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젠 결혼 기념일이였다.4월19일 학생의거날,환수 의거날.
우리팀 퇴직자 환송식으로 인해
진탕 술먹고 11시30분에 집에도착했다.
물론 겁났다.
맞아 죽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술은 깬지 오래다.
손에든 꽃바구니는 부들부들 미동을 멈추지 않았다.
도저히 초인종은 누를수 없었다.
왜냐면 여기선 평소와 다른 강수를 두어야 하니까.
쾅!쾅!
감히 내가 발로 문을 차버렸다.
감히 내가 !
감히 내가 결혼기념일에 술만땅취해서
문을 걷어 차버렸다.
오! 맙소사.신이시여 정녕 제가 문을 찼습니까?
나에게 왜 이 시련을 피해갈수 있는 자제력을
주시지 않으셨다요?
문은 삐꼼히 열렸다.
`여보 다녀 오셨어요?`
왠 낭낭한 천사의 목소리?
아니 이거 여우가 천사로 둔갑했나?
평소와 다른 어투 그리 흔치 않았던 미소,분명 천사 였다.
아내는 나에게 천사의 모습을 선물했다.
지금까지 결혼 기념일 선물론 최고 였다.
저요 여기서 멈출 환수가 아니지요?
술가져와? 나 선물은 없어? 애들자나?
일어나라고해 아빠가 왔는데 뽀 하고 자야지?
결혼 기념일이 별거야? 그냥 술한잔 먹고.....(퍽!)
오버 왕 오버 하다가 맞아 죽을뻔했다.
그리고나서 약조했다.
내일 창사기념일이니까?
아침에 와이프가 원하는데로 내머리 자르고 염색하고
근사한 점심먹고 영화 친구 보고 저녁에
째즈바가고 어쩌고 저쩌고.
이크 와이프가 빨랑 씻으라고 난리다.
그럼 그렇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