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뭐? "
" 나도 너 좋다구^ㅇ^~ "
확실히ㅡ
이 자식, 내말의 요점은 알아먹지 못했어.
" 야! "
" 응.^^ "
" 내가 너 좋아한다는 말, 무슨말인지 몰라?! "
" 알아, 그래서 나도 너 좋다니까.ㅇ^ㅇ "
망할놈,
입밖에 내지는 못하고 속으로 중얼거려본다.
좋아하는것과 사랑하는것을 구별조차 못하는 녀석은,
아직도 한참 어린애다.
괜한, 투정에 녀석의 정강이를 있는 힘껏 차버렸다.
" 오늘부터 난! 네 안티야!!!! "
연예인에게 '안티'라는 말은 상당히 충격적인 말임이 분명하다.
그렇지 않은이상, 늘 싱글싱글 웃던녀석의 표정이 180도 변할리가 없으니까,
그렇다고, 여기서 쫄면 분명 두고두고 쪽팔릴테니까.
녀석의 눈을 한번 쏘아봐주고, 홱 돌아서버렸다.
필요없어,
연예인이라고 반반한 얼굴로 사람을 놀려먹는것도 한두번이지.
어쩌면 '인조인간'일지도 모르잖아?
뒷통수가 따끔따끔 쓰려오지만, 절때로 뒤돌아서지 않은 체,
최대한 빨리 휘적휘적 걸어나가 버렸다.
잘먹고 잘살아라! 이한휘!
.
.
.
....
..
.
Rrrr Rrrr
" 안티가 직빵이네. "
벌써 세시간에 쉬지 않고 울려되는 폰을 보며, 한숨밖에 나오지 않아.
한번쯤은 받아줄까 생각해봤지만
아무렇지도 않게 '나도 네가 좋아' 따위의 말을 내밷는 녀석은,
역시나 괘씸하다.
" 나도 한다면 하는 인간이라구ㅡ 어디 열심히 자판을 눌러보세요,
제가 한통이라도 받나~~ "
뚝
어..-_-..
끈겼다.
" 씨퐁놈, 끈기가 없어요, -ㅁ- "
어쩐지 '전화'조차 오지 않는 폰은 흥미가 없어,
저멀리 던저버렸다.
바보같이ㅡ 문자 진동소리는 듣지못했다.
.
.
.
......
[ ... 안티싫어 하지마]
" 개싸가지 -_- "
끝까지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는 법이 없다.
그래도, 명색의 연예인인데..
그런 친구를 잃는다는건 나도 손해고 하니까.
휴대폰을 주머니에 쑤셔넣고, 녀석의 집을 향해 걸어간다.
나도 참, 마음 약하다니까.
.
.
..
# 딩동딩동
" 야 @)!(^@!%@!아!!!!!! "
벌써 몇번째, 초인종을 눌렀는지 몰라.
추위에 손가락이 금방 퉁퉁ㅜ^ㅜ
망할 놈, ㅠㅠ
" 진짜ㅡ 내가 사과를 받아주러 왔는....어? "
짜증스러움에 녀석의 집 대문을(상당히 비쌀것 같은.;;;) 발로차버렸는데,
마치 드라마속 한 장면처럼 스르륵 열려버리는 문,
그리고 조심스럽게 귀기울인 집안에서 들려오는건,
역시 드라마속 한 장면처럼 비슷한 대사.
" 나.. 사랑해? "
아닐꺼야.
매니저오빠의 여자친구일꺼야.
그앤 연예인이잖아. 이렇게 빨리 '스캔들' 낼필요가 없어.
아니야 아니야..
뒤돌아서고 싶지만, 발이 떨어지지 않아.
내 망할 호기심은 이순간 만큼도, 내말을 들어주지 않아.
" 응, 사랑해. "
정적ㅡ.
아마 그건 나에게만 해당하는 거겠지.
숨이 딱 하고 막혀왔다.
적당한 중저음의 목소리는 분명히 한휘의 것인데,
한휘는 분명 달콤한 목소리로 사랑한다고 말해주었다.
한참어린ㅡ 그건 나만의 착각이였다.
어린건 그애가 아니라, 그애의 눈에 비치는 나였다.
" .... 괜찮아. "
항상 드라마를 보면, 아무것도 아닌 상황에 '여주인공'은
혼자 의심했다.
제발 부디ㅡ 나도 단지 의심하는거라고, 그렇게 믿고싶었지만,
사람이라는게 그렇다.
