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재발견(2)_괜찮은 자전거 코스(범안로~월드컵경기장~구일리마을)
코스 : 범안로~대덕마을~월드컵경기장~옥곡마을~구일리마을
편도 소요시간 : 약 40분
인접 동네 : 지산동, 범물동, 신매동, 시지동, 경산 옥곡동, 백천동, 남천면
자전거 예찬
요즘 자전거 타기가 붐은 붐인 모양이다. 저녁 늦은 시간까지 도심 곳곳에서 헬멧을 쓰고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의 모습이 심심찮게 눈에 띈다. 자전거로 출퇴근 하는 이른바 '자출족'이 늘어나는 현상도 반길 일이다. 개인적으로 자전거 타기 운동이 좀 더 널리 보급되기를 바라는 쪽이다. 교통정체가 심한 도시에서 자동차 대신 자전거로 이동한다는 일은 에너지 절약이나 환경문제에서는 혁명적인 선택이며 개인 스스로 교통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자구책의 발로다. 문제는 안전이다. 도시마다 자전거 도로를 마련하고 있지만 대부분 유명무실한 수준이고 도로를 이용하는 사람들 모두 속도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자동차 도로를 침범하여 곡예하듯 달리는 자전거나 자전거 전용도로를 침범하는 행인과 오토바이의 활약은 도시가 아직 각각의 영역 구분을 명확히 못하기 때문이다. 에너지 절약이나 건강을 위해서는 더 없이 좋지만 여전히 도시는 자전거 타기에 위험한 곳은 사실이다.
자전거가 널리 보급되어 한가지 더 좋은 점은 우리 동네 자전거 수리점 아저씨의 모습이 한결 깔끔해졌다는 거다. 아마도 20년 넘게 한 곳에서 장사를 해오셨을텐데 예전에는 기름떼에 찌드셔서 세상 다 사신분 같았다. 시꺼먼 작업복에 손에는 기름떼가 가실 날이 없어도 능숙한 솜씨로 펑크를 때우는 모습이 여간 든든하지 않았다. 그렇게 기술 좋으신 분이 항상 꾀죄죄한 모습에 자전거와 씨름하는 모습이 측은하게 여겨졌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어느 때부턴가 가게도 훨씬 깔끔해졌고 고장난 고물 자전거 대신 보기에도 그럴듯한 고가의 자전거가 가게 안을 가득 메우고 있다. 얼마전 새로 자전거 한대를 구입하려고 가격을 물어보니 조금 괜찮은 건 죄다 백만원을 호가하고 어떤 건 소형차 한대 값이다. 그런 고가의 자전거를 능숙하게 수리하는 아저씨의 모습이란, 이제는 부럽기까지 하다. 게다가 자전거 동호회 사람들로 항상 가게가 북적인다. 자전거 산업이 성업 중임을 짐작케 한다.
펑범한 시골마을의 비범한 장소
범안로에서 시작하여 월드컵 경기장을 지나 경산 옥곡동으로 이어지는 길은 자전거로 트래킹하기에 추천할 만한 코스다. 우선 자동차 도로와 구분히 명확해서 비교적 안전하고 대덕산, 성암산, 금성산을 차례로 끼고 달리니 풍경 뿐 아니라 자연과 벗하는 기분이다. 사실 범안로와 월드컵로는 이미 잘 알려진 코스라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지만 정말 얘기하고 싶은 길은 월드컵로 끝에서 구일리마을까지다. 그 중간 지점의 옥곡마을에는 '삼의정'이라는 곳이 있는데 임진왜란 당시 의병활동을 일으킨 곳이라고 한다. 도심 가까이 시골마을을 만나는 일도 흥미있지만 예상치 못한 곳에서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장소를 발견하는 경험은 또 다른 즐거움이다. 그 동안 옥곡동을 수 없이 지나다녀도 이런 곳이 있을 줄은 미처 몰랐는데, 갑자기 작은 시골마을이 다르게 보인다. 왼편의 아파트 단지와 조금 안으로 들어서면 보이는 '신대구부산고속도로'만 아니만 이곳은 영락없는 시골풍경 그대로다. 안으로 들어설 수록 숲은 깊어지고 인적과도 멀어진다.
