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정치 1번지, 청탑다방 역사속으로 묻혀
- 1959년 개점 후 지역 정·관·언론계 인사 단골집으로 명성
- 단골손님들에게는 차·커피 등 `천 원 커피' 대접하며 명맥 유지
50년 전통을 지닌 강릉 청탑다방이 최근 문을 닫았다. 1959년 문을 연 청탑다방은 그동안 강릉정치 일 번지라고 불리며 이름을 날렸었다.
강릉시와 명주군에 새로 부임한 시장, 군수가 반드시 들러 인사를 하고 갔던 곳이며 국회의원 등 정치권 인사들도 신년이나 명절이 되면 들려 사람들과 환담을 나누며 자신의 정치력을 과시하기도 했었다.
이곳을 자주 이용했던 단골손님중에는 애국지사 김삼 선생을 비롯해 이준범, 김진만, 이봉모 전 국회의원 등 정치권 인사들과 최각규, 김진선 전 지사 등 강릉을 거쳐간 굵직한 인물이 많다. 정호돈 전 강릉문화원장은 “1989년 강릉부시장으로 부임하면서 청탑다방에 들려 부임인사를 전했던 것이 엊그제 같다”며 “청탑다방은 강릉의 주요 인사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었고 돌아가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는 강릉의 정치 일 번지 같은 곳이었다”고 전했다.
천 원 커피는 청탑다방의 또 다른 전통이었다. 청탑다방의 주인이 오랜 단골손님들에게는 커피나 차의 가격을 올리지 않고 늘 천원에 커피를 내 놓던 곳이기도 했다. 2010년 2월 강릉시가 발행하는 잡지 솔향강릉 창간호에 청탑다방 특집기사가 실리자 단골들이 강릉시청 홈체이지에 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런 청탑다방이 문을 닫았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안타까워하는 사람이 많다. 오랜 단골손님인 황서근(78)씨는 “그동안 청탑다방 주인이 단골 손님들을 위해 가격도 저렴히 받았지만 명절이나 어버이날이면 떡과 과일, 점심도 대접하고 좋은 일도 많이 했는데…”라며 아쉬워 했다.
전영자 청탑다방 전 대표는 “단골 어르신들이 많이 돌아가시고 집도 너무 노후화돼 어쩔 수 없이 문을 닫았다”며 “청탑다방이 강릉에서 갖는 상징적인 의미도 알고 사람들도 많이 좋아해 주셔서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
* 참조 : 강원일보 조상원 기자님(12.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