몰리면 몰릴수록, 풀수도 없을만큼 오해를 만들어버리는것.
나도 사람인데ㅡ 어떻게 그렇지 않을수가 있겠어.
저렇게 달콤한 목소리는 생전 처음인데..
어째서 의심하지 않을수가 있겠어.
20년을 함께 해온 사이야,
저애의 목소리만 들어도, 저애의 감정, 저애의 표정. 모든걸 다 알수 있어.
" 내가 의심하는게 아니야. "
커다란 녀석의 숙소앞에서, 끈어져 나갈 목소리로 중얼거려본다.
거만하지만, 내목소리는 지금 '세상에서 가장 슬픈' 목소리 일꺼야.
.
.
....
..
.
" 제법이네. "
[ 이한휘/강세연 핑크빛 열애설?! ]
스포츠신문 일면을 당당하게 차지 하고 있는 한휘의 얼굴을 가만히 쓸어본다.
그때의 여자 강세연이였구나.
코도 높고, 눈도 크고, 정말 예뻤어.
인터넷언론은 믿을만한게 못되지만, 그앤 '자연'미인이라는 소리도 있었어.
" 애초에 나같은건ㅡ 상대도 안되잖아. "
눈물이 나오는걸 참지 않았다.
보고만 있어도 낯간지러운 시집에서, 언젠가 본 기억이 있다.
참으면 참을 수록 사랑을 더 깊어지는 거라고ㅡ
난 지금 이한휘에게 사랑따윈 느끼고 싶지 않으니까,
그러니까 이렇게 눈물을 꾸역꾸역 내밷어 내고 있는거라고, 그렇게 생각하고 싶다.
.
.
.....
..
.
" ... 아라야. "
모자를 푹 눌러쓰고, 선글라스까지 쓴 녀석,
피식 웃음이 나와서, 결국엔 터뜨려버렸다.
그러니까 웃음을 -_-;;
" 왜 웃어? "
" '1호' 안티팬한테, 아라야라니. 웃겨서. "
내 말에 곧장 어두워진다.
예전 같으면 화들짝 놀라 취소취소를 남발해 댔곘지만,
이젠 그러지 않아.
나도 20년을 참아왔고, 이젠 더이상 그럴이유가 없으니까.
이젠 한휘는 다른 사람의 것이니까.
그렇게 생각하니까 또, 마음이 아프다.
지독하게 왼쪽 심장이 쓰려와ㅡ
" ... 무슨일이야? "
" ..보고싶어서 왔어 "
또 두근거려 버렸다.
다 빈말일 뿐일텐데도.
이미 한휘가 누구와 사귄다는걸 다 알면서도.
바보처럼, 녀석의 말에 수줍어하고, 기뻐해,
" 난 너 별로 안보고 싶어. "
" ... 너무 쌀쌀맞다. 직접 찾아온사람한테. "
입술을 삐죽 내밀고 뾰로통한 표정을 지어보여ㅡ
너털 웃음을 터뜨리며, 당장이라도 녀석에게 장난이야 하고 말해주고 싶지만,
그러지 않아ㅡ
이젠 내가 정리해.
너의 그 어중간한 태도를 더이상 두고볼 순 없어.
" 난 항상 직접 찾아갔었어. "
" 뭐? "
" .. 남의 속도 모르고, 다른사람이랑 낄낄거리는 너에게,
매일매일 직접 찾아갔었어. "
" 무슨말.. "
" 이제 찾아오지마, 아무리 20년지기 친구라도,
넌 연예인이야. 너랑 사사건건 마주쳐서, 문제 일으키고 싶지않아.
넌 그런생활에 익숙하겠지만, 난 아니야. 너때문에, 대중에 논란거리가 되고 싶지않아. "
멍한표정을 짓고 선 녀석을 내버려두고,
돌아서버렸다.
녀석이 나를 잡아줄까, 잠시 주춤헀지만, 잡아주지 않는다.
바보처럼, 또다시 녀석의 손을 기다렸다.
... 멍청이.
...............
.
.
..........
..
.
.
" 비.. 많이 오네. "
부쩍 우울해져서, 밖에 나왔는데..
비오는날 산책이라니..
뭐 제법 낭만적이잖아.
.....
.
.
.
.
" 엣취ㅡ!!!! "
낭만적이다는거 -_-
취소다.
