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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공학 Root Cause Analysis 본 민주당 경선:
화려한 승리 뒤에 감춰진 조기 레임덕의 그림자
1. '이재명의 착각' - 애초부터 얇았던 지지 기반
이 모든 균열을 이해하는 출발점은 하나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압도적으로 당선된 게 아니었다. 12·3 계엄과 탄핵이라는, 여당 후보에게 역대 가장 유리한 조건에서 치러진 선거였음에도 득표율은 49.42%로 과반에 못 미쳤고,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가 41.15%까지 따라붙었다. 최악의 조건에서도 승부가 8%포인트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는 건, 일반적인 시국이었다면 오히려 패배할 수도 있었던 취약한 기반이었다는 뜻이다. 정치평론가들 사이에서는 사법리스크를 둘러싼 논란이 이 대통령에 대한 폭넓은 신뢰 형성을 가로막은 요인 중 하나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런데 취임 초반 이재명 대통령 특유의 행정 추진력과 시원시원한 일 처리가 국민들에게 새 기대감을 심어주면서 지지율은 60%대까지 치솟았다. 문제는 이 수치가 실제 지지 기반의 크기가 아니라 '기대감의 거품'이었다는 데 있다. 대통령과 여권이 이 초기 지지율을 자신의 실제 정치적 자산으로 착각한 것. 이른바 '이재명의 착각'이 이후 벌어진 무리한 당무 개입과 정책 강행의 근본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코어 지지층이 이탈하기 시작하자 지지율은 급격히 무너져,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이미 40%선이 깨지고 30%대 후반까지 떨어진 수치가 나왔다. 정치평론가들은 지지율이 한번 30%대에 진입하면 회복이 극히 어렵다는 통계를 근거로 들며, 이번 전당대회의 균열이 이 착시가 걷히는 신호탄이라고 본다.
2. 선호투표제 논란 - "이겼는데 진 선거"
이번 전당대회에서 가장 뜨거운 후폭풍을 남긴 건 처음 도입된 선호투표제(Ranked-Choice Voting)다. 정청래 후보는 낙선 직후 개인 방송을 통해 "1차 투표에서 내가 약 47%로 1위였고 김민석 후보는 42~43% 수준이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소병훈 중앙당 선관위원장은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다며 그 결과를 비공개한 채 곧바로 선호투표 합산 결과만 발표했다. 3위 송영길 후보가 탈락하며 그 지지표의 2순위가 대거 김민석 후보로 유입돼 최종 스코어가 54.08% 대 45.92%로 뒤집혔다는 게 일부 민주당 관계자의 분석이다. 일각에서 얘기하는 호남의 득표 차이가 문제가 아니다라는 거다.
문제는 이 제도가 '정식 결선투표'와 정치적 효과가 전혀 다르다는 점이다. 정식 결선이었다면 1위 후보를 중심으로 며칠간 선거운동과 TV 토론이 이어지며 "개혁 선명성을 지키자"는 여론(바람)이 결집할 시간이 있었을 것이다. 반면 선호투표제는 유권자가 애초 투표 시점에 1·2·3순위를 한꺼번에 마킹하고,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즉시 합산해버려 그 시간적 여지를 원천 차단한다. 친정청래계와 코어 지지층은 이 룰이 전당대회 준비위원회 단계에서 전격 도입될 때부터 "김민석 후보를 구제하기 위한 맞춤형 룰 변경"이라며 반발해왔고, 비용·시간 절감이라는 명분 뒤에 '관권·조직 선거의 기술'이 숨어 있었다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투표장에서는 정청래가 이겼는데 제도 때문에 당권을 빼앗겼다"는 심리적 불복이 새 지도부 출범과 동시에 깔리게 됐다.
3. 당무 개입으로 읽히는 다섯 장면
코어 지지층과 당내 비판 세력이 '이재명 대통령의 당무 개입'으로 의심하는 사례는 한둘이 아니다.
•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연계 의혹: 전당대회 최대 승부처인 호남권 투표 개시일 직전,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관련 민관 합동 점검회의를 주재했고, 같은 날 김민석 후보가 관련 기자회견을 열면서 "정부 정책을 특정 후보의 정치적 자산으로 활용하도록 도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 SNS "책임의 언어" 메시지: 6·3 지방선거 패배 이후 대통령이 "집권 여당은 신념의 언어보다 책임의 언어에 집중해야 한다", "이상주의자는 무능한 선동가가 된다"는 글을 SNS에 올리자, 정청래 대표의 연임을 저지하려는 노골적 개입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 기탁금 4배 인상에 대한 SNS 직접 훈수: 최고위원 기탁금이 500만 원에서 2,000만 원으로 인상되자 대통령이 소셜미디어로 직접 이를 비판하며 파장을 일으켰다.
• 청와대 행사에서의 '정청래 패싱': 해외 순방 출국장이나 주요 국정 보고 행사에 당 지도부를 조직적으로 배제하면서, '현 지도부는 대통령과 뜻이 맞지 않는다'는 신호를 당원들에게 주고 당내 선거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다는 시각이 존재한다.
