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56. 12. 28.. 목요일.
오늘이 음력으로 동짓달 열엿새 날이니
바로 내 생일날이다.
생일 밥이야 지난 일요일, 애들과 같이 가덕도로 넘어가서
애꿎은 생 대구 한 마리 잡아서 생살은 회 썰어먹고,
머리와 뼈다구는 탕으로 끓여먹고,
소주까지 1병 했음 됐지,
안주꺼녕 짜다리 데기 질기 삐댄 것도 아인데,
⇒ (아직까지 그렇게 많이 오래 산 것도 아닌데)
더 이상 무슨 호사를······.
미리 치룬 덕분에 정작 생일날인 오늘 아침은 많이 수울타.
그렇다고 입 싹 닦고 그냥 있자니 좀 그렇고,
궁여지책으로 미역국 두어 그릇 끓여서
영감, 할멈 둘이 아침밥으로 먹으며
00번째 생일을 자축했다.
그걸로 땡이다.
그래도 다문 그기 오데고 싶다.
누군가 아무리 이방 저방이 좋다 해도 지 서방만 한 게 없고,
이집이 좋고, 저집이 좋다 해도 지 계집(?)만 한 게 없다고 했다.
그러고 보면, 이 사랑(愛) 저 사랑 해도 얼쭉 반세기 되도록
한 지붕 아래서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함께 겪으며 지낸
마누라와의 전우애(戰友愛?)보다 돈독한 게
또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그래서 吳 某 가수가
“있을 때 잘해”라는 노래를 불렀을까?
언자사 그 노래 참 뜻을 알겠네.
그거 참!
각설하고,
매년 생일날이 되면 난분(蘭盆)을 보며 친구를 생각하게 된다.
신묘 년, 회갑(回甲)날 아침에 000 친구님이 보낸 난분이다.
크게 아프지 말고, ‘항상 푸르게 살아라.’는
큰 뜻이 담긴 난분이라 생각하며
참으로 감사하게 받았었다.
그날 이후,
난(蘭)이 혹 아플세라, 혹 다칠세라 노심초사하며
때맞춰 물주고, 철따라 분갈이 해주며
소홀하지 않게 관리해 왔더니
아직도 푸르고 생생하다.(위 사진)
덕분에, 나까지도.
생각할수록 고마운 친구다.
- 끝 -
오후시간도 즐겁게 보내세요.
안녕!
첫댓글 친구가 있겠끔 해 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리고(안 계시니 마음속으로나마...)
축하하요. 가까이 있으면 동래파전에 산성막걸리나 대접하겠거만은,워낙 멀어 왔다리갔다리 2-3 시간 길가 뿌리니...마음으로 받으소.
그래도 잘 챙기먹네요.
나는 장애인 재능기부 공장에서 만든 쿠키를 공장에 돌리는 것으로 매년 생일턱을 하고 있는데.
매년 먹어 그런지 사원들이 좀 바꾸지 하는 의견이 있어서 내년에는 생각해볼라고.
그런데 매년 한번 주문하는 것을 기억하고 있는데 우짜지.
생일 축하합니다.
요즘 좋은 식당이나 횟집에 가보면 자식들이 부모를 모시고 같이 즐기는 것을 자주 보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나는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이
많이 후회가 됩니다.
물론 옛날에는 생활 여건이 맞지 않아서 그랬다고 위안을 삼아보지만,
마음속에 부끄러움은 지울 수가 없더군요 ㅎ
그래도 요즘 젊은이들 마음 씀씀이가 좋아서 기분이 좋습니다.
가족과 즐거운 시간 보냈다니 한 번 더 축하드립니다.
건강하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