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작년 세계 TV시장 ‘절반’ 차지
“하반기 ‘피크아웃’ 상황에서도
프리미엄 TV 판매 꾸준히 늘어”
삼성, 16년째 글로벌 점유율 1위
지난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글로벌 TV 시장 점유율 1, 2위를 굳건하게 지켰다. 두 회사의 점유율(판매액 기준) 합계는 48%로 절반에 가깝다. 하반기(7∼12월) ‘피크 아웃(Peak out·수요가 정점을 찍고 하락하는 단계)’이 두드러졌지만 프리미엄 TV 판매는 꾸준히 늘었기 때문이다.
20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판매액 기준 점유율 29.5%, 판매량 기준 점유율 19.8%를 기록해 2006년 이후 16년 연속 1위를 달성했다. LG전자는 판매액 기준 점유율 18.5%, 판매량 기준 점유율 12.8%를 기록해 삼성의 뒤를 이었다. 지난해 LG전자의 매출 기준 점유율은 사상 최대다. 일본 소니(9.5%), 중국 TCL(8.0%)과 하이센스(6.8%) 등 경쟁 회사들의 매출 점유율은 한 자릿수 수준에 그친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판매량 기준 점유율 합계는 32.6%로 지난해 전 세계에서 팔린 TV 3대 중 1대에 해당하는 규모다. 두 회사의 판매액 기준 점유율이 판매량 점유율보다 높다는 것은 경쟁 회사들보다 프리미엄 제품을 많이 팔았다는 것을 뜻한다.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TV인 ‘QLED’는 지난해 943만 대가 팔리면서 2019년 532만 대, 2020년 779만 대의 성장세를 이어갔다. QLED의 성장에 힘입어 삼성전자는 2500달러(약 299만 원) 이상 고가의 프리미엄 TV 시장 점유율 42.1%, 80인치 이상 초대형 TV 시장 점유율 44.9%를 기록했다.
LG전자의 프리미엄 TV인 ‘OLED’는 지난해 404만8000대가 팔리며 2020년(204만8000대)의 두 배 가깝게 성장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10∼12월)에 분기 기준 최대 규모인 141만3000대의 OLED TV를 팔며 피크 아웃에서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OLED TV의 평균 판매가격은 1861.7달러(약 223만 원)로 액정표시장치(LCD) TV 평균 판매가격(507.7달러·약 60만 원)의 세 배에 달한다.
지난해 글로벌 TV 판매량은 2억1353만7000대로 2019년(2억2546만9000대) 대비 1193만2000대나 줄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폭발했던 수요가 하반기 접어들며 꺾였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성장세를 이어갔다.
올해에도 삼성전자는 ‘더 세리프’ ‘더 프레임’ ‘더 세로’ ‘더 테라스’ ‘더 프리스타일’ 등 맞춤형 TV를 통해 소비자들의 요구에 대응해 나가는 전략을 세웠다. LG전자는 OLED의 대세화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홍석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