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호님의 답장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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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굿데이> 발로 김선수 폭행 사건이 보도가 되었고 공교롭게도 연합뉴스에 의해 이 보도가 전달이 되면서 발빠르게 이 내용이 보도가 되었습니다. 아마 유환권 기자님의 사적인 의견인 '우리의 취재관행을 고치겠다'라는 이 한마디가 <굿데이> 지면을 통해 나왔더라면 우리 독자들이 이처럼 분노했을까 하고 생각해봅니다.
<한겨례> 권호상 기자 및 여러 기자의 글을 읽으면서, 대학에서 학내 언론사 기자로서의 경험들 오마이뉴스 기자 회원으로서 취재경험을 하면서 느꼈던 점은 하나의 기사가 나오기 위해 하나의 신문이 나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생하고 있구나 하는 것입니다. 우리 특파원님들이 우리 선수들 취재하기 위해 많은 고생을 하고 있다는 점도 이해합니다.
우선 약간의 감정적인 글에 저도 약간 감정적으로 대응한 점은 사과드립니다. 유기자님과 생각이 다른 부분이 몇 몇 있어 다시 글 올립니다.
여기서 먼저 우리가 '공인'과 '사생활'이라는 개념을 명확히 정의해야 할 것 같습니다. 서로들 '공인'과 '사생활'의 개념이 달라 많은 혼선이 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얼마전 오마이뉴스에 '공인으로서의 김병현 선수'라는 문구에 대해 한 독자께서 반박을 해 오셨습니다.
김병현 선수는 사전상의 의미인 '공직에 있는 사람'이 아니므로 공인이 아니라는 의견이었는데요. 저는 관중과 팬이라는 대중적 요소가 없는 한 프로 선수는 존재할 수 없다고 보기 때문에 김병현 선수는 공인이라고 봅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유기자님도 동의하시는 듯 합니다.
문제는 프라이버시인데요. 어디까지가 프라이버시인가에 대한 사전적 정의가 없습니다. 또한 김병현 선수 건에 관해서는 이것이 프라이버시인가 아닌가에 대해서도 논란이 많습니다. 유기자님도 글을 통해 유기자님이 생각하는 프라이버시의 범위에 대해서 얘기를 하지 않으셨습니다.
이미 앞선 답변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제가 생각하는 프로 운동 선수의 사생활의 범위는 스포츠스타의 경기장 내에서의 행동, 공식적 또는 비공식 단체 훈련, 업무와 관련된 일(연봉협상, 팬싸인회 따위)을 제외한 영역은 사생활이라고 봐야합니다.
운동선수가 개인훈련 하는 것은 사생활의 범위입니다. 재활 훈련 중인 선수가 집 근처 학교 운동장에서 피칭 연습하는 것도 사생활의 범위에 속합니다. 그러나 이 경우에는 나는 찍혀도 좋다는 암묵적인 동의를 했으므로, 즉 내 사생활을 침해해도 괜찮다는 암묵적인 동의가 있으므로, 다음날 스포츠신문에 나갑니다.
그러나 김 선수에 경우에는 전혀 동의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므로 귀사 이건 기자는 신문윤리강령 2조의 '개인 사생활을 침해하지 않는다.'라는 부분을 지키지 못한 것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한 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송영진 의원의 경우를 예를 든 것도 그렇고, 박찬호 선수가 가상의 상황에서 술 먹고 사고를 친 것도 그렇고 분명 사진을 찍기 전까지는 명백하게 이 두 사람이 공인으로서 분명히 사회적/윤리적 잘못을 저지른 경우입니다.
공인이 사회적/윤리적으로 잘못한 경우 사진을 찍었다고 해서 이것이 사생활 침해 금지라는 원리에 우선한다고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즉, 사회적으로 이미 동의가 되어있다는 것입니다. 이미 두 번의 글을 통해 말씀하신대로 이 두 사람이나 김우중 회장, 파렴치범 등이 '왜 내 초상권 침해하냐?'라고 묻는다면 욕먹어도 마땅할 짓이죠.
반면 김병현 선수를 사진을 찍기 전까지 무슨 잘못을 했습니까? 멀쩡하게 운동을 하는 공인의 사생활을 침해하는 것이 기자가 사진 찍는 것에 우선한다는 사회적 동의는 현재까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사건 이후라면 어떻게 될 지 모르겠습니다.
