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원정대 모둠 둘째날- 오늘은 어떤 곳을 갈까??
첫날 무리한 탓인지 아침에 일어나는데 아이들이 모두 힘들어했다. 하지만 오늘 일정이 있기 때문에 깨우는데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면서도 어쩔 수 없이 연신 “일어나라, 일어나”를 외칠 수 밖에 없었다. 아침은 수지 선생님이 준비한 맛있는 된장국과 쏘세지 볶음이였는데 어찌나 맛있었던지, 홍일이는 아침부터 밥을 두 공기나 뚝딱 해치웠다. 배를 든든히 채우고 나서, 나갈 준비에 정신이 없다. “ 우리 민이는 세수했나?” “영건아, 너 씻었어?” 아이들이 여섯이니, 그것도 남자 녀석들만 다섯이니 일일이 옆에서 챙겨줘야했다.
집을 나서서 택시를 타고 지하철 역으로 향했다. 오늘 우리 서울 원정대팀의 일정중 오전에는 강남의 영풍문고에 가서 서점을 구경하고 각자 읽고 싶어 했던 책을 하나씩 사는 것, 그리고 영풍문고 옆에 있는 신세계 백화점도 구경하고 그곳 마트에 가서 오후에 먹을 간식거리도 사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있어 지하철 타는 것이 꽤나 지루한 일인가보다. 생각해보니, 고등학교까지 걸어서 학교를 다녔던 내게 대학교에 올라가 버스로 학교를 다니는 것이 익숙치 못했고 곤혹이였는데 아이들에게도 기본은 30분씩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는 시간이 꽤나 지루했던 모양이다. 그래서인지 지하철을 타면 맨 먼저 하는 소리가 “선생님, 저희 얼마나 가야해요?”부터 가는 도중에는 “선생님, 저희 몇 정거장 남았어요?” 이다.
11시쯤 영풍문고에 도착해서 각자 흩어져서 책을 읽고 사고 싶은 책을 탐색했다. 거의 만화책에 눈이 갔는데 처음부터 학습과 관련된 만화만 된다고 아이들에게 못을 박았기 때문에 알아서들 잘 골랐다. 미성이는 친구사귀기와 관련된 만화책, 홍일이는 자립심 키우기에 관련된 만화책, 희성이는 마술에 관련된 만화책, 영건이와 민이는 세계모험에 관한 만화책, 성일이는 동굴에서 살아남기라는 과학만화책을 샀다. 다들 한손에 한권씩 들고 가는 모습이 재미있었다. 책을 산 후, 신세계 백화점 지하를 구경하는데 많은 먹을거리와 사람들로 눈을 어디에 두어야할지 고민했는데 역시나 아이들은 아이들이다. 알아서들, 음료수와 과자가 있는 곳을 찾아내곤, “선생님, 한사람당 하나씩만 사요? 아니면 마실거랑 과자랑 하나씩 사요?” 이렇게 묻는게 아닌가!! 에라 모르겠다. “ 마실거랑 과자랑 해서 하나씩 사” 후하게 인심을 쓰니, 아이들도 신나서 먹고 싶었던 음료수와 과자를 골랐다. 12시 30분에 점심 약속이 있기 때문에 간식은 점심 먹은 후에 먹기로 하고 다음 일정지인 숭실대학교로 향했다.
12시 30분에 숭실대에 도착하니, 대학원 건물에 이미 점심 메뉴가 도착해 있었다. 우연치 않게 이번 서울팀이 모두 숭실대 학생들이여서 우리 학과 허준수 교수님께서 점심을 사주시겠다고 흔쾌히 허락하시곤 이렇게 자리를 마련해주신 것이다. 오늘은 점심 메뉴는 짜~~~잔 안심․등심 돈까스와 스파게티... 그동안 먹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더니, 잘도 먹는다. 평소에는 그렇게 조용히 하라고 해도 입만 아프게 하더니만, 먹을 때는 어찌나 조용한지 시키지도 않았는데도 조용해서 순간 내 눈을 의심했다. 식사 후에는 허교수님의 즉석 강의가 이어졌다. 칠판에 이름, 학년, 좋아하는 과목, 장래희망을 적었다. 홍일이는 과학자, 희성이는 경찰관, 성일이는 중국집 차리기 및 요리사, 영건이는 라면집 사장, 민이와 미성이는 마술사가 되고 싶다고 했다. 아이들이 다 적은 후에는 선우, 지혜, 수지, 준범 선생님 순으로 선생님들의 꿈에 대해서도 이야기 들었다. 그런 다음에는 허교수님의 재미있는 이야이가 이어졌다. “홍일아~ 너 과학자가 되고 싶다고 했지? 그럼 우선은 과학 고등학교에 가야해 태백 근처에는 아... 포항이나 춘천에 있는 과학고등학교로 가면 되겠다. 그러면 중학교 2,3학년 때 성적이 좋아야 해 알았지?” “ 성일이는 우리 중에 제일 부자가 되겠다. 요리사가 되고 싶다구? 그것도 중국음식을 만드는 요리사? 그러면 우선은 철암에 있는 모든 중국집에 가서 음식을 먹어보면 돼 알았지?” 이런 식으로 모든 아이들에게 하나하나 이름을 불러주시면서 장래희망에 대해서 이야기 해주셨다. 이 시간에도 아이들은 집중하며 잘 들었다. 교수님의 이야기를 들은 후에 잠깐 밖으로 나와서 기념 촬영을 하고 숭실대 안에 있는 기독교박물관으로 향했다. 4시에 문을 닫기 때문에 30분 정도 남은 시간동안만 관람할 수 있어서 서둘러 돌아보고 나왔다.
