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한증'과 '땀 과다증' 용어 어떻게 생각하세요?

[zoono]

땀이 많이 나는 것을 지칭하는 공식 용어가 '다한증'이지요.
그런데 의학계에서는 의학용어를 쉽게 하려는 차원에서
몇 년 전 '땀 과다증'이라고 바뀌었나봅니다.

액와부 이런 것을 겨드랑이로 바꾸는 것은 매우 좋아보이고,
이와 같이 어려운 의학용어를 보통사람에게 쉬운 용어로 바꿔주는 것은 정말 감사드릴 일입니다.
(액와부 다한증 => 겨드랑이 땀 과다증)

그런데 다한증이 땀 과다증으로 바뀐 것은 좀 의외입니다.
다한증의 '한'이 땀을 뜻하는 한자라는 걸 모르면 어려울 것이라 생각하고 바꾸었나 봅니다.

학교의 '학'자도 배울 학이라는 한자를 모르면 이해할 수 없는 것인데,
'땀 한'이라는 한자를 모른다고, 이것이 어렵다고 이렇게 일반적으로 단정할 수 있나 싶습니다.
또 지나칠 과, 많을 다, 증상 증 자는 그 어려운 한자를 그대로 계속 사용하고 있습니다.
'과다증'


이 카페 이름도 뒷 부분에 '(다한증모임)'이라는 부분이 붙지요.
이 이름이 만들어진 초기에는 이를 지적하는 의견이 약간 있었습니다.

다한증 모임에 들락거리는 것을 지인이 보면 부끄러우니
뒷 부분을 빼고, 앞 부분만 살려 '땀을 극복하는 사람들'로만 하자는 것이지요.
그걸로 봐서 그 당시 그렇게 어려운(?) '다한증'이라는 말만 들어도, 일반인들은 다 알아 들었나 봅니다.
(당시 땀을 극복하는 사람들이란 이름으로만 하면 치료모임인지 다른 사적인 모임인지 매우 불분명해지니
뒷 부분은 그대로 유지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완강하게 관철했습니다.)

아마 바뀐 공식용어에 따르면 카페이름을
'땀을 극복하는 사람들 (땀 과다증 모임)' 이렇게 바뀌어야 될 듯합니다.

물론 이런 이름 변경 작업은 필요 없습니다.
고유명사이가 때문에 당연히 그 자체가 틀린 것이라고는 말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국어사전에도 전문용어는 그 분야의 의견을 따르므로 이미 변경된 것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다한증 [多汗症/證]
[의학] ‘땀 과다증(-過多症)’의 이전 말.



그런데 우리 땀극사 카페에서 '다한증'을 검색하면 30115 건이 나오는데,
'땀 과다증'을 검색하면 단 2 건(4 건 중 중복 게시글 3 건)이 나옵니다.
압도적으로 일반인들은 이미 그 어려운(?) 다한증이란 용어를 많이들 사용하고 있지요.


원래 표준어라든가 용어는 약속이기 때문에 그것을 따라주는 것이 맞습니다.

그런데, '땀 과다증'이라는 용어로 바꾸는 것은 '다한증'이 매우 어려운 용어라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인데,
저는 이미 익숙해서 그런지, 아니면 실제로 그런지 '다한증'이 더 편해보입니다.

땀 과다증은 글자수도 오히려 더 늘어나고, 심지어 가운데에 띄어쓰기까지 있습니다.
(붙여 쓰면 '땀과다증'이라고 해서 '땀과 다증'이라고 읽힐 것을 방지하려는 뜻인 것 같습니다.)
또 발음도 땀 과다증이 좀 더 어렵고, 발음하는 시간도 더 길어집니다.


저야 다한증이 익숙하지만, 어느 용어가 살아남을지는 모르겠습니다.
공식적으로 바뀐 명칭을 전문가들은 가급적 따르려할 것이고,
기존에 그 말을 쓰는 사람은 그대로 쓸 것입니다.

몇 십 년 뒤에 '아재들'은 다한증이라하고, '젊은 오빠들'은 땀 과다증이라고 말하는 현상이 생길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반대로 '다한증'이란 용어가 대다수 일반인들이 받아들여 그대로 유지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땀 과다증은 작명 실패의 용어로 책속에서만 존재할지도 모르지요.

벌써 바뀐지 5년이 넘은 것 같은데 새 용어가 낯선 것을 보면 그럴 확률이 커보입니다.

저는 글자수가 적고, 발음이 편하고,땀 한의 한자가 어렵지 않기 때문에
다한증이란 용어가 살아있을 거라고 조심스럽게 예상해봅니다.

땀 과다증이란 용어가 일반인들을 배려하는 맥락에서 나온 용어라 함부로 말하기도 조심스럽습니다.
(전문가들끼리만 어렵게 쓰려는 의도가 아니기에)
그런데 과연 땀 과다증이란 말이 그 의도에 부합되는 용어일까요.

그냥 생각을 한 번 정리해보았습니다.


땀극사에서 논의된 의견이 그대로 반영되는 것은 당연히 아니겠지만,
하나의 중요한 참고자료는 되겠지요.

어차피 뭐라 부르던 이놈의 땀에 고생하는 것은 달라지는 것이 없습니다. ^^

다들 건승하셔요~

※ 건승 : (건)조에 (승)리


- zoono -


설문 조사
1.
'다한증'과 '땀 과다증' 어느 것이 쉽고 편하신가요?

2.
어느 용어가 살아남았으면 좋겠나요?

3.
자신의 희망과는 별도로, 실제 어느 용어가 살아남을까요?

[Bud]

1.저는 땀 과다증이라는 용어가 더 좋습니다. 다한증은 왠지 환자라는 느낌이 들게만드는 어감인듯요(사견입니다)

2. 어느 쪽이든 상관없습니다^^

[ekdud020]

땀과다증이라 바뀌면 더 민망해서 말도못할거같네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