유기자님 말처럼 일단 사진을 찍고 봐야 한다. 그것이 기자이다. 기사를 내 보내고 안 보내고는 편집국의 방침이다.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은 그 동안의 관행에 비추어 말씀하시는 것이죠? 저는 그 관행이 잘못되었다고 보는 것이고 그렇기에 앞서 말씀드렸듯이 관행을 말하기 전에 기자가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윤리강령을 보자고 했습니다.
윤리강령에 더 앞서는 것이 있다면 사회적 동의입니다. '잘못한 경우를 목격하고 기자가 사진을 찍는 것은 사생활 보호라는 원칙에 앞선다'라는 것은 사회적 동의이고 이럴 때는 사생활임에도 불구하고 '독자의 알권리'가 우선하는 것입니다.
본인이 동의하거나 사회가 동의하는 경우에만 유기자님이 언급하신 '독자의 알권리'가 인정이 됩니다.
다음으로 제가 제시한 신문윤리 실천요강 2조에 관련된 부분입니다. 이 중 지적하고 싶은 것은 '예의를 지켜야'와 '개인을 괴롭혀서는 안된다.'는 부분입니다. 예의 부분은 김병현 선수 측 의견에 비추어 보면 카메라 부터 들이밀었다는 부분입니다. 반말을 안 했더라도 이 부분부터 지적을 하고 싶고, 이건 기자의 의견에 비추어 본다면 예의는 지킨 셈입니다.
그러나 개인을 괴롭혀서는 안된다. 유기자님이 들었다는 이건기자의 말을 종합해보면 이건기자가 그 이후 계속 김병현 선수에게 사진을 찍어달라고 요구했을 수도 있고, 목격자 노모씨 증언에 따르면 플래시 터진 것을 보아 개인을 괴롭힌 것은 사실입니다. 정황상 볼 때 "굿데이입니다. 사진 찍어도 되겠습니까?" "찍지마" '펑!펑!펑!(플래시)' 했다는 것인데 자기 신분을 밝힌 사람이 무조건 사진을 찍어댔다. 저의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 갑니다. 고로 정황을 따져볼 때 자기 신분조차도 안 밝혔던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기자협회 윤리강령 실천요강에서도 사생활이 침해되지 않게 한다는 조항을 지키지 않았으며, 비난받을 만한 저급한 언행을 삼가한다는 부분 중 유기자님 말에 따르면 저급한 언(반말)과 행(찍지말라는 얘기에도 계속 찍음)을 한 것은 사실입니다.
여러가지 관점에서 열심히 적어 주신 것은 감사하나 저는 이러한 부분을 특히 지적하고 싶습니다.
유기자님이 '억울하면 김병현 선수가 참았다가 초상권 침해로 고소하면 되지 않느냐'고 말씀하셨죠. 그런 얘기는 저한테 하지 마시고, 김병현 선수에게 직접하시기 바랍니다. 독자의 일인으로서 법적인 문제를 따지기에 앞서 기자로서 윤리적 문제를 따지자는 것입니다. 따라서 그 부분에 대해서는 논박하지 않겠습니다. 제 결론은 분명 이건 기자는 기자로서의 기초적인 언행을 지키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지키지 않았다는 근거로 한국의 모든 기자들이 암묵적으로 동의한 조직적 약속인 기자협회 윤리강령를 내세우겠습니다.
다음으로 제가 포토라인 문제를 제기했으니 그 얘기는 하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유기자님께서 제 의견에 대한 반론으로 "본인이 사진찍히기를 원치 않으면 그 포토라인에 설 필요도 없고 ... 그들은 절대로 사진찍히기를 허락한게 아닙니다." 라고 하셨습니다.
맞습니다. 본인이 원하지 않으면 그냥 들어갑니다. 정말 찍히기 싫다면 검찰청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가고 후문으로 들어갑니다. 그러나 본인이 포토라인 앞에 섰다면 본인이 싫든 좋은 얼굴을 가리던 말던 분명 사진을 찍을 것을 동의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사회적 압력에 의한 강제적 동의일지라도 그것은 동의입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언급하지만 이미 잘못을 해서 언론 앞에 공개되는 것과 잘못을 하지 않고도 언론에 공개되는 것은 구분해서 말씀을 해 주시기 바랍니다.
