시까지 갈 수 있다.
*교통
수리봉을 가려면 먼저 순천을 들려야 한다. 자가용 이용시 서울에서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회덕분기점까지 간 후 호남고속도로로 갈아타고 쭉 가면 순천에 도착하게 된다.
서울에서 순천까지 운행하는 대중교통은 서울강남고속터미널(02-535-4151)에서 06:10~20:20까지 40분 간격으로 버스가 있으며 약 4시간30분이 소요되고 요금은 18,900원이다.
순천시에서 구계마을까지는 05:50~20:00까지 하루 6회 운행하는 순천교통(061-744-3703) 60번 시내버스가 있다. 그밖에 자세한 사항은 상사면사무소(749-3607)을 통해서 알아낼 수 있다.
*잘 데와 먹을 데
수리봉 주변에는 숙박및 식당이 없으므로 상사면이나 순천시내까지 나와야 한다. 상사면 홀산리에 위치한 모란정(061-745-6564)은 식당과 민박을 겸한 곳이며, 상사면 덕월동에 위치한 벽오동보리밥(743-5569)이 유명하다. 숙박은 상사면의 상사관광농원민박(745-0252)나 순천시내의 모텔이나 여관을 이용하면 된다.
*볼거리
향림사 순천시 석현동에 자리잡고 있는 향림사는 1246년 신라 경덕왕 때 도선국사에 의해 창건되었다. 향림사는 작설차를 산출하는 곳으로 유명하여 중국과 일본에까지 알려져 있다고 한다. 또한 경내에는 고려시대의 유물인 석탑 2기가 나란히 세워져 있다.
상사호 주암 본댐의 물을 상사 조절지댐으로 보내기 위해 송광면 곡천에서 승주읍 유평간 조계산을 가로지르는 길이 11.5km의 도수터널이 나있다. 상사호의 도수터널은 국내 다목적댐 중 유일한 시설이다. 상사호를 감싸듯 이어진 도로는 벚나무를 가로수로 삼고 있어 봄철에는 매우 아름다운 장관을 만든다.
글쓴이:이명재 기자
참고:월간<사람과산> 2007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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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 벗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