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예세상 속리산 법주사 답사 길에 나무가 벼슬을 받게 되었다는 정이품송 부부 소나무와
한 몸에서 가지가 뻗어 나왔다가 다시 한 몸으로 합쳐지게 된다는 전설 속의 소나무 연리지를 볼 수 있었습니다.
조선조 때 정 이품이면 지금의 장관급이니 정 이품 정도면 개국공신에게나 주어질 법한 높은 벼슬인데 나무에게 내린 벼슬로는 어마어마하게 높은 벼슬입니다.
벼슬을 받게 된 사연을 해설한 사진입니다.
벼슬이 높다 보니 부부소나무라 불리는 부인 소나무 또한 귀품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한 사람의 재주가 한 고을을 먹여 살린다는 옛말이 있습니다.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로 인하여 하동고을 최참판댁을 구경오는 전국의 관광객들이 사시사철 끊이지 않고 , 동네는 물론 인근에 까지 새로운 관광상가가 들어서서 호황을 누리고 있는 예를 하동 악양벌에서 볼 수 있습니다.
중국의 경우도 예외는 아닙니다.
당나라 시대 백낙천이 지은 사랑의 시 한 편이 천년이 넘도록, 양귀비의 목욕하는 모습을 보고 현종이 뿅 가버렸다는 중국 서안의 화청지에서 공연으로 이어져 오면서 로미오와 쥬리엣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이 시의 실제 주인공이었던 당나라 황제 현종과 양귀비가 달 밝은 밤에 둘이서 속삭인 사랑의 밀어 <비익조 연리지>는 오랜 세월 동안 언약의 대명사로 시인 묵객들의 단골 매뉴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在天願作比翼鳥(재천원작비익조) 하늘에서는 비익조가 되기를 바라고
在地願爲連理枝(재지원위연리지) 땅에서는 연리지가 되기를 원하네
다음 국어사전 ;
비익조 [
연리지를 읊은 유명한 시 한 편을 소개 합니다.
콩아 졸아라 하고 콩깍지는 탄다.
콩은 솥 속에서 울고 있다.
본시 한 가지에서 태어 났는데
어떻게 이렇게도 들뽂아 주십니까.
칠보의 시로 유명한 중국 삼국지의 영웅 조조의 세째 아들인 조식이, 임금이 되어 자신을 역모로 몰아 국문을 하게 된 첫째 아들 조비 앞에서 일곱 발자국을 세는 동안 시 한편을 지어라는 어명에 짓게 된 천하의 명시입니다.
이 시 한편의 평판이 어떠한지는 후세 시인들의 평에서 잘 알 수 있습니다.
남북조 시대, 사령운이라는 유명한 시인이 천하 제일의 시인이라고 칭송받고 있었는데 그가 말하기를,
천하의 모든 재주를 한 섬(열 말)의 구슬에 비유한다면
조식이 여덟 말을 가지고,
그 나머지 두 말 중 한 말은 자기가 갖고, 나머지 한 말은 천하 세상사람들이 나누어 가지고 있다.
고 했습니다.
<속리산 답사길에서 보게 된 연리지>
중국인들의 사랑의 노래, 비익조 연리지를 탄생시킨 백낙천의 명시 <장한가>를 올립니다.
장한가 [長恨歌]
당나라 시인 백낙천(백거이)이 지은 시.
당 현종(玄宗)이 양귀비에게 홀려 정사(政事)를 소홀히 하자 혼란한 틈을 타서 안사(安史; 안록산)의 난(亂)이 일어난다.
6군(六軍)의 강압에 의해 양귀비를 죽이게 되나 현종은 양귀비가 그리워 잊지 못한다.
〈장한가>는 백낙천이 이 비련을 한무제(漢武帝)와 이부인(李夫人)의 고사(故事)에 가탁(假託)하여 노래한 것이다.
