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케톡톡 친구여러분-
안녕하세요? 언제나 그러하듯 요번 주말도 정말 만만치않게 보냈답니다. 무려 '사흘연속 집초대'를 했다는 것 아닙니까? 그것도 오신 분들이 매우 만족하신 '성공적인 초대'를요...^^
사실 정치 쪽에 들어오기 전에 제 취미중 하나가 집에 사람불러 음식 먹이는 일이었습니다.
제 취미이자 장기가 요리이고(요리책을 써보라, 식당을 차려라는 권유를 듣기도 했지요^^;) 어릴 때부터 집에 워낙 손님이 많아서 손님 초대해 식사대접하는 일에는 나름 익숙하답니다.
그런데 정치 쪽에 들어와서는 정말 불가능하더군요. 지난 2년동안 손님을 초대해 음식을 들게 한 적이 한번도 없었어요. 물론 가족이나 친척은 제삿날에 오시곤 했지만 옛날처럼 손님을 치뤄내는 건 도저히 할수가 없었지요.
그런데 이번에 완전히 '3일 연속 초대'라는 진기록을 세웠답니다. 지난달에 제가 친하게 지내는 분(함익병선생님)댁에 초대를 받은 것이 발단이었습니다. 어찌나 부인께서 정성껏 준비를 하셨는지 저는 음식을 들면서 이야기를 하면서 참 행복했어요-
그런데 그 분들 중에 여에스터 선생님(아주 유명한 가정의학과 의사선생님)께서 2년전에 제 집에 놀러오셨던 때를 떠올리신 거죠. 그날은 바로 탄핵이 가결된 날이었지요. 그리고 SBS '이것이 여론이다'에서 유시민,서영석씨등과 토론을 하러 방송국에 갔던 날이었어요. 저는 그날도 집에 좋아하는 사람들을 불러 제가 잘하는 요리를 해서 함께 먹고 떠들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답니다.
여에스터 선생님이 말씀하셨어요. "저희랑 실컷 먹고 놀다가 11시반쯤 방송국으로 가면서 자리가 파했지요. 그날 12시 토론에서 나오는 걸 보고 어머나 했지요"
선생님 말씀에 제가 "그때가 좋았죠? 우리집에서 맛있는 것 먹고 이야기하고~" 하다가 "하긴 뭐 지금이라고... 주말은 괜찮으니 놀러오세요"하고 선뜻 말씀 드렸지요.
제가 사실 그동안 손님 초대를 일절 못한 것은
대변인하느라 토요일, 일요일도 없었던 탓도 있지만 저의 오랜 지병(?)인 손님초대병이 도질까 은근히 걱정이 되어서 였답니다.
정말 이번엔 제 '손님초대병'이 제대로 도졌어요. 이번에 함께 미국에 갔던 의원들끼리 뒷풀이를 하기로 했는데 대뜸 제가 "그냥 저희 집으로 오시죠-" 한 거예요.
'과연 저 여자가 제대로 된 음식을 내놓을까?'하는 당황과 의심에 찬 눈초리에 '내 오랜 실력을 증명하겠노라'고 야무지게 마음을 먹었죠.
게다가 또 저질렀어요. 언제나 걸리는 '금쪽같은 우리 방식구들' 그렇게 고생하는데 한번도 제가 집으로 초대를 못했어요. 어찌나 걸리던지--그래서 방세미나하는 날에 "우리 집에 와서 저녁먹고 하자"고 턱 말해버렸죠. 그리하여 토일월 - 3일 연속 손님초대의 프로젝트가 시작됐습니다.
짜투리 시간에 짬짬이 메뉴를 짜고
토요일 아침에 할인점에 가서 장을 봤어요. (맛있는 음식의 절반은 장보기랍니다. 싱싱하고 좋은 재료가 중요해요-) 저의 남편을 대동하고 노량진 수산시장에 가서 싱싱한 꽃게와 해산물을 샀어요.
그리고 나름 '풍부한 요리적 상상력'을 발휘해서 이 요리, 저 요리 구상과 고민 끝에 마침내 완성된 메뉴!! 잠깐 소개해 드릴께요.
제1일(여에스터,함익병선생님 가족 초대)
양상치 군만두쌈(양상치에 뜨거운 군만두를 싸먹으면 아삭아삭하고 맛있어요) 딸기 샐러드(여성들이 매우 좋아하는 달콤한 샐러드) 돼지 사태 오이냉채(제 오리지널 호평메뉴!) 새우튀김 꽃게찜(저의 남편이 꽃게찜의 대가-남편의 요리죠) 소고기 주먹밥
제2일 (DR등 미국하원 방문단 초대)
다른 메뉴는 같고 감자를 감은 새우튀김 생굴회 그리고 딸기 샐러드 대신 두부콩 웰빙샐러드를 했답니다.
그리고 제 3일(제 방식구들)
양상치 군만두쌈 닭고기와 라이스 샐러드(시소소스로 상큼함을 강조) 돼지사태 오이 냉채 해물부침개 민어양념조림 쇠고기 무우,양파볶음(데리야키소스로 맛을 냄) 김치찌개와 갓 지은 쌀밥
솔직히 완전 파김치가 됐는데 얼마나 기분좋은지 모르겠어요- 다들 흡족하게 드시고 아주 즐겁게 놀다가 갔거든요- 물론 오늘 3일째 저희 방식구들, 모두들 어찌나 맛있게 들던지-- 저도 참 기뻤어요.
지금 저희 집은 3일째 손님들이 사오신 예쁜 꽃들로 갑자기 화사해졌어요. 역시 사람사는 집은 사람들이 와서 밥먹고 웃고 떠들고해야하는 것 같아요. 사흘째 오신 손님들이 웃음과 복을 듬뿍 갖고 오신 게 분명해요^^
'손님초대의 즐거움과 기쁨'을
제가 이렇게 만끽하고 있으니 제 오랜 지병인 '손님초대하기'는 완전히 도진거죠?
우리 꼬맹이가 설거지 도와주는 재미도 솔솔하거든요^^~
2006년 2월21일
설거지를 막 끝내고 전여옥 올림 |
첫댓글 설거지를 막 끝내고 전여옥 올림~ㅎㅎㅎ...ㅎㅎㅎ...화이팅!
ㅎㅎ 설거지는 마음을 깨끗하게 하는 수양의 한 방법이지여..파이팅입니다..!!
보기완달리 인간미가 솔솔입니다.
전여옥님 정말 대단하네요.마음 씀씀이가 종가집 맏며느리 같습니다.인간미가 철철 넘치는 전여옥님 너무 멋지십니다..언제 박사모도 한번 불러 주세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