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 새벽기도회 때 정기연목사님의 설교 중 강화도 홍의교회 종순일 성도에 대하여 말씀하셨는데, 참 귀한 이야기여서 옮겨드립니다.
2. 강화도 홍의교회는 1897년 강화도에서 두 번째로 세워진 교회인데, 복음을 받아들일 때부터 믿음과 열정이 뜨거워, 선교사의 도움 없이 예배당을 건축했고, 일 년만에 교인이 팔십 명이 될 정도로 교회 부흥의 불길이 뜨거웠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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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놀라운 일은 교인들 중 첫 세례자가 나오게 되었는데, “우리가 마을에서 처음 믿었고, 한 날 한 시에, 함께 믿어, 한 형제가 되었으니 한 일(一) 자로 돌림자를 쓰자.” 하고 개명(改名)을 했다는 것인데, 성은 부모님이 준 것이라 바꿀 수 없었고, 이름의 마지막 글자를 한 일자로 통일하였으니 가운데 자만 정하자 하고 신앙적으로 좋은 의미를 지닌 ‘애’(愛), ‘신’(信), ‘능’(能), ‘순’(純), ‘충’(忠), ‘봉’(奉), ‘은’(恩), ‘경’(敬) 같은 자를 적은 종이를 주머니에 넣고 기도한 후에 하나씩 뽑아 자신의 이름으로 사용했습니다. 그래서 교인들 이름이 박능일, 권신일, 종순일, 권혜일 등이 되었는데, 이들이 홍의 교회 개척교인들입니다.
4. 이처럼 파격적으로 이름을 바꾼 교인들을 보고 믿지 않는 사람들은 “예절도, 촌수를 모르는 상것들이라”며 “검정개”(그 때 교인들은 죄인이라는 의미로 검은 옷을 입고 다녔다)라고 조롱했지만 ‘육적 질서’ 대신 ‘영적 질서’를 따르기로 한 교인들의 의지를 꺾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홍의 마을에서 시작된 개명 전통은 강화 전 지역으로 확산되어 선교 초기 ‘일’자 돌림으로 개명한 강화 일대 교인들은 60여명에 달했습니다.
5. 이들 개명한 교인들은 이름을 바꾼 만큼 신앙에서도 철저하였는데. 개척 교인 종순일(種純一)이 대표적입니다.
6. 종순일은 예수 믿기 전 ‘마을 부자’ 소리를 들을 정도로 재물에 여유가 있어 그 마을 사람 가운데 그에게 돈을 빌려 간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고 합니다.
하루는 마태복음 18장 23절 이하에 나오는 1만 달란트 탕감받은 신하가 1백 데나리온 빚진 자를에게 빚을 갚으라 하여 빚 탕감이 취소되고 감옥에 갇힌 이야기를 읽고 며칠 고민하다가 자기에게 돈 빌려 간 마을 사람들을 집으로 불러 모았습니다.
7. 그리고 자신이 읽은 마태복음 말씀을 들려주었습니다.
“오늘 내가 예수 믿고 죄 사함 받은 것이 천만 냥 빚 탕감 받은 것보다 크거늘, 여러분에게 백 냥, 천 냥 돈 빌려주고 그걸 받으려 한다면 이는 성경 말씀에 나오는 악한 종이라 할 것이요. 이 시간 후로 여러분이 갚을 빚은 없소.”
그는 문갑에서 빚 문서들을 꺼내 보는 앞에서 불태워 없앴습니다. 행여나 빚 독촉을 받는 것인 아닌가, 두려운 마음으로 왔던 마을 사람들은 놀란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곤 감격하여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요즘 없는 빚도 있다고 우겨서 남의 돈을 빼앗는 세상인데 어찌하여 예수교 하는 사람은 자기 돈까지 버려 남을 도우니 참 갸륵한 일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홍의 마을의 복음화는 급속하게 이루어졌습니다. 1900년 4월에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8. 그 후 종순일은 ‘부자 청년’에 대한 말씀(마태 19:16-30)을 읽은 후 자기 재산을 모두 처분하여 마을의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고 남은 것은 교회에 기부하였습니다. 그리고는 부인과 함께 고향을 떠나 전도 길에 나섰습니다.
종순일은 전대도, 식량 주머니도 차지 않은 ‘가난한 전도자’가 되어 남이 가지 않는 ‘땅 끝’(행 1:7)을 찾아 전도하였습니다. 아직 복음이 들어가지 않은 강화 남부 길상면으로 가서 전도한 결과 길직, 길촌, 온수, 선두, 넙성, 덕진 등지에 교회가 설립되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석모도와 주문도, 영종도 같이 교통이 불편한 섬들을 찾아다니며 전도하고 목회하였습니다.
9. 종순일은 1917년 감리교에서 목사 안수를 받고 강화 남쪽 주문도 진촌교회(현 서도중앙교회)에 부임했습니다.
그곳에서도 교인들이 목사의 신앙을 본받아 서로 빚을 탕감해 주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마을 사람들 모두 감동하였고 교회를 보는 눈이 달라졌습니다. 오래지 않아 당시 섬 주민 181호 가운데 134호가 교회에 나오게 되었으니 전 주민의 75%가 교인이 되는 놀라운 결과를 얻게 된 것입니다. 지금도 면소재지인 주문도가 ‘술집과 다방이 없는’ 성역(聖域)으로 남게 된 데는 이러한 감동적인 복음 역사가 크게 작용하였던 것입니다.
종순일의 이야기는 1900년 대한그리스도인회보와 미국 선교사의 연회보고서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10. 우리의 믿음의 선조들이 이렇게 복음의 씨앗을 심었기에 지금 한국교회가 있는 것입니다.
지금 한국교회의 문제는 말씀은 많이 아는데 그대로 살지 않는 데 있다고들 합니다.
우리 모두 자신 삶을 말씀 앞에 비추어 보아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말씀대로 살 힘을 주시기를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첫댓글 아멘 말씀대로 사는삶이 최고의삶임을 실천하는 축복이 있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