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나 중국 러시아 유럽연합처럼 대륙적 규모를 가진 나라들이나 우주선을 날리던 시대를 접고 머스크 한 개인의 기업으로 그 어떤 국가도 따라올 수 없는 우주 정복 기업을 이루는 과정을 서술한 스페이스 X란 책은 사업가를 꿈꾸는 사람은 물론 세상의 통념을 넘어선 꿈을 추구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꼭 읽어봐야만 한다.
그 허망해 보이는 꿈이 얼마나 우리를 행복하게 하고 얼마나 큰 성취의 원동력이 되는지를 생생하게 그려서 보여주는 책이니까...
머스크가 스페이스 X란 기업으로 지구의 멸망을 대비해 화성 이주를 추구한다는 소식을 처음 접하고 나는 그를 사기꾼 기업가라 추측했었다. 인류에게 가장 임박한 멸종의 위협인 지구온난화를 피해 지구의 가장 척박한 환경보다도 더 척박한 화성으로 가느니 나처럼 원천적으로 지구온난화를 막는 노력을 하거나, 지금은 사람들이 살지 못하는 한대지방으로 평화롭게 이주해가는 방법을 찾는게 더 생존의 가능성이 높다고 확신하기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 인간의 수준을 지구라는 한 행성에 종속되지 않는 다행성종으로 발전시켜 지구가 물리적으로 파괴되는 재앙이 오더라도 인류의 정신이 살아남게 하겠다는 논리를 접하고는 머스크가 사기꾼은 아니고 종교적 사업가라고 생각을 바꾸게 된다. 소행성 충돌로 공룡 시대의 생물이 거의 절멸했듯 앞으로도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으리라 단정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어지간한 소행성이야 인간이 가진 핵폭탄의 위력으로 충돌을 피할 수 있겠지만 규모가 크면 우리는 절멸할 수밖에 없고 누군가는 우주선을 타고 지구밖으로 도망을 나가야만 인간 종족이 단 하루라도 더 생존해 남을 수 있다는 생명의 숙명과 논리적 사고를 나는 존중하기 때문이다.
혼자 아끼고 절약해서 막을 수 있는 지구온난화가 아닌데다 모두들 다 함께 죽는다면 기꺼이 죽겠다며 지구온난화를 진지하게 막아보려는 나를 비웃고 조롱하지만 재앙이 눈 앞에 닥치면 다들 단 하루라도 더 살기 위해 발버둥칠 것임을 나는 명확히 안다. 막을 수 없다면 내 죄라도 없어야 한다.
머스크와 스페이스 X는 일회성 우주선 발사라는 기존 우주 여행의 패러다임을 바꾸어 재사용 가능한 우주선을 이용해 중국 러시아 미국 등이 할 수있는 우주 발사체 발사보다 수십배가 넘는 발사 횟수를 기록하였다. 화성에 인류가 정착하려면 재사용 가능한 우주선을 만들어야만 한다는 머스크의 종교적 신념이 그 방향으로의 기술 개발을 끊임없이 밀어부치고 그에 동조하는 머스크교 신자들이 자신의 삶을 포기해가며 모든 시간을 스페이스 X에 쏟아부은 결과이다. 상상을 초월한 꿈이 더 큰 현실적 목표를 설정하게 만들어 그 원래의 꿈은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더 큰 현실적 목표는 달성하는 대표적인 종교적 성공의 방식을 따른 덕분이다.
신도들에게는 무소유를 강조하는 교주님들이 스스로는 막대한 돈과 권력을 주무르는 이유가 하늘의 뜻을 땅에서 펼치는데 있듯이 머스크가 막대한 재산을 가지려는 이유 또한 화성 인류 정착을 시도하기 위한 자금의 확보에 있다는 사상도 정확히 일맥상통한다. 대부분의 종교 단체들이 하늘의 역사를 위한 자금 확보의 명분으로 각종 사업을 추진하듯 머스크도 화성 이주와 전혀 관계없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인 트위터의 인수나 테슬라란 최고급 전기 자동차의 판매와 스타링크란 세계 5위 규모의 통신 서비스 운영(위성 관련, 일반 통신 불가 지역 관련으론 세계 1위로서 전세계 통신 서비스를 하나로 통일하려는 기업적 목표를 가지고 있다.)처럼 화성 정착과는 전혀 관계없는 사업도 같은 명분으로 추진된다.
10만기나 되는 저고도 위성이 사용되는 그런 막대한 소모성 사업을 보고 있노라면 머스크가 가뜩이나 심한 경쟁을 더더욱 부추겨서 지구온난화를 더욱 가속시키고 끝내는 인류 멸종의 위기를 더 빠르게 다가오도록 만들 것 같기도 하다. 천국을 연다던 종교들이 종교 전쟁으로 지옥을 창조했듯이...
교주님의 목적이 정말 하늘의 뜻에 있는지 머스크의 목적이 정말 화성 정착에 있는지 나는 알지 못하지만 나는 같은 신도들끼리는 정말 천국에서 사는 것처럼 사이좋게 지내는 모습을 보면서 감동하듯 머스크의 그 엄청난 위업을 보고 감동한다. 그러나 또 한편으론 그들이 단순히 신도나 직원들을 착취하기 위한 수단으로 아름다운 명분을 이용할 뿐이라는 의심도 완전히 버리지는 못한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것은 타인이 가진 종교의 자유를 존중하려면 테슬라의 사업 방식도 존중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현실에서 정말 큰 성취를 원하는 분들은 교주님들이나 머스크처럼 그게 안되면 하다 잘 나가는 신도나 고위급 직원들처럼 사는 삶의 방식을 선택하는게 지혜롭다는 것이다.
특정 종교와 관계없는 자발적 무욕의 정신으로 사는 나같은 사람은 그 길을 걷지 않지만 그건 어린 시절의 가난과 성인 된 후의 건강이 나의 발목을 잡았기 때문에 욕망이 없는게 아니라 욕망을 달성할 능력이 없는 거라고 말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