• 이재명 대통령이 “대통령도 당원으로서 의견을 낼 권리”가 있다며 당무개입 논란을 직접 반박했다. 장치권은 이를 두고 “당 대표인지 대통령인지 헷갈리게 한다”며 비판했고, 일부 보도는 특정 후보 호불호 표현까지 당무개입 논란의 한 축으로 다뤘다.
기타 당무 개입은 아니지만 개헌 논의가 당과 먼저 한 것이 아니라 국민의힘의 중진 의원들과 골프 회동에서 "자신의 임기를 줄여서라도 반드시 하겠다"는 서언까지 나왔다는데 민주당 지지층의 분노가 극에 달했다.
4. 김민석 개인의 구조적 약점
코어 지지층이 김민석 신임 대표에게 전폭적 지지를 보내지 않은 데는 정치적 궤적 자체의 문제도 크게 작용했다. 그는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의 지지율이 흔들리자 탈당해 정몽준 캠프(국민통합21)로 옮겨간 이력이 있다. 당시 진보 진영으로부터 '철새 정치인'이라는 거센 비판을 받았고, 이후 18년 가까이 야인 생활을 해야 했다. 노사모 계열을 뿌리로 둔 강성 당원들에게 이 이력은 여전히 가장 큰 아킬레스건으로 남아 있다. 위기 상황에서 언제든 당을 배신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불신이 해소되지 않은 것이다.
여기에 정권과의 지나친 밀착도 우려를 키웠다. 지지층은 당이 청와대에 쓴소리를 하며 개혁을 주도하길 원하지만, 경선 과정에서 논란이 됐던 "대통령 관련 사건 공소취소 추진"에 대해 김 대표는 "조작된 기소는 취소하는 게 원칙"이라며 청와대와 코드를 맞췄다. 코어 지지층과 당내 진보 지식인 세력은 당 대표가 정권의 사법리스크를 해소하는 방패막이나 '수직적 거수기'로 전락할 것을 경계했다.
노선 문제도 있다. 김 대표는 김대중 정부 시절부터 이어진 중산층·서민 외연 확장을 명분으로 실거주자 종부세 완화 등을 주장했지만, 강성 지지층은 이를 "진보 정당의 가치를 훼손하고 부자 감세를 옹호하는 우클릭"이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이들은 선명한 대여 투쟁을 내세운 정청래 후보의 노선에 더 큰 매력을 느꼈고, 김 대표의 중도 확장론을 타협주의로 치부했다.
결정타는 네거티브 전술이었다. 정청래 후보와의 격차가 좁혀지자 김 대표는 "반명·분열주의·신천지 3자 연합을 깨야 한다"며 경쟁 후보 측에 신천지 세력이 개입해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확실한 근거 없이 당원들을 사이비 종교 세력으로 몰아세웠다는 반발이 거세지면서 최고위원 후보들과 당원들의 사퇴 압박까지 이어졌고, 이 사건은 강성 당원들이 김 대표에게 결정적으로 등을 돌린 계기가 됐다.
경선 막판에는 구두발을 테이블에 올린 사진이 언론에 배포되자. 스트레칭 중이였다는 변명을 함으로써 당원은 물론이고 일반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였다(윤석열 트라우마 재연).
5. 최고위원 몰표가 보내는 메시지
일반 국민여론조사(30% 반영)에서 이성윤(18.49%)·최민희(17.88%)·한민수(17.24%) 세 후보가 나란히 1~3위를 차지하며 최고위원을 싹쓸이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반면 청와대가 직접 밀어준 김용 후보는 막판 경쟁자 두 명의 강제 사퇴와 표 몰아주기라는 조직적 구제책까지 동원됐음에도 낙선했다. 이는 "청와대가 하자는 대로 일방적으로 끌려가는 당 지도부는 안 된다"는 당심·민심의 준엄한 경고로 읽힌다.
동시에 이는 실용주의·중도 확장 노선에 대한 거부이자 '개혁 선명성' 선택의 결과이기도 하다. 경선 기간 김민석 대표와 친명계가 종부세 완화 등 실용주의적 안정을 강조한 반면, 정청래 계열은 선명한 대여 투쟁과 개혁 과제 완수를 앞세웠다. 여론조사에서 친청계가 몰표를 받았다는 건, 지지층이 현 정권의 중도 확장 기조를 '기득권과의 타협'으로 규정하고 심판했다는 의미다. 향후 최고위원회 내에서는 부동산 세제 개편이나 개혁 입법 추진 시 이들의 강경한 목소리가 커질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경선 과정에서 도입된 룰 변경, 기탁금 인상에 대한 대통령의 SNS 개입, 막판 친명계 후보들의 기획 사퇴와 몰아주기가 코어 지지층에게 '줄 세우기 정치', '관권 선거'로 인식되면서, 여론조사라는 자발적 통로를 통한 집단적 저항권 행사로 이어졌다는 해석도 있다. 결과적으로 김민석 대표는 당선됐지만 청와대의 뜻을 일방적으로 대리 집행할 수 없는 구조에 갇혔고, 사법리스크 대응 방향·당직 인선·공천권 행사 등 주요 길목마다 '친명·안정론'과 '친청·개혁선명론'이 충돌하는 노선 투쟁이 예고된 상태다.
