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원정대 모둠 여행 첫째 날 - 야호!! 드디어 시작이다.
아직 해가 뜨지 않은 시각. 새벽 6시 4분에 우리 서울 원정 대팀(홍일,희성,성일,영건,미성,민)은 꾸러기팀과 미라클팀과 함께 서울에 도착했다. 나는 청량리역에서 마중을 나와 기다 리고 있던 나에게 아이들은 아직 부스스해보이는 얼굴을 해 가지고 얼른 가자고 재촉했다. 서로 인사를 하고 조별로 헤 어졌고, 우리팀은 한참을 왔더니만 배가 고팠는지 먹으러 가 자고 해서, 우동집엘 갔다. 우동과 김밥을 시키고, 영건이는 만두가 제일 좋다며 만두를 시켜 나누어 먹었다. 시간이 많 이 남아서 선생님들은 밖이 춥고 하니까 조금 더 있다 갔으면 좋겠는데 먹자마자 아이들은 나가자고 성화다. 가게 안에서 칼싸움하고 떠들며 노니까 있던 손님에게도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얼른 나왔다.
우리가 그 아침에 간 곳은 강변 CGV였다. 조조영화를 보기 위해서. 테크노마트에 있는 영화관엘 가서 꾸러기팀과 또 한번 마주쳤다. 서로의 일정을 알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또 만나니 반갑다. 형주가 나를 보자마자 자랑을 한다. “선생님- 선생님 우리 선생님이 콜라 사준다고 했어요.” 하더니만 진짜 잠시후 콜라 한 컵을 들고온다. 자랑스럽게. 그걸 본 우리 애들 목마르다고 성화다. 나는 형주네보다 한 사이즈큰 콜라를 사주었다. “얘들아~ 여기있어. 많이 먹어 ^^” 콜라 한 컵에 우루르 몰려들었다. ‘귀여운 자식들..’
아이들과 함께 샤크를 보았다. 내일 아쿠아리움을 갈 계획인데 샤크 극장표가 있으면 티켓을 장당 2천원씩 할인해 준다고 하여서,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보지 않고 샤크를 보았다.
영화를 보고 밑에 있는 서점도 가고, 선물의 집도 갔다. 아이들에게 오늘부터 돌아다니면서 집에 가져가서 부모님이나 할머니께 드릴 선물을 보고 맘에 드는 게 있으면 말하라고 했는데, 선물의 집에 가서 영건이는 인형을 잡아 골랐다. “아니~! 너가 갖고 싶은 거 말고 부모님이 좋아하실만한 것을 골라야지. >.<” 하고 말하니까 “이거 우리 엄마가 좋아하실거 같은데...”한다. 끝까지 그러니까, 애들이 이제는 더 난리다. 그게 무슨 엄마 선물이냐고. 결국은 영건이 아쉬운 마음으로 나왔다. 예쁜 것들 가득한 곳에서 호기심 가득하게 이것저것 구경하는 아이들이 꼭 인형이 따로 없다.
구경을 마치고 나오자마자 배가 고프단다. 아침 먹은지 몇 시간 안지났는데... 배고프다는 거 조금 달래고, 대학로로 장소를 이동하여서 먹기로 했다. 대학로 도착해서 무얼 먹을까? 물어봤더니 단연 피자다. 피자가 그렇게 좋을까...? ^^ 나도 좋다. 우리는 피자헛에 가서 샐러드도 먹고, 피자에 콜라에. 배가 터지도록 먹었다. 그런데 영건이는 접시까지 핥아먹는다. 못 말린다. “영건아~ ^^;;” 해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릇이 새것이 되도록 먹었다. 다 먹고 나가려는데, 갑자기 미성이가 울려고 한다. 그리고 엉덩이를 뺀다. “악-” 나도 순간 당황해서, 왜그런가 했는데, 화장실이 가고싶다는 신호였다. “조금만 참아. 잘 참지 우리 미성이. 이제 다 왔다.” 변기에 앉혀놓자마자 씨-익 웃는다. 시원한가보다. 볼일 다 본 미성이를 꼭 껴안아줬다. “우리 미성이는 누가 데려갈지 복받았다. 어떻게 이렇게 똥 누는 것도 귀엽냐.” 했더니 흐흐흐 미성이 특유의 웃음을 짓는다.
서울 구경 좀 하려고 했는데, 어떻게 알았는지 눈 비가 내렸다. 그래도 우리는 굴하지 않고 배도 두 둑히 했겠다. 창경궁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한 20 분 넘게 걸었을까? 다리 아파 죽겠다고 우는 소리 를 하는데.... 드디어 입구 도착!! 근데 왠일이니~~ ‘띠리링~~~’ 정기휴관. 못산다. 앞에서 기념사진 겨우 찍었다.
미성이 독사진을 찍으려고 “미성아~ 여기 봐바.” 했더니만 브이만 하고 시선은 마주치지 않아서 주의를 집중 시키려고 “미성아~ 안녕. 안녕.” 하고 했는데 갑자기 미성이가 나를 보고 꾸뻑 인사를 했다. 선우언니랑 나랑 길에서 나자빠지는 줄 알았다. 아무튼 힘들게 와서 기운 빠졌는데, 미성이 덕에 다시 기운 살렸다.
허무한 아이들 마음 빨리 달래주려고 옆에 있는 서울과학관으로 종종걸음 달려갔다. 앞에 특별전으로 우주체험관을 인테리어 해놨는데, 그걸 보자마자 아이들 눈이 휘둥그레진다. 사실 그 특별전은 아이들 입장료만 5천원이었기 때문에 우리가 볼 건 아니었고, 과학관만 들어가려고 한 것인데... 괜히 저 특별전도 보여주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그 욕심은 잠깐 접고 일단 과학관 입장권만 끊었다.
