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호항~망상해변, 동해 바닷길을
거닐다
어디를 걸어도 좋겠지만 오늘 선택한 곳은 동해
바닷길이다. 그중 웅장한 바다 풍경과 아기자기한 볼거리가 어우러진 동해시 일출로를 걸어본다. 7번국도 안으로 숨어든 해안로(일출로)는 묵호항과
어달항, 대진항을 지난다. 묵호등대, 논골담길, 까막바위 등 여러 명소와 소박하고 아담한 가옥과 가게들이 올망졸망 어우러져 있다. 차를 타고 쓱
지나면 놓쳤을 풍경들이 걷다 보면 하나하나 눈에 들어온다.
영화 & 드라마 촬영지로 유명한, 논골담길과 묵호등대
해파랑길 34코스 중 묵호항에서 대진항 또는 망상해변까지 걸어보자.
묵호항에서 대진항이나 망상해변까지 걷는 길은 해파랑길 34코스에 속한다. 해파랑길은 남쪽의 부산부터 북쪽의 강원도 고성까지 이어지는 동해안
탐방로다. 그중 34코스는 동해시의 묵호역을 출발해 묵호등대, 어달항, 대진항, 망상해변, 심곡약천마을을 지나 강릉시의 옥계시장까지 이어진다.
약 19km 거리로 6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지레 겁부터 먹지 말자. 굳이 이 전체 코스를 다 걸을 필요는 없다. 묵호항과 묵호등대에서
시작해 대진항 정도까지는 남녀노소 누구나 걸어볼 만한 코스다. 묵호항에서 대진항까지는 총 4.3km 거리로, 1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중간 중간
볼거리를 즐기며 쉬어가면 좋다.
논골담길의 아기자기한 벽화
[왼쪽/오른쪽]묵호항의 상징과도 같은 묵호등대 / 시원한 전망을 즐기며 쉬어갈 수 있는 ‘등대
카페’
묵호항에서 갓 잡아 올린 싱싱한 해산물의 비릿한 냄새로 바다를 온몸으로 느껴본다. 어시장에서 마음에 드는 해산물을 골라 인근 식당에
가져가면 요리를 해준다. 곰칫국이나 생선구이 전문점 등 여러 음식점도 즐비하다. 배를 든든하게 채운 후 본격적으로 걷기 여행에
돌입한다.
묵호항 언덕의 골목을 따라 논골담길로 오른다. 언덕배기 마을의 좁은 골목길을 따라 알록달록한 벽화가 그려져 있다. 묵호항을
중심으로 살아가던 바닷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논골1길, 2길, 3길과 등대오름길이 중심이 된다. 각 골목길에는 묵호의 과거와 현재,
미래, 그리고 모두의 묵호, 시간의 혼재라는 테마가 실려 있다. 동네의 과거와 현재에 대한 이야기가 담긴 벽화라 더욱 의미 있다. 논골담길을
구경하며 오르다 보면 묵호등대에 다다른다.
묵직한 하얀색 원형의 묵호등대는 해발고도 67m의 산 중턱에 위치해 묵호항에서도 잘 보이고
이곳에서 내려다보이는 바다 풍광 또한 시원하다. 1963년 6월 건립된 묵호등대는 영화 <미워도 다시 한 번>의 주요 촬영지였으며,
2003년 ‘영화의 고향’ 기념비가 세워지기도 했다. 영화 <마리이야기>와 <파랑주의보>에도 묵호등대가 등장한다. 등대
높이는 12m이며 내부에 들어가 볼 수가 있다. 나선형처럼 이어지는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등대 전망대가 나타나며 사방 풍경이 훤히 내다보인다.
등대 주변으로는 소공원과 전망 좋은 카페들이 위치해 쉬어가기 좋다. 묵호등대 바로 아래에 위치한 ‘등대 카페’는 그림 같은 전망으로 많은 이들의
발걸음을 멈춰 세운다. 내려올 때는 출렁다리 쪽을 선택하자. 묵호등대와 인접한 출렁다리는 드라마 <찬란한 유산>으로 더욱 유명해졌다.
규모가 큰 다리는 아니지만 바다가 조망되어 시원하다. 출렁다리에서 내려오면 다시 해안로와 만난다.
현지인들의 한적한 휴식처, 어달해변
[왼쪽/오른쪽]일출로를 걷다 보면 한눈에 들어오는 까막바위 / 바다낚시로 유명한 어달항
한적하고 여유로운 분위기의 어달해변
횟집과 작은 가게들이 늘어선 바닷길을 따라 걷다 보면 커다란 바위 하나가 나타난다. 바로 까막바위다. 까마귀가 이 바위에 새끼를 쳤다고
해서 까막바위라고 불린다. 서울 남대문에서 정동 방향에 위치한다는 표지석이 서 있다. 맞은편으로 대규모 횟집 타운이 있다.