<長恨歌 (장한가) ; 백낙천>
漢皇重色思傾國(한황중색사경국) : 한의 황제 아름다운 여인 좋아하여 절세 미인을 생각하였으나
御宇多年求不得(어우다년구부득) : 황제의 자리에 오르고도 몇 년 지나도록 찾지 못했다
楊家有女初長成(양가유녀초장성) : 양씨 가문에 딸이 있어, 이제 갓 장성하였는데
養在深閨人未識(양재심규인미식) : 규방 깊숙한 곳에서 자란지라 아무도 알지 못했네
天成麗質難自棄(천성려질난자기) : 하늘이 내린 아름다움은 묻히기 어렵도다
一朝選在君王側(일조선재군왕측) : 어느 날 갑자기 뽑혀 황제를 모시게 되었다
廻眸一笑百媚生(회모일소백미생) : 눈동자 돌려 한 번 웃으면 천하의 교태 생기고
六宮粉黛無顔色(육궁분대무안색) : 분으로 연지로 치장한 육궁 궁녀들 얼굴빛을 잃었다
春寒賜浴華淸池(춘한사욕화청지) : 봄 날씨 쌀쌀하여 화청지를 하사하시니
溫泉水滑洗凝脂(온천수활세응지) : 온천물이 매끄럽게 흘러 보드라운 살결을 씼어주네
侍兒扶起嬌無力(시아부기교무력) : 시녀들이 부축해서 일으키니 요염하게 하늘거렸는데
始是新承恩澤時(시시신승은택시) : 이것이 천자의 사랑을 받게 된 시초였다
雲鬢花顔金步搖(운빈화안금보요) : 구름같은 머리카락, 꽃다운 얼굴, 걸으면 흔들리는 금비녀
芙蓉帳暖度春宵(부용장난도춘소) : 연꽃 수놓은 따뜻한 휘장 안에서 봄 밤이 깊어간다
春宵苦短日高起(춘소고단일고기) : 봄밤은 너무 짧아 해가 이미 높이 솟으니
從此君王不早朝(종차군왕부조조) : 그 뒤로 천자는 아침 조회에 나가지 않았다.
承歡侍宴無閒暇(승환시연무한가) : 기뻐 잔치를 벌임에 한가한 시간이 없었다.
春從春游夜專夜(춘종춘유야전야) : 봄에는 봄 따라 놀고 밤에는 새도록 놀았다.
後宮佳麗三千人(후궁가려삼천인) : 후궁에 미녀가 삼천 명이나 되지만
三千寵愛在一身(삼천총애재일신) : 삼천 미녀의 총애가 오직 한 몸에 머물렀다.
金屋粧成嬌侍夜(금옥장성교시야) : 금빛 궁궐에서 화장하고 교태로 황제 모시는 밤
玉樓宴罷醉和春(옥누연파취화춘) : 옥루의 연회가 마치자 취하여 봄날처럼 따뜻했다.
姊妹弟兄皆列土(자매제형개렬토) : 형제자매가 모두 봉토를 나누어 받았으니
可憐光彩生門戶(가련광채생문호) : 부러워라, 광채가 가문에 생생하였다.
遂令天下父母心(수령천하부모심) : 마침내 세상의 부모 된 사람들 마음이
不重生男重生女(부중생남중생녀) : 아들 낳는 일보다 딸 낳은 일을 귀하게 여겼다.
驪宮高處入靑雲(려궁고처입청운) : 여궁의 높은 곳으로 푸른 구름 모여들고
仙樂風飄處處聞(선낙풍표처처문) : 신선의 음악이 바람에 날려 곳곳에서 들려온다.
緩歌慢舞凝絲竹(완가만무응사죽) : 느린 노래, 느린 춤이 악기에 어울려 행해지니
盡日君王看不足(진일군왕간부족) : 종일토록 보아도 황제는 다시 보고 싶어 했다.
漁陽鼙鼓動地來(어양비고동지내) : 어양 땅에서는 전쟁의 북소리가 땅을 울리니
驚破霓裳羽衣曲(경파예상우의곡) : 그 놀라움에 예상우의곡도 소리가 끊기었다.
九重城闕煙塵生(구중성궐연진생) : 구궁궁궐에서 전쟁의 연기와 먼지 일어나
千乘萬騎西南行(천승만기서남항) : 수천수만 수레와 말들이 서남으로 피해갔다.
