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57(2024). 1. 2. 화요일 아침.
어영부영하다보니 새해 인사가 늦어버렸네.
오늘이 초이틀 날이지만 그래도 그냥 지나칠 수야 있나.
“집집마다 건강과 행운이 함께하시라.”는 판에 박힌 말로써
갑진(甲辰)년 새해를 맞이하는 인사에 갈음한다.
당연히 복도 많이 받으시고······.
어제 초하룻날 아침, 집 인근 방파제로 해맞이를 다녀왔다.
날씨가 ‘손 시려, 귀 시려’하던 예년과는 달리 봄날처럼 포근했다.
그래서인지, 이른 아침부터 많은 사람들이 나와 나름대로의
기원을 하며 떠오를 해를 기다리고 있었다.
다들, 저간의 다른 사정들이 있겠지만
한 해를 무사히 보낸데 대해서 감사하는 마음과
새로 시작해야 하는 또 다른 한 해의 일상이 무탈하기를 바라는
소박한 마음들이 하나로 모이게 하지 않았을까 한다.
그래서 엄숙해지고, 경건해지고······.
뭐. 그런 것이리라.
각설하고.
원해서 먹은 나이는 아니지만, 한 살 더 먹고 보니
언젠가 들은 '판소리 단가(短歌)'인 「사철가」 구절이 생각난다.
함 들어보소.
------- 전략(前略)----------
“어화 이 세상 벗님네들 이내 한 말 들어보소.
인생이 모두가 백년을 산다고 해도 병든 날, 잠든 날, 걱정 근심 다 제하면
단 40도 못살 인생, 아차 한 번 죽어지면 북망산천의 흙이로구나.
사후(死後)에 ‘만반진수(滿盤珍羞)’는 살아생전에
반 잔 술만도 못하느니라
세월아! 세월아! 세월아 가지를 마라 아까운 청춘들이 다 늙는다
세월아 가지마라 가는 세월 어쩔거나
늘어진 계수나무 끝끝터리에다 대랑 매달아 놓고
‘국곡투식(國穀偸食)’하는 놈과, 부모 불효하는 놈과,
형제 화목 못하는 놈 차례로 잡아다가 저 세상으로 먼저 보내 버리고
나머지 벗님네들 서로모아 앉아서
한 잔 더 먹소, 고만 먹게 하면서
거드렁 거리고 놀아보세."
구구절절이 옳은 말이다.
우리도 아까운 청춘 더 늙기 전에 같이 모여서
저렇게 거드렁 거리고 놀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괜한 희망고문하는 건가?
- 끝 -
* 참고로, ‘단가’는 판소리꾼들이 공연 전에 목을 푸는 짧은 노래이다.
‘만반진수’는 ‘상이 꽉 차도록 차린 맛있는 음식’을 말하고,
‘국곡투식’이란 ‘나라 곡식을 도둑질하는 것’이다.
첫댓글 올해 뜻한 바, 다 이루시길.
새해에는 좋은 일만 있으시길
축원합니다.
금년 공부농사가 대풍이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