추워서 얼어 뒈지겠다.ㅠ^ㅠ
잠깐 나올생각에, 위에 가디건 하나 걸치지 않고 나온게 실수다.
아까보다 더 거세진 빗줄기에, 물에 젖은 옷이 몸에 쫘악쫘악ㅡ
달라 붙어, 기분도 구리구리하다.ㅠㅠ
제기랄-_-. 들어가 버려야지.
" -_-네놈의 비들을 저주해줄테다. "
중얼중얼, 혼자서 정신나간사람처럼 중얼거리며,
집을 향해 돌아섰다.
그러다가, 멈춰서 버리고 만다.
" .... 대게, 기분나쁘네. "
멀리서, 강세연인가 뭔가하는 여자랑 나란히 걸어오고 있는,
한휘가 보인다.
활짝 웃고있네,
한번은 저렇게 웃어주길 유난히 바랬던 적이있었지.
[ 웃어봐~ 이렇게~ 화알짜아아악!]
[ 아ㅡ 싫어!]
그렇게 몰매맞았었는데, 잘웃네.
기분나쁠정도로 너무 환하게 웃어ㅡ
연예인을 좋아하는 다른 소녀팬처럼 녀석의 눈빛에 녀석의 몸짓에,
녀석의 목소리에. 행복해하고, 슬퍼하고, 기뻐하고, 즐거워하고.
아주 옛날일 처럼 느껴진다.
같은 빗속인데ㅡ
어째서 넌 그렇게 행복해 보이는거야.
어째서 난 이렇게 처량해 보이는거야.
" 어.. "
" 응? 왜? 아는사람이예요? "
한휘가 날 본다.
묘한시선,
강세연이란 여자의 허리를 두른 팔이 보여ㅡ
애초에 이렇게 될걸 알고있었잖아.
빠순이들 빠순이들 하면서도, 결국 나또한 같은처지가 되버리면서도,
알고있었잖아.
녀석은 연예인 나는 일반인,.
그 뚜렷한 차이를 그렇게나 잘 알고 있었으면서도,
어째서 이렇게 막연하게 슬퍼지는 거야.
" ...이야, 이한휘랑 강세연이다. "
우는거 따윈 들키기 싫어, 우산을 놓아버렸다.
빗물때문에, 곧장 시야가 흐려진다.
그래, 빗물떄문에ㅡ
" 아 싸인받고 싶은데ㅡ 싸인종이가 없다!
휴대폰 사진이라도 같이 찍어주시면 안돼요? "
한휘는 그런날 멍하게 바라본다.
이한휘멍청아ㅡ
이제 제발 좀 알아라.
비가 오는데도, 내가 우산을 던저버려야 했던 이유를,
너랑 20년지기 친구인데도, 이렇게 모르는척 하는 이유를.
제발 좀 알아라.
이렇게 가슴아픈 나좀 알아줘라.
" ... 미안해요, 지금 저희가 바빠서요. 한휘씨, 가요. "
여전히 눈은 나에게 향해있지만, 결국은 돌아서 버린다.
빗속에서ㅡ 마치 비련의 여주인공처럼, 둘의 뒷모습을 멍하게 바라보았다.
이건 세상에서 가장 슬픈 영화야, 아니면 슬픈 드라마라던지.
나, 강아라가, 생전처음으로 찍어보는 세상에서 가장 슬픈...
녀석이 뒤돌아본다, 여전히 강세연이란 여자의 허리를 감은체로,
걸음은 앞을 향한체로였지만, 돌아봐주었다.
고마워ㅡ
마지막이지만, 이렇게 나를 한번 생각해줘서 너무 고마워.
살짝 미소를 지어 보였다.
" .... 잘가 "
손까지 저어 주었어ㅡ
또 저 둔탱이놈은, 아무일도 없었다는듯 싱긋 미소를 짓고는,
손을 흔들어줘.
바보야.
바보야.
우린 방금 세상에서 가장 슬픈 드라마를 찍은거야.
세상에서 가장 슬픈 드라마에서, 가장 슬픈 이별을 한거야.
연예인이라서 좋아한것도 맞고,
잘생겨서 좋아한것도 맞고,
노래를 잘해서 좋아한것도 맞아.
유난히 친절하고,
매너좋아서 좋아한것도 맞아.
하나같이 잘난것 밖에 없어서, 결국엔 좋아해버린것도 맞아.
그렇게 쉽게, 그렇게 흔한 이유로, 좋아해버렸는데.
..
.........
.