길은 구일리마을까지 이어진다. 마을을 반환점 삼아 돌거나 굴다리 밑길로 틀어 영남외대 방향으로 갈 수도 있다. 외대앞 큰길에서 석정온천을 지나면 백천동이 나오고, 경상병원앞 사거리에서 좌회전하여 성암고가도로를 타면 다시 월드컵로를 만난다. 석정온천 앞길은 자동차 진행 속도가 빨라 그다지 추천할 만한 코스는 아니다. 구일리마을까지의 길뿐만 아니라 대구에서는 신천강변이나 망우당 공원에서 금호강변으로 이어진 길과 불로동 봉무공원에서 팔공산으로 이어진 길이 자전거 코스로 괜찮은 편이다.
범안로
범안로에서 자전거 트래킹 시작.
몇 번의 오르내림이 있다.
대덕마을 앞.
범안로 요금소를 지나서.
범안로 마지막 지점, 저 끝에서 오른쪽으로 돌면 월드컵로.
월드컵로
월드컵 경기장.
매표소.
이 곳이 월드컵로의 끝지점이다. '죽방산림'이라는 한정식 집 왼쪽 아래로 내려간다.
경산 옥곡지역
이곳을 돌아 다시 월드컵로로 올라가도 된다.
왼편에는 철로가 있어 수시로 기차가 지나다닌다.
어느새 시골길.
'삼의정'은 옥곡마을 안쪽에 조용히 자리하고 있어 사람들의 발길이 잘 닿지 않을 듯 보였다.
옥곡지역에 사시는 분들에게는 좋은 휴식처로 손색이 없겠다.
삼의정 비문 내용 ─ '이 곳은 고려 말 양헌공 '정연'이라는 분이 은거했던 곳인데 그 오세손에 삼의사가 있었다. 삼의사는 '변함', '변호' 형제와 그 종제(?) '변문'이 있었다고 한다. 그들을 '삼의사'(三義士)라고 일컫었다. '변함', '변호' 형제는 일찍이 서로 이어 김제 훈도로 재임한 바 있으며 향내 사림과 힘을 함쳐 고산서당을 창건하였다. 1592년 임진왜란을 당하자 이들 삼형제는 '박응성', '최응담', '진섬'등과 의병을 모아 금성산과 망월산성에서 항전하였다. 조령에 따라 성주 사원으로 이진하여 거기서 적의 대군과 격전 끝에 박응성 사부자는 순절하고 三종반은 잔병을 수합하여 곽망우당 진영에 합류하였다. 정유재란 때도 화왕산성에서 곽망우당을 도와 크게 활약하였다. 전쟁이 끝난 후는 그 간의 전공을 앞세우지 않고 초연히 향리로 돌아왔다. 고산서당을 재건하여 매 춘추에 인근 사우들과 회강하고 후진 양성을 천직으로 여기면서 여생을 보냈으니 세인들은 이들을 삼의사로 높이 추앙하였다.'
옥곡마을.
'신대구부산고속도로'가 지나가는 다리.
코스의 마지막 지점.
구일리마을. 이곳이 반환점. 왼편 아래로 내려가면 영남외대 방면.
1%의 가능성에도 포기하지 말자
인생은 도전의 연속이다. 현실에 안주하는 순간 도태가 시작된다. 인간은 안주하라고 만든 것이 아니고 계속적으로 발전하라고 만든 것이다. 몸과 마음이 멈춘 상태가 바로 죽음의 상태다. 결국 인간은 움직이면서 전진할 때 삶의 발전이 있도록 구조화되어 있는 것이다.
박영석(42)씨는 세계 최초로 지구의 3극점 도달과 히말라야 14좌 및 7대륙 최고봉 완등을 모두 성취하는 `산악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인간의 도전과 극기의 정신을 일깨운 위대한 승리다.
영하 50도를 오르내리는 강추위와 눈보라 속에서 54일 동안 100㎏의 썰매를 짊어지고 설원을 한 걸음 한 걸음 가로질러, 북극점에 도달한 일은 한민족의 자부심과 긍지를 심어준 국민적 쾌거이다.
누적된 피로로 인한 골절과 설맹증세, 동상도 그들의 전진을 막지 못했다.
엄청난 역경에 포기하고 싶을 때는 “1%의 가능성만 있으면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는 신조를 되새기며 극한상황을 극복한 것이다.
도시 재발견(2)_괜찮은 자전거 코스(범안로~월드컵경기장~구일리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