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할 때는 시장을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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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시간이 다가 올 즈음 나는 업무를 정리하고 시장을 나섰다.
맘이 우울할 때는 시장을 가서 활력소를 찾는다.
시장을 가면 많은 사람들의 사는 모습을 보면서 나를 돌아볼 수 있었어 좋았다.
오늘은 연세가 많으신 한 할머니가 대파를 한단 놓고 800원에 팔고 계셨다.
파量도 꽤 많았다. 저렇게 하루 종일 800원짜리 팔아서 얼마나 벌이가 되실까 싶어
맘이 안스러워졌다. 우선 파 한단을 사고 시장을 걸어 들어갔다.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는 것을 유심히 봤다. 얼굴이 흰 사람, 검은 사람
인상을 