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은 시대가 만드는가, 자신이 만드는가? 사람들은 운명이라고도 말합니다. 그러나 우리 모두 운명은 자신이 만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자신의 힘이 닿지 않는 불가사의한 인연이라는 것도 있기는 합니다. 그것을 운명이라고 표현한다면 어느 정도 작용한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아무리 그렇다 해도 자신의 신념과 그에 따른 노력이 따르지 않는다면 그냥 허황된 꿈에 지나지 않습니다. 시대를 잘 타고 났다고도 표현하지만 그와 더불어 본인의 간절한 야망과 그에 따른 불굴의 의지 그리고 추진력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아무나 되는 것이 아닙니다. 보통사람 이상의 의지와 신념을 지니고 실천해내는 힘이 있어야 합니다.
또 하나, 소위 세계적인 영웅이라 칭함을 받는 사람들의 마지막이 그다지 매끄럽지 않은 경우가 많다는 것이 의아하기도 합니다. 잘 알고 있는 알렉산더 대왕은 너무 일찍 떠났습니다. 나폴레옹은 유배되어 쓸쓸하게 떠났지요. 시저는 암살되었습니다. 우리의 성웅 이순신 장군은 흉탄에 쓰러졌습니다. 칭기즈 칸은 그래도 자기 명대로 살다 간 듯합니다. 아무튼 영웅의 삶이 그다지 평탄치 않다는 것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소위 파란만장한 인생길인데 쉽겠습니까? 한 때는 세계를 호령한다 해도 결국은 인생에 불과합니다. 백년을 버틸 수 없다는 것입니다. 기껏 반세기 정도라면 족합니다. 그렇게 지나갈 인생인데 그 짧은 시간의 이야기가 감동이지요.
세계사를 통해서 이 인물에 대하여 우리 대부분 잘 알고 있습니다. 아마도 그의 마지막이 가장 기억에 남아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어쩌면 아주 가까운 사람에게 살해를 당했으니까요. 학창시절 교과서에서 배운 기억이 있습니다. 그 후 위대한 장수 시저를 암살한 ‘브루터스’를 나쁜 놈으로 기억장치하였습니다. 몹쓸놈이요 배은망덕한 놈이고 아주 나쁜 놈으로 취급하였습니다. 그런데 좀 더 이성적으로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브루터스도 자기 나름의 이상과 신념을 가지고 있던 인물입니다. 로마가 황제체제로 되는 것을 반대하였습니다. 원로원 중심의 공화국으로 유지되기를 바랐습니다. 그것이 보다 더 민의를 잘 전달할 수 있는 체제라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시저가 황제 되려는 것을 막아야 했던 것입니다.
시저는 혈통만 대단할 뿐 가진 것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힘을 가지고 싶었습니다. 로마를 사랑하는 만큼 로마를 손안에 넣고 싶었습니다. 힘이 필요하고 그것을 위해 군대가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그 군대를 자기 군대로 만들어야 합니다. 로마가 어지러울 때 독재자 ‘술라’가 나타나 자기를 반대하는 자들을 붙잡아 처형하던 때 시저도 붙잡혔습니다. 그리고 아내와 이혼하라는 명을 받습니다. 거부하면 처형당합니다. 그럼에도 시저는 거부합니다. 그 용기에 술라의 측근으로 있던 ‘폼페이우스’가 눈여겨 보았습니다. 시저를 처형하라는 지시를 받았으나 폼페이우스는 살려주고 피하도록 명합니다. 폼페이우스가 술라의 잘못된 지시를 거부하여 위기에 처할 때 분노를 이기지 못하던 술라가 갑자기 죽음을 맞습니다. 그리고 폼페이우스가 권좌에 오릅니다.
시저는 도망자 생활을 하다 해적에게 붙잡혀 곤욕을 치르고 살아남습니다. 살아돌아오며 시저는 노예가 된 그리스 학자를 데려옵니다. 그리고 딸 줄리아의 가정교사로 세웁니다. 그러잖아도 똑독한 줄리아는 그에게서 여러 가지를 터득합니다. 원로원에 들어간 시저는 폼페이우스와 친근한 사이가 됩니다. 그 즈음 로마는 노예반란과 해적들의 횡포로 식량난을 겪게 됩니다. 어떻게든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시저가 나서서 폼페이우스를 토벌군의 책임자로 출정시킵니다. 수년 후 폼페이우스는 영웅이 되어 개선합니다. 줄리아는 전쟁포로가 되어 나타난 스승을 보고는 폼페이우스에게 탄원하여 살려줄 것을 요구하여 허락 받습니다. 그러나 스승은 웅하지 않습니다.
개선식 축하 파티에서 폼페이우스는 처녀가 된 줄리아에 흠뻑 빠집니다. 그리고 줄리아도 좋아합니다. 줄리아는 아빠 시저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있습니다. 서로 좋아도 하지만 나이 차이가 두 배나 됨에도 정략결혼을 합니다. 대신 시저에게 군대를 빌려줍니다. 시저가 군대를 이끌고 갈리아 정복에 나섭니다. 아마도 이 때 유럽을 넘어 영국까지 로마령으로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긴 전쟁의 기간에 불행한 소식을 받습니다. 줄리아가 출산 중 아기와 함께 죽은 것입니다. 그것은 폼페이우스와의 인연의 끈이 끊어진 것이기도 합니다. 서로 경계인물이 되는 것입니다. 시저는 영웅이 되어 돌아옵니다. 원로원에서는 시저가 영웅이 되어 개선하는 것을 두려워했습니다. 다시 독재자가 등장하는 것을 경계하는 것입니다.
이미 시저는 시민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폼페이우스는 피신합니다. 시저가 쫒아갑니다. 사실 화해를 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폼페이우스가 우군으로 생각했던 애굽에서 오히려 살해됩니다. 시저는 애굽의 클레오파트라의 유혹에 넘어가 자기 아기까지 갖게 합니다. 그리고 함께 로마로 귀국합니다. 클레오파트라와 자기 아기와 대동하여. 애굽을 통째로 가져왔다고 선포합니다. 군중의 환호를 받습니다. 원로원은 더욱 경계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황제가 되지 않겠다고 선포하였지만 황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군대를 앞세워 그렇게 처리하고 있습니다. 원로원의 몇몇이 모의를 합니다. 그리고 시저와 가까운 브루터스를 앞세웁니다.
시저에게는 독재자의 위협에도 이혼을 거부했던 사랑하던 아내 ‘코르넬리아’가 있었습니다. 시저가 도망자로 다니다가 수년 후 돌아오자 병이 깊어져 얼마 안가서 세상을 떠납니다. 폼페이우스의 개선 때 만났던 또 한 여인이 있습니다. 자신의 간질병을 지켜주던 그 여인 ‘칼프루니아’와 결혼합니다. 그리고 갈리아 출정을 하게 됩니다. 긴 시간을 떨어져 살게 됩니다. 그래도 참고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클레오파트라를 데려온 것입니다. 그것도 아기까지 데리고. 얼마나 기막혔을까요. 3시간 가까운 긴 이야기, 하기야 그것도 사실을 이야기하기 너무 짧습니다. 아무튼 지루한줄 모르게 지나갑니다. 영화 ‘줄리어스 시저’(Julius Caesar)를 보았습니다. 1955년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