翠華搖搖行復止(취화요요항복지) : 화려한 깃발 흔들거리며 가다가 다시 서며
西出都門百餘里(서출도문백여리) : 서쪽으로 대궐문을 나와 백여 리를 나갔다.
六軍不發無奈何(육군부발무나하) : 모든 군대가 움직이지 않으니 이를 어찌하나
宛轉蛾眉馬前死(완전아미마전사) : 아름다운 양귀비가 임금 말 앞에서 죽는데
花鈿委地無人收(화전위지무인수) : 꽃비녀가 땅에 떨어져도 줍는 사람 없었다.
翠翹金雀玉搔頭(취교금작옥소두) : 취교와 금작과 옥소두 같은 장신구도 버려졌도다.
君王掩面救不得(군왕엄면구부득) : 임금은 얼굴을 가리려 했으나 어쩔 수가 없어
回看血淚相和流(회간혈누상화류) : 돌아보니, 피눈물이 서로 엉기어 흘러내렸다.
黃埃散漫風蕭索(황애산만풍소삭) : 누런 흙먼지 흩어져 자욱하고 바람은 스산한데
雲棧縈紆登劍閣(운잔영우등검각) : 구불구불한 잔도를 지나가서 검각에 올랐다.
峨嵋山下少人行(아미산하소인항) : 아미산 아래에는 다니는 사람 드물고
旌旗無光日色薄(정기무광일색박) : 깃발들은 빛을 잃고 햇빛도 엷어졌다.
蜀江水碧蜀山靑(촉강수벽촉산청) : 촉 땅의 물빛은 보석 같고 산은 푸른데
聖主朝朝暮暮情(성주조조모모정) : 임금에게는 아침마다 저무는 마음이었다.
行宮見月傷心色(항궁견월상심색) : 행궁에서 보는 달도 상처받은 양귀비 얼굴빛
夜雨聞鈴腸斷聲(야우문령장단성) : 밤비에 들리는 방울소리도 애간장 끊는 소리였다.
天旋地轉廻龍馭(천선지전회용어) : 난리가 평정되어 황제 수레 돌아오는데
到此躊躇不能去(도차주저부능거) : 여기에 이르러서는 머뭇머뭇 차마 떠나지 못한다.
馬嵬坡下泥土中(마외파하니토중) : 마외역 언덕 아래 진흙 땅 속에서도
不見玉顔空死處(부견옥안공사처) : 옥 같은 얼굴은 보이지 않고, 죽은 곳만 쓸쓸하다
君臣相顧盡沾衣(군신상고진첨의) : 임금과 신하 서로 돌아보니 눈물이 옷을 적시고
東望都門信馬歸(동망도문신마귀) : 동쪽으로 여러 대궐문 바라보며 말 가는 대로 돌아간다.
臨邛道士鴻都客(임공도사홍도객) : 임공의 도사로서 도성에 머무는 길손 있어
能以精誠致魂魄(능이정성치혼백) : 정성으로 혼백을 불러들일 수 있다고 하는구나.
爲感君王展轉思(위감군왕전전사) : 황제의 잠 못 드는 처지가 가련하여
遂敎方士慇懃覓(수교방사은근멱) : 마침내 방사를 시켜서 은근히 찾아보게 하였다.
排空馭氣奔如電(배공어기분여전) : 구름에 올라 공기를 타니 빠르기가 번개 같아
升天入地求之遍(승천입지구지편) : 하늘에 오르고 땅을 들며 두루 찾아보았다.
上窮碧落下黃泉(상궁벽낙하황천) : 위로는 하늘 끝까지 아래로는 황천까지 찾았으나
兩處茫茫皆不見(양처망망개부견) : 두 곳이 너무 넓어 어디서도 찾아보지 못했다.
忽聞海上有仙山(홀문해상유선산) : 바다 위에 신선이 사는 산이 있다는 말 들었으나
山在虛無縹緲間(산재허무표묘간) : 아득한 사이에 산은 텅 비어 있었다.
樓閣玲瓏五雲起(누각령롱오운기) : 영롱한 누각에 오색구름 피어나고
其中綽約多仙子(기중작약다선자) : 그 안은 아름다운데 선녀들이 많이 있었다.