그런데 갑자기 성일이가 빨리 들어가자고 소리를 지른다. “선생님 화장실 가고 싶단 말이예요!!! 아이씨 빨리 안가요?!” 화장실 급한 심정 나도 알지만, 그렇게 신경질을 내니 나도 속이 상한다. 나도 화가 난다. 그래도 어쩌랴. 부랴부랴 화장실 찾아서 보냈다. 과학관은 그냥 전시가 아니고 아이들이 눌러보고 들어가 보고 써보는 것들로 많이 구성되어 있었다. 그래서인지 5백원 주고 들어온 것 치고는 정말 잘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재밌는 것도 많고, 블록도 쌓아보고, 고 인쇄체험이라고 옛날 인쇄술 이용해서 한지에 글씨를 찍어보는 것도 해봤다. 한참을 놀다가 매점 가서 간식을 먹으로 쉬고 있는데, 2기인 박상빈 선생님이 와서 아이들은 과학관을 또 한번 돌았다.
실컷 구경을 하고 나와서 우리는 1기 선생님인 현미선생님과 미라클팀을 만나러 이동했다. 혜화역에서 만나서 저녁을 사주신다고 해서 연예인들이 많이 온다는 유명한 분식점엘 가서 또 배가 터지도록 먹었다.
그리고는.... 선영선생님을 기다리는 시간도 보낼 겸해서 우리는 다같이 노래방을 갔다. 아이들이 피곤하지 않을까.. 염려했는데, 괜한 걱정했다. 어찌나 잘 놀던지... 물론 영건이는 가방을 베개 삼아 콜콜 잤지만... 노래방은 거의 원홍일과 원성일의 빅 무대가 된 것 같다. 어떻게 저런 노래들은 알았을까.. 싶은 것들도 많이 부르고. 소리는 고래고래 지리고, 마이크를 안 논다. “앗! 내 노래 연속이다.”하면서 계속 부른다. 5학년 여자애들은 새침 떼기처럼 노래 부르고, 미성이는 곰 세 마리, 나비야, 민이는 루돌프사슴코를 부르는데 정말 신이 났다. ‘아이고...’ 그런데 나는 영건이처럼 눈이 스르르 감긴다. 졸리다.
노래 선곡이 다 끝났을 때 마침 우리가 기다리던 1기 선생님이 오셨다. 민이는 “누구세요?” 하면서 반가워하는 그 선생님 얼굴도 기억을 못한다. 아마도 내가 5기 광활 때 오면 또 누군가 저러겠지... 오늘 저녁값도 많이 나왔는데 노래방비까지 1,2기 선생님들이 후원해주셨다. 정말 감사하다. 아이들은 아는지 모르는지.. 나도 언젠가는 갚을 빚이다. 아이들도 크면 알겠지.. 이런 사랑과 관심을.... 아쉽지만 너무 피곤했기에 1,2기 선생님들과 바이바이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저녁에 집에 오는 길에 이마트에 들려서 쇼핑하기로 했는데, 다 헤칠 수밖에 없었다. 에고 에고 이제는 걸을 힘도 없네....
오늘 밤과 내일 밤은 우리 집에서 잔다. 집에 가는 길에 옆에 있던 민이가 묻는다. “선생님네 집 좋아요??” 나는 안 좋다고 답해버렸다. 아파트 입구에 다와서는 우리 동을 향해 걸어
가는데.. 아이들이 이리저리 떠든다. “와- 되게 높다.” “무너지는 거 아닌가?” “떨어지면 끝장이겠는 걸?” 우리집은 13층이라고 했더니만 더 난리다. 꼭대기층이냐는 둥, 세상에 어지럽겠다는 둥. 그런 아이들이 왜 이렇게 사랑스러운지... 애들은 정말 13층을 올라가더니 아래를 못 내려다봤다. 문을 열고 들어갔는데, 민이가 선생님네 집 되게 좋단다. 으악.. 꼬랑내가 풀풀.. 장난이 아니다. 우리 오늘 하루 열심히도 돌아다녔다는 증거다. 정말 재밌는 하루였다.
6학년인 홍일이까지 있는데, 애들은 모두가 하나같이 다 유치원생같다. 말도 정말 안 듣고, 씻고 잠자리에 눕는데까지 진땀을 뺐다. 침대에서 성일이 영건이, 민이 셋이 자기로 했는데, 갑자기 민이가 자기는 외톨이라면서 부엌으로 가버렸다. ‘아효.. 민이 또 그러네....’ 하고 속상한 마음이 든다. 선우언니가 겨우 달래어서 민이가 내려와서 내 옆에서 자기로 했다. 민이는 자꾸만 자기가 외톨이라고 한다. 형들이 자기를 싫어하고, 선생님이 조금만 관심을 못 가져주면 선생님도 자기한테 관심이 없다고 단정 지어 버린다. 정말 그런거 아닌데, 그렇게 말하니까 너무 속상했다. 민이가 삐져버릴 때는 속이 다 올라온다. 우리 민이... ‘잘자♡’ 속으로만 외치고는 오늘 밤은 토닥여주지 않았다.
‘내일은 또 어떨까...?’ 몸은 피곤한데 쉬이 잠이 들지 않아 이 생각 저 생각하다가 겨우 잠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