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이민철 씨가 남상면행정복지센터까지 차량 지원을 부탁해 지원금 카드를 신청했었다.
기름값 등 물가가 많이 올라 정부에서 한시적으로 지급하는 지원금이다.
카드 사용을 두고 이민철 씨와 의논했었다.
지원되는 금액은 60만 원이고, 30만 원씩 나누어 두 개의 카드를 받았다.
잘됐다고 생각했다.
자연스럽게 절반은 이민철 씨가 오롯이 이민철 씨 뜻대로 사용할 수 있겠고,
나머지 반은 직원이 생각했을 때 이민철 씨에게 필요한 소비를 권해볼 수 있겠다 싶었다.
카드를 받은 이민철 씨는 빠르게 ‘플렉스’했다.
그렇지만 질서 없는 소비는 아니었다.
그간 주저했던, 이민철 씨에게는 꼭 필요한 지출이었다.
직원이 이래라저래라 하지 않을 수 있어 다행이다.
지원금이 거저 주어졌다거나 필요 없는 돈이라서 그리한 건 아니다.
금전 관리 관련해 이민철 씨가 자주할 수 있도록 돕고 싶고, 그럴 만한 상황에서는 당연히 그래야 하기 때문이다.
이민철 씨가 웬 커다란 김장 봉투를 손에 쥐고 있다. 투명한 봉투 속을 묵직하게 채우고 있는 건 얼핏 보면 김치 몇 포기로 보일 정도로 크고 빨갛다. 점점 가까워지자 그 큰 봉투를 가득 담고 있는 게 전부 닭강정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삼만 삼천 원어치입니다.”
저런 식으로 살 수 있는지, 저 가격에 저만큼을 살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
“어디서 사셨어요?”
“거기 마트 반찬집에서 샀어요.”
“단골이라고 이렇게 해주신 겁니까?”
“그런가? 몰라.” (중략)
이민철 씨에게 어디서 이런 여유가 생겼을까. 자취를 시작하고 반찬 사는 재미를 알게 된 덕일까, 착실히 모은 덕에 생긴 금전적인 여유 덕일까. 아니면 오롯이 내 밥을 챙겨야 하는 자취 생활에서, 차려 먹는 즐거움을 얻은 덕일까. 어떤 이유이든 이민철 씨가 자신의 삶을 자신의 것으로 향유하며 풍족하게 누리고 있다는 증거로 보이니 그 변화를 지켜보는 것이 참 즐겁다. (후략)
「이민철, 주거 지원 24-9, 어른이의 플렉스, 박효진」
“삼천리자전거, 행복한반찬, 힐링아쿠아, 기독교백화점에서 썼습니다. 영수증 끊어놨습니데이.”
모처럼 동행할까 했는데 이민철 씨가 벌써 자전거 타고 읍내를 누빈 것 같다.
어느덧 잔액은 3만 원. 마트에서 생필품 사면 되겠다 싶었고, 이민철 씨도 동감했다.
이민철 씨의 플렉스는 계속된다.
2026년 5월 8일 금요일, 서무결
서무결 선생님의 뜻이 분명하니 좋아 보입니다. 박효진
이번 지원금으로 잘 썼다니 감사합니다. 월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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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카드를 받은 이민철 씨는 빠르게 ‘플렉스’했다.'
이민철 씨는 무엇을 어떻게 살지 미리 계획이 있었나봅니다. 철두철미한 분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