북쪽으로 계속
걸어간다. 왼쪽으로는 크고 작은 가게들이 하나의 풍경을 이루고 오른쪽으로는 짙푸른 바다가 또 다른 풍경을 완성한다. 제주도 동북 해안로 풍광과
사뭇 닮았다. 소박한 바닷가 풍경이 정겹다. 정취에 흠뻑 젖어들 무렵 어달항이 나타난다. 바다낚시로 유명한 작은 항이다. 어달항에서 조금 더
올라가면 어달해변이다. 관광객들보다는 현지인들에게 알려진 명소다. 여름철 성수기에도 크게 붐비지 않아 조용하게 피서를 즐길 수 있다. 인적이
드문 해변에서 밀물과 썰물이 만들어내는 다양한 모습에 매료된다. 밀고 들어왔다 쓸려 나가는 파도의 움직임을 조용하게 감상하기 좋다.
어달해변 맞은편의 ‘카페달리’
탁 트인 바다 전망과 좋은 재료를 사용한 맛있는 메뉴들
어달해변 맞은편으로 일출로에서 보기 드문 2층짜리 카페가 있다. ‘카페달리’다. 새로 생긴 건물이지만 주변 풍광을 거스르지 않은 채
자리했다. ‘어달리’라는 동네 이름에서 따온 카페 이름이 친숙하다. 전면 통유리창으로 된 1, 2층에선 바다가 지척에 보인다. 야외 테라스로
꾸며진 3층은 바닷바람과 파도 소리 하나까지 놓치지 않는다. 유기농 우유를 이용한 밀크셰이크와 친환경 팥을 사용한 팥빙수, 귀한 애플망고를 가득
넣은 빙수 등 좋은 재료로 만든 맛있는 메뉴가 입맛을 사로잡는다. 바다를 바라보며 하염없이 쉬어 가고 싶어지는 공간이다. 여유가 된다면
해안로에서 벗어나 잠시 옆길로 새자. 카페달리 옆의 오르막길로 올라가면 작은 동네가 있다. 오래된 바닷가 마을의 정취가 남아 있다. 발걸음을
늦추고 골목골목 걸어보자.
서퍼들이 만들어내는 흥미로운 볼거리, 대진해변
[왼쪽/오른쪽]어달해변에서 대진항으로 걸어가는 길 / 대진항 풍경
서퍼들로 붐비는 대진해변
다시 어달해변에서 해안로를 따라 대진항으로 향한다. 길은 더욱 한적해진다. 드문드문 새로 꾸민 카페와 가게가 보이긴 하지만 한동안 바다와
오래된 건물이 계속된다. 대진굴다리사거리에 이르면 게스트하우스, 민박, 펜션 등의 숙박업소가 많아진다. 대진굴다리사거리 갈림길에서 오른쪽 길로
내려가면 대진항과 방파제가 나타난다. 등대가 어우러진 풍경이 감성적이다. 대진항은 서울 경복궁의 정동 방향에 위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다란 방파제 입구에는 대진항 수산물센터와 대형 주차장이 자리한다. 방파제를 걸으며 바다 풍광과 대진항 그리고 마을 모습을 감상한다. 방파제
옆으로는 대진해변이다.
인적 드문 가을 해변에 큰 볼거리가 있을까 싶지만 대진해변은 다르다. 서퍼들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서핑 강습이
이뤄지고 있어 재미난 볼거리를 제공한다. 파도를 뚫고 힘들게 전진하다 순식간에 파도를 타고 날아오르는 모습은 쉽게 눈을 떼기 어려울 만큼
흥미롭다. 파도 위에서 한 번이라도 제대로 서 보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서핑 입문자들의 모습도 눈에 들어온다. 해변 바로 주변에 서핑 교육업체가
있으므로 마음만 먹으면 서핑에 도전해볼 수 있다.
대진항에서 걷기 여행을 끝내도 좋고 노봉해변을 거쳐 망상해변까지 가도 좋다. 넓은
백사장을 자랑하는 망상해변은 가을 바다의 여유로움을 즐기기에 그만이다. 넓은 모래사장을 거닐다 해변 앞 전망 좋은 카페에서 따뜻한 커피 한 잔을
즐긴다. 피서객이 빠져나간 쓸쓸한 해변 풍광과 쌉싸래한 커피 한 모금이, 가을 바닷길 걷기 여행에 묘한 여운을 남긴다.
여행정보
묵호등대
주소: 강원 동해시 해맞이길 289
문의:
033-531-3258
어달해변
주소: 강원 동해시 일출로 217
문의:
033-530-2234
대진해변
주소: 강원 동해시 일출로(망상동)
문의:
033-530-2234
1.주변 음식점
카페달리 : 밀크셰이크, 허니브레드 / 강원 동해시 일출로 293
/ 033-535-0529
구이전문점 : 생선구이, 조개구이 / 강원 동해시 일출로 91 /
033-533-9289
부흥횟집 : 물회 / 강원 동해시 일출로 93 / 033-531-5209 / korean.visitkorea.or.kr
2.숙소
묵호등대펜션 : 강원 동해시 등대오름길 34-3 /
033-531-6777
베니키아 프리미어 동해보양온천 컨벤션호텔 : 강원 동해시 동해대로 6285 /
033-530-0700 / korean.visitkorea.or.kr
망상오토캠핑리조트 : 강원 동해시
동해대로 6370 / 033-539-3600~2 / korean.visitkore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