드라마를 보면 그렇잖아.
처음엔 '싫었는데' 나중엔 '목숨'조차 나눌만큼 '사랑에 빠지는거'
내가 딱 그꼴인거 있지..?
" ... 잡아버렸으면 좋겠다. "
손이 닿지 않을 만큼, 멀어져라ㅡ
절때로 돌아오지 마ㅡ
잘가,
20년을 한결같이 사랑한,
한휘야.
잘가ㅡ
.
...
.
.
=====================
필이 딱 꽂혀서 썼는데.;
별로임.-_-;;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하하;;
카페 게시글
인소닷단편소설
[단편]
[쫄병스낵♪] 드라마
쫄병스낵♪
추천 0
조회 538
06.01.16 20:32
댓글 32
다음검색
첫댓글 아니예요잘쓰셨어요!!!!! 번외써주시면안돼요~? 아- 잘됐으면좋겠다
아, 립흘이라니 감지덕지입니다, 번외라, ㅠㅠ 아아 부끄럽네요.;;
번외 써주세요 ㅠ_ㅠ 흑흑 둘이 잘됬으면.....좋겠어요 ㅠ_ㅠ
와아;; 번외라니, ㅠㅠㅠ, 기분좋아요! 읽어주셔서 고마워요!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
스크랩해갈 만큼 좋은소설 아닌데..ㅠㅠ 고마워요.;;
번외써주세요~
번외! ㅠㅠ 아아, . 저같은게, 너무너무 감사드려요!
와!!잘쓰셨어요~번외ㅏ기대할께요
ㅠㅠ 재밌으셨다니 다행이예요.ㅠㅠ 고맙습니다!
ㅠ_ㅠ!번외써주세요.......흑흑 ........
번외요 써뒀답니다,ㅠㅠ 이제서야 리플을 발견한;;ㅠㅠ 제가 쫌 둔해서요, 죄송합니다!
잘쓰셨어용~~~! 이런소설볼때마다 저도 연예인과 사랑에 빠지고 싶다는....ㅋㅋㅋ
연예인과의 사랑.ㅠㅠ 제가 가장 꿈꾸던 이상이죠! 하하하,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번외써주세요~ 으허허허. 슬프네요.ㅜㅜ으하하.
번외ㅠㅠ 아아, 될지는 모르겠지만, 노력은 해볼께요.^^ 읽어주셔서 감사해요.ㅠㅠ 슬프셨다니~
번외쓰세요 ! 이거 번외쓰면 왠지모르게 끌릴 것 같아요 흐흐흐 -,.-
으흐흐-,.- 끌리것 같다니,그럼 한번 써보도록하겠습니다. 아,,지금은 좀 무리고 무리..ㅠㅠ;;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ㅠ,ㅠ..아슬퍼요!!번외써주세요!
아아~ 슬프셨다니 기쁘군요! ㅠㅠ 말이 뭐가 쫌 이상한듯;; 어쩄건 읽어주셔서 감사해요.ㅠㅠ
잘썼다
짤막하고 확 와닿는 립흘.ㅠㅠ 마음에 듭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오오오!! 번외번외번외!!!!!!+ㅁ+ 부탁해요~
번외ㅠㅠ 예예.. 열심히 써보겟습니다, ;;;; 아하하하하;;;;;
너무 슬퍼요 ㅠㅠㅠㅠ번외 보러 갈께요!
ㅠㅠ 번외 즐겁게 보시길 바래요오오오! ㅠㅠ
잘쓰셨어요^^+ 슬픈사랑이야기네요ㅜ//ㅜ 다음에좋은소설로만나요!!♡
네~ 좋은소설로 만나요오!♡!!
정말 잘쓰셨어요 ^^*.. 내꿈이 작가인데.......이런소설은 언제쯤 써보나 .. ㅜㅜ부러워요....... 후후!
꿈이 작가시라면, 그만큼, 소설도 잘쓰시고, 글의 이해력이 있으시겠죠.ㅠㅠ 전 감히 꿈도 못꿔본답니다;;; 제소설은;; 별로예요;하하;;-ㅁ-;
재밌는걸요 ~~ ?? 하하하 ㅋㅋㅋ 다음편도 얼른 읽어야겠서요 !
재밌으셨다니 정말 감사드려요! 안녕하셔유! -,.-;; 죄송합니다, 닉넴이 맘에 들어 장난좀;;하하.-_- 읽어주셔서 감사드려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