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의 산책
김 난 석
살아간다는 건
누군가에게 기대거나 짓밟는 일
내 아래 디딜 땅이 있기에 걸을 수 있는 거다
애초에 생명을 얻던 날
차마 제 어미 발길로 찰 수 없었다면
양수라도 힘차게 걷어차고 나왔으리
누군가에 기대거나 맞선다는 건
또 누군가를 막아선다는 건
사랑이요 미움이니
살아가면서 사랑도 미움도 없다면
그 많은 마음
어디에 쓰고 산단 말인가
호수는 아무 말이 없구나
생명 잃은 불빛만 출렁이고
별들도 저만치 물러나있구나
걷자
걷자
생각이 다 할 때까지 또 걷자.
위 글은 강원도 밤의 영랑호에 들렸을 때의 노래지만
오늘은 노원구 공릉동의 제명호에 들렸다.
삼육대학교 교정 안에 있는 인공호수로
기도와 찬미, 사색의 코스라 했는데
밤의 영랑호와 달리
초겨울의 엷은 햇빛이 자글거리고 있었다.
삼십여 명의 회원들과 함께
정하나 님이 이끄는 대로 호반을 돌다가
양지쪽에 앉아 도란거리며 볕을 쪼이기도 했다.
삼육대학교는 외국의 선교사가 세운 학원으로
지육, 덕육, 체육을 함양하는 게 교지(校旨)라 한다.
나는 길벗들과 함께 두어 시간
즐거운 대화를 나누며 걸었으니
삼육(三育)이 되었다고나 할까...?
마지막에 미미한 소요가 있어 유감이었지만
둔부, 대퇴부가 조금은 단단해졌을 게다.
함께 한 길벗들 모두 반가웠고
안내해 준 정하나 님 고마웠습니다.
도반(道伴)
첫댓글 글 잘 보았어요
정하나 대장님 멋진포즈 ~ 멋져요
멋지죠?
리딩도 잘 하시고.
선배님
제명호수를 돌아보며
글을 담으셨네요
강원의 영랑호와는 또 다름이죠
너른 영랑호에서도 시 한수를~~!!
오늘
제명호수는 제가 자주 다니는 곳이예요
계절별로 찾아와도 좋은 곳
짧은시간 이지만 함께 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또 다른 공지에서 뵙겠습니다
네에,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