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할 수 없는 나의 인생은
이현주
친구들이 나에게, 너의
인생을 설명하라고 합니다
나는 아무 할 말이 없어서
거기에 찻잔이 있으면
찻잔을 만지고
슬픈 별이라도 떠 있는 밤이면
별을 쳐다볼 수 있는
작은 행운에 나의 몸을 숨깁니다
친구들은 나에게
너의 인생을 설명하라고 합니다만
걸어가도 제 자리요
가만 있어도 이미 저만큼인 걸
노을 비낀 잣나무 마른 가지에
마지막 울음 우는 산까치처럼
어쩌다가 다정한 눈물 한 방울
떨어뜨릴 수만 있으면
그것으로 나의 인생은 그만입니다
설명할 수 없는 나의 인생은
마침내 한 방울 눈물입니다
이현주 목사는 우리의 인생은 설명할 수 없는 인생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사실 그러합니다. 우리의 인생은 무엇으로 쉽게 정의할 수 없는 인생이지요. 나를 드러내고 세우려 정의하려 하면 할수록 더 복잡하고 설명하기 어려워질 뿐이고, 정의한다 할지라도 방금 내뱉은 말조차 잊어버리는 번복하고 하는 유한한 인간이기에 의미 없는 일이기도 한 것이지요. 다만, 그런 우리의 인생이기에 다정한 눈물 한 방울 떨어뜨릴 줄 아는 인생이면 충분한 것입니다. 참 아픔과 슬픔, 분쟁과 분열이 상당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세계 이곳 저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전쟁과 분쟁이 그러하구요, 특히 지난 10월 2주기를 맞이했던 이태원 참사도 그러합니다. 이러한 삶의 자리에서 항상 연약한 인생을 긍휼이 여기셨던 주님을 기억하며 다정한 눈물 한 방울 떨어뜨릴 수 있는 인생이 되면 좋겠습니다. 그러한 눈물 한 방울이면 우리의 인생은 충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