그 다음 일정은 아이들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코엑스... 이곳에서는 우선, 부모님들 선물을 사고, 아쿠아리움을 가기로 했다. 사람들이 어찌나 많은지 들어가는 곳곳마다 사람들이 북적북적, 제대로 시간을 보내기에는 너무 많다. 선물을 고르러 가기 전에 아이들이 다리가 너무 아프다고 해서 아이스베리에 들어갔다. 겨울에 먹는 팥빙수 맛은 어떨까하고 그리고 개인적으로 아이스베리 팥빙수를 좋아해서이기도 했는데 반응은 반반... 어떻게 이렇게 추운데 팥빙수를 먹는냐는 친구도 있고 좋아하며 역시나 잘먹는 친구들도 있었다. 성일이는 계속 투덜거렸는데 “그런데요, 제가요 제일 싫어하는 아이스크림이 뭔지 아세요? 바로 팥빙수예요” 이러면서 말이다. 속으로 “녀석 참.. 힘빠지게 하네. 기껏 맛있는 거 먹게 해주려고 왔건만...” 아이들 속은 알 수 없다 참... 재충전을 하고 나서 우리는 선물 가게로 향했다. 다들 바구니 하나씩을 가지고 부모님 드릴 선물을 직접 골랐는데 고민고민 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홍일이와 성일이는 장갑과 컵, 머리끈을 사고 영건이는 예쁜 조화, 민이는 장갑과 머리끈, 미성이는 빗, 희성이는 나중에 아쿠아리움 기념품 가게에 가서 돌고래가 있는 기념품을 샀다. 선물을 사고서 우리는 아쿠리아움에 갔다. 시간이 1시간정도 밖에 남지 않아서 서둘러 돌았는데 지나고 나니, 너무 빨리 나온 것 같아 후회했다. 나도 처음 가보는 그 곳엔 신기한 바다생물들이 많았다. 오색빛깔의 물고기, 용 모양을 닮은 물고기, 여러 마리의 상어와 거북이 등등 아이들이 좋아할만 했다. 가는 곳마다 “ 선생님 저기 좀 보세요... 와~~~ 빨리 와요 빨리..” 이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특히나 평소에는 말이 없는 미성이조차 “와~~ 와~~” 하면서 계속해서 감탄했다. 아쿠아리움을 다 구경한 후에는 최선우 선생님 남자친구가 와서 같이 저녁을 먹고 다시 수지 선생님 집으로 향했다.
집에 들어가기 전에 마지막 밤을 기념하기 위해 케익과 아이스크림을 사 가지고 파티를 하기로 했다. 우선 베스킨라비스 아이스크림점에 가서 4가지 맛의 아이스크림을 사고 빵집으로 가서 케익을 골랐다. 고구마케익과 생크림케익 중에서 한가지를 선택하는데 다수결 원칙하에 고구마케익이 승리... 집에 돌아와서 촛불을 켜고 폭죽을 터뜨리고 여행의 즐거움을 다시 상기하면서 케익과 아이스크림으로 입을 즐겁게 했다. 풍성한 먹거리와 다양한 볼거리의 서울 원정대팀의 모둠 여행... 과연 마지막 날에는 어떤 일이 기다리고 있을까??
첫댓글 모둠여행 하면서 아이들 속이야기를 많이 들었지요. 새로운 모습도 많이 보았지요. 모둠여행이 서로를 더 가까이하고 잘 알게 하니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