中有一人字太眞(중유일인자태진) : 그 중에 한 사람 있었으니 이름은 태진인데
雪膚花貌參差是(설부화모삼차시) : 눈 같이 흰 피부, 꽃 같이 고운 얼굴이 양귀비 같았다.
金闕西廂叩玉扃(금궐서상고옥경) : 황금 대궐 서쪽 행랑에서 옥대문을 두드려
轉敎小玉報雙成(전교소옥보쌍성) : 여종인 소옥에게 전하여 쌍성에게 알려주었다.
聞道漢家天子使(문도한가천자사) : 한나라 황제의 사신이 왔다는 말 전해 듣고
九華帳裏夢魂驚(구화장리몽혼경) : 아홉 겹의 깊은 휘장 속에서 잠자던 혼이 놀랐다.
攬衣推枕起徘徊(남의추침기배회) : 옷을 잡고 베개 밀어 제치고 일어나 배회하다가
珠箔銀屛迤邐開(주박은병이리개) : 주렴과 은병풍이 스르르 열리더니
雲鬢半偏新睡覺(운빈반편신수교) : 구름 같은 머리 반쯤 기운채로 막 잠이 깨어
花冠不整下堂來(화관부정하당내) : 화관도 정제하지 못한 채로 방에서 내려온다.
風吹仙袂飄飄擧(풍취선몌표표거) : 바람이 부니 선녀의 소맷자락이 날리어
猶似霓裳羽衣舞(유사예상우의무) : 예상우의곡으로 춤추는 듯 하였다.
玉容寂寞淚闌干(옥용적막누란간) : 옥 같은 얼굴에 고독이 깃들고 눈물이 그치지 않았다.
梨花一枝春帶雨(이화일지춘대우) : 배꽃 한 가지가 봄비에 젖은 듯이
含情凝睇謝君王(함정응제사군왕) : 정을 품고 눈물을 머금고 황제께 감사하였다.
一別音容兩渺茫(일별음용량묘망) : 한번 이별 뒤에 아련해진 황제의 음성과 얼굴
昭陽殿裏恩愛絶(소양전리은애절) : 소양전각 안에서의 임금의 은혜 끊어진 뒤로
蓬萊宮中日月長(봉래궁중일월장) : 봉래궁전 안에서의 세월은 길기만 하였습니다.
回頭下望人寰處(회두하망인환처) : 고개 돌려 인간 세상을 내려다보니
不見長安見塵霧(부견장안견진무) : 장안은 보이지 않고 티끌과 안개만 자욱합니다.
唯將舊物表深情(유장구물표심정) : 오직 지난날 쓰던 물건 가져다 나의 깊은 정 보이려
鈿合金釵寄將去(전합금채기장거) : 자개함과 금비녀를 부쳐 보내려합니다.
釵留一股合一扇(채류일고합일선) : 비녀와 자개함도 한 쪽을 정표로 남기려
釵擘黃金合分鈿(채벽황금합분전) : 금비녀 반으로 나누고 자개함 반으로 쪼개었습니다
但敎心似金鈿堅(단교심사금전견) : 본래 하나였던 우리의 마음이 이 비녀와 자개함처럼 굳게 맺어졌다면
天上人間會相見(천상인간회상견) : 언젠가는 천상이든 인간세상에서든 서로 만날 날이 있겠지요
臨別殷勤重寄詞(림별은근중기사) : 떠나려 함에 은근히 거듭 부탁의 말을 하니
詞中有誓兩心知(사중유서량심지) : 말 가운에 서약함이 있으니 마음으로 알리라.
七月七日長生殿(칠월칠일장생전) : 어느 칠월 칠석 날 장생전에서
夜半無人私語時(야반무인사어시) : 사람 아무도 없는 깊은 밤에 사사로이 나눈 말
在天願作比翼鳥(재천원작비익조) : 하늘에서는 비익조가 되기를 소원하옵고
在地願爲連理枝(재지원위련리지) : 땅에서는 연리지가 되기를 원하나이다.
天長地久有時盡(천장지구유시진) : 높은 하늘도 장구한 땅도 다할 때가 있지만
此恨綿綿無絶期(차한면면무절기) : 이들의 한은 이어져서 끊어질 때가 없으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