6. 흔들리는 총선 공천 셈법
2028년 총선을 앞둔 현역 의원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건 공천권이다. 기존에는 대통령과 가까운 '친명' 주류에 줄을 서야 공천과 선거에서 유리하다는 공식이 통했다.
하지만 청와대가 대놓고 밀어준 김용 후보가 조직적 구제책에도 참패하고, 주류 세력에 맞선 '팀 정청래'가 여론조사 몰표로 전원 생환하면서 이 공식이 흔들리고 있다. 의원들 사이에서는 "대통령 눈 밖에 나더라도 당원과 지지층의 정서를 대변하는 것이 생존에 더 유리할 수 있다"는 계산이 확산되고 있고, 무조건적인 청와대 거수기 노선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경각심도 함께 커지고 있다.
이제 의원들은 단순한 '친명 대 반명' 이분법을 넘어 세부적인 포지셔닝을 고민하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이번에 증명된 '정청래 현상'에 편승해 강경한 대여 투쟁과 전통 진보 가치를 앞세우는 '선명한 개혁파' 전략은 호남이나 수도권 강성 지지층 밀집 지역구에 유리하고, 외연 확장과 안정적 국정 성과를 중심에 두는 '실용적 친명파' 전략은 중도층 표심이 중요한 수도권 격전지·영남권 의원들이 주로 고민하는 노선이다. 즉 총선을 앞둔 여당 내부의 색깔 세분화가 이미 시작된 것이다.
7. 지지층 이반의 근본 원인 - 속도 조절이 부른 간극
이 모든 균열의 배경에는 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핵심 지지층은 대선 이후 집권 세력이 중도층을 의식해 개혁 속도를 조절하는 과정에서, 자신들의 기대치와 실제 국정 운영 사이의 간극이 벌어졌다고 본다.
구체적으로는 검찰개혁 등 강성 지지층이 요구해온 핵심 개혁 의제가 국정 운영 과정에서 속도를 내지 못하거나 타협하는 모습, 외연 확장을 위한 실용주의 정책이 민주당 고유의 이념적 선명성을 지우고 보수 야당과의 차별성을 떨어뜨린다는 불만, 당권 경쟁과 지도부 재편 과정에서 대통령실과 당내 정파 간 갈등이 노출되며 지지층 중심 정치가 흔들린다는 위기감, 그리고 고물가 등 악화된 경제 상황 속에서 지지층이 체감할 만한 과감한 변화나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실망감이 겹쳐 있다.
8. 결론 - 자초한 위기가 던지는 경고
애초부터 얇았던 지지 기반 위에서 초반 기대감을 자신의 실제 정치적 자산으로 착각한 것이 이번 전당대회의 균열(선호투표제 불복 정서, 당무 개입 논란, 김민석 개인의 구조적 약점, 최고위 몰표를 통한 조직적 저항, 흔들리는 총선 공천 셈법)의 근본 원인이다. 윤석열이 당무개입으로 복심 김기현을 밀어 당정일체로 얻은 것이 국정 동력이 아니라 총선 참패와 계엄이었다는 전례를 답습할 위험이 있다.
2028년 총선을 앞둔 민주당 의원들이 단순한 친명·반명을 넘어 세부적인 노선 포지셔닝을 고민하기 시작한 것은, '이재명의 착각'이 걷힌 자리에서 여당 내부의 원심력이 이미 작동하고 있다는 신호다.
첫댓글
네거티브 전술 비판하면서 구둣발 운운하는건 네거티브 아닌가요
김민석이 54%고 정청래가 46%인건 당심이 아니고요?
대통령이 당의 방향과 다른 것 같다는 제스쳐 보다는 당대표가 대화를 통해 의중을 파악하고 당에 전달하는 행동이 필요했다고 생각해요.
이런 것 때문에 반명 친명으로 나눠진다는 것 자체가 어처구니 없음..
당대표가 대통령의 의중을 알아서 파악하고 당에 전달하는 사람이 당 대표가 할일인가요.
아니면, 당원의 의중을 알아서 파악하고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사람이 당 대표가 할일인가요.
그리고 전당대회 동안 친명 반명으로 당원들을 갈라치기 한 사람들은 글을 쓴 사람이 아닌 뉴이재명으로 칭하는 사람들이었는걸요.
원래 전당대회는 큰 관심이 없어서 결격사유가 적은 사람이 되라는 마음이었는데, 갑자기 제가 반명 분열주의 신천지가 되어버렸습니다.
@USER 후자야 당연한거고 쌍방 소통해야죠.
물론 대통령 본인이 직접 밝히는게 베스트지만 당에서 대통령의 의중을 모르겠으면 당대표가 확인해서 조율하는게 맞지 않을까요
물 밑에서 어떤 대화가 이뤄졌을지 알 수는 없지만 소통의 부재가 분열을 가져왔다고 생각합니다.
@뚭스 소통의 부재라고 쉴드를 치시는군요.
알만한 사람은 이제 다 알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