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최재훈을 원한 이유는 간단합니다.
2016
리그 평균 wRC+ 71.0
한화 wRC+ 30.3 (10위)
2017
리그 평균 wRC+ 46.5
한화 wRC+ -59.6 (10위)
올해는 하다하다 wRC+가 마이너스를 기록해서 리그 평균까지 까먹는 수준입니다.
게다가 1군 엔트리의 포수들의 면면을 보면
조인성(42), 차일목(36)인데
당장 다음 시즌에 현역으로, 혹은 주전으로 뛸 수 있을지를 장담하기 어려운 선수들입니다.
퓨쳐스에서는 여전히 허도환이 마스크를 쓰고 있고
그나마 기대를 가졌던 박상언은 현장에서 포지션 변경을 고려하고 있을만큼
수비가 좋지 못합니다.
FA 영입?
양의지, 강민호가 나올 때까지 기다릴 수도 없는 상황이고
기다려봐야 우리가 영입전에서 이긴다는 보장도 없죠.
신인을 키우자?
우리가 지명했던 그 많던 선수들은 다 어디로 사라졌을까요?
아직도 상위 라운드에서 포수 유망주를 픽해서 키워쓰자라는 주장은
너무 나이브하고 비현실적인 주장이죠.
당장 구멍이 뚫려서 물이 쏟아져 들어오는데
저 부분을 수리할 목재를 얻기위해 나무를 심어보자는 것과 같습니다.
애시당초 우리는 포수를 트레이드 해올 수 밖에 없었고
하나하나 따져보면 그 대상은 최재훈 밖에 없었습니다.
김민식은 이미 기아가 선점했고 박세혁은 두산이 트레이드 블럭에 올려 놓을 수 없는 선수였으며
안중열은 군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한화 이글스 현재와 미래를 다 맡길 수 있는 외부 자원은
최재훈이 유일한 후보였고 사실 놀랄만한 일도 아니었는데
엠팍에서 최재훈을 키워드로 검색해보시면
한화팬, 두산팬들이 이미 얼마나 많은 최재훈 딜을 상상해왔는지 알 수 있을 겁니다.
한화 이글스 포수진의 심각성은
'신성현'으로 증명되었습니다.
우리는 무려 신성현을 내줘야할만큼 심각한 포수 문제에 직면해 있었고
어제 그걸 확인한 셈입니다.
그렇다면 두산은 왜 신성현을 원했을까?
최재훈을 원한 팀이 과연 우리뿐이었을까?
NC, 삼성 등등 당장 포수진에 구멍이 생긴 팀은 한둘이 아니었고
리그에서 포수의 값어치가 금값이 된지는 한참이었을텐데 말입니다.
두가지 이유를 추측해봅니다.
1. 신성현의 잠재력
2. 두산의 선수 영입 기준
신성현의 잠재력에 대해서는 따로 이야기를 할 필요가 없을 듯 하고
두산의 선수 영입 기준에 대해 짧게 이야기하고 글을 마치겠습니다.
올시즌 우승을 목표한 두산의 약점은
다름아닌 불펜투수진에 있습니다.
두산이 트레이드 가치가 높은 포수 최재훈을 팔아서
취할 수 있는 최대 효과는 즉전감 승리조 불펜이죠.
반면 두산의 내야진은
FA 이원석을 잃고도 과포화 상태입니다.
오재일, 오재원, 허경민, 최주환, 류지혁, 서예일, 김동한, 김재호 등등..
그런데 왜 불펜이 아니라 신성현이었을까?
저는 이게 두산이 일관되게 보여줬던 선수영입의 기준이라고 봅니다.
"신인을 픽하거나 2차 드래프트, 트레이드 보상 선수를 고를 때를 불문하고
두산은 늘 팀의 현재 포지션별 약점과 무관하게
최고의 가치를 지닌 선수를 뽑는다"
이게 평소 두산의 선수영입을 지켜봐왔던,
특히나 야수 부분에서 끊임없이 화수분 야구를 구가해왔던
두산을 부러워하면서
느꼈던 두산의 선수영입 기준입니다.
당장의 약점을 보완해줄 포지션의 선수에 눈길이 가지만
결국 팀이 궁극적으로 강해지기 위해서는
포지션 중복이 될 지라도
언제나 제일 잘하는, 혹은 제일 잘할 가능성이 있는 선수를 모으는 것.
쉬워보이지만 지키기 어려운 원칙입니다.
두산이 나름대로의 프런트 야구를 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죠.
예전에 두산 스카우터로 일했던,
지금은 엘지 스카우팅 팀장으로 일하는 김현홍씨의 인터뷰를
재밌게 읽어봤던 기억이 납니다.
http://sports.news.naver.com/kbaseball/news/read.nhn?oid=295&aid=0000001417&
박종훈의 첫 작품을 감상한 소감이 어떠신가요?
이제 우리도 체계적인 스카우팅 기준, 트레이드 기준, 선수 육성의 기준이
생겼다고 믿어도 될까요?
제발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새로운 안방마님이 될 최재훈을 두팔 벌려 환영하고
너무나 아끼고 사랑했던 신스타, 신성현의 건투를 빕니다.
첫댓글 눈물이 핑 돌만큼 신성현이 아쉽지만, 박종훈단장의 첫 작품은 좋습니다..지난 두 번의 트레이드에 비하면 매우 합리적이고 납득이 가는 일이지요..
수긍이 많이 가는 글입니다.
그리고 두산은 그 내야진을 통해 다른 구단과 트레이드를 할 수도 있겠죠.
역시 야구 잘하는 구단은 잘하는 이유가 있네요
신성현은 부담이 많이 될꺼 같아요.
두산에서 주전 나오기가 쉽지 않을텐데
두산의 시스템이 정말 부러울따름이네요.
무능한 김성근은 모든걸 손아귀에 지고 흔들어야 직성이 풀리는 인간이라서 어서 짤라야합니다.
잘 봤습니다 우리팀에서 포수를 키워 쓰자는말은 현재 상황에선 밑빠진독에 물붓기죠 일단 기본 뼈대를 세워서 안정을 시키고 그 후에 신진들을 키우는것이 맞다고 봅니다 그 역할을 최재훈에게 기대를 하는것이죠 꼭 안정감있는 안방마님이 될수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이젠 조바깥은 그만 보고 싶습니다
사탕너구리님이 말씀하신 신성현의 잠재력을 보고 한 트레이드에 동감합니다..
더불어 제 생각을 보태면 두산에서 한방이 있는 오른손 대타카드를 원한게 아닐까 싶네요.
두산 내야수들의 면면은 잘 알지는 못하지만 1,3루 수비가 되면서 펀치력있는 우타자는 없는거 같거든요.
맞는 말씀이고 실제 두산이 밝힌 이유 중에 하나이기도 합니다. 다만 아시다시피 신성현을 오른손 대타자원으로 보기엔 너무 아까운 타자니깐 두산은 좀 더 큰 그림을 보고 선택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