왜 제가 포토라인을 사회적 동의라고 말씀드리나면 예를 들어 어떤 기자가 모 신문 강남경찰서 출입기자인데 김병현 선수가 오던 날 김병현 선수를 더 가까이 찍고 싶어 포토라인을 넘어서 안에 들어가서 찍었습니다. 법적으로는 잘못은 아닙니다. 그러면 이 기자는 어떻게 되느냐? 경찰서에 들어가 취조를 받는 게 아닙니다. 이 기자 때문에 그 회사는 6개월 정도 경찰청 기자실 출입이 금지되겠죠. 포토라인 자체가 이미 기자들간의 약속이고, 포토라인 앞에서 용의자도 그 곳이 사진을 찍는다는 사회 공통의 개념을 인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제안 한 가지 드리면서 글 접습니다. 유기자님은 이 글을 통해 앞으로 취재관행을 고치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기자가 지면상으로 이야기 하지 않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이건 기자께서 무리한 취재에 대해 용서를 구할 필요도 없습니다. 선배 기자님들이 수습 기자를 잘못 가르친 죄가 있습니다. <굿데이>에서 지면의 社告란을 통해 이건 기자의 무리한 취재에 대해 회사 입장으로서 사과를 하고 그 후속보도가 김병현 선수의 명예를 훼손했음으로 역시 사과를 하시기 바랍니다.
법적으로 초상권을 침해한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에게 사과하지 마시고 김병현 선수에게 사과하십시오. 우리가 필요한 사과는 그 동안 당신들의 취재관행입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두사람의 직접 논쟁과 무관하게 이상우 회장을 거론하셨다면서 매우 불쾌하다고 하셨습니다. 불쾌하셨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사과드립니다. 그러나 이상우 회장님은 이 논쟁과 전혀 무관하지 않습니다. 그 동안의 이러한 스포츠신문들의 취재 관행이 왜 이루어졌는가 분석을 해보면 결국 어디를 가도 이상우 회장님이 떡하니 등장을 하시더군요.
유기자님이 종합편집실에 계시다니 잘 아시겠지만, 정오에 신문이 나오기 위해 또 가판을 잡기 위해 정확성 보다는 속보성을 우선하고 있다는 것 잘 아실겁니다. 이번에 이건 기자도 그런 시스템하의 희생양에 불과합니다. 가판에서는 얼마나 특종을 빨리 잡느냐가 관건인데 그렇게 하기 위해서 사실 확인을 하지 않고, 또는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해 가면서 기사를 써왔죠. 그리고 이 회장님이 신문을 하나식 창간할 때마다 그 정도가 심화되었습니다.
절대 우리 두 사람의 논쟁(또는 독자들과 기자님들)간의 대화에서 이상우 회장님이 무관하지 않습니다. 그 부분은 저도 확실히 해두고 싶습니다. 이상 저의 의견입니다.
첫댓글 훌륭...감탄....웬만한 기자보다는 훨씬 잘 쓰시네요...
이런 분이 진정 기자가 되어야 합니다.^^ 정말 대단하십니다...
유환권의 개뼉다구같은 글에 촌철살인같은 글입니다. 근데 왜 스투의 백호와 헷갈리게 같은 아이디를 쓰시는지..
Good !!
와 이분 정말 멋지네요. 유환권의 자기중심적인 논리(?) 아닌 논리를 제대로 반박하셨네요. 어찌 유환권 같은 O이 기자라는 일선에 있을 수 있는지... ㅉㅉ
최근 침묵하는듯 자기네편들고 있는 언론인들은 다 알고 있겠지만 다시 필독들 하시고 반성들 하셨으면 합니다...
너무좋은글.... 이렇게명쾌하다면 할말없겠지요
정말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써 주신 글입니다... 백호님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백호님 냉정하고 논리적으로 글 잘쓰셨네요.. 특히 굿데이와 기자가 김병현선수에게 사과할부분과 독자들에게 사과할부분을 명확하게 잘 구분해 주셨습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백호님 정말 감사해요..
백호님 글이 너무 명쾌하구요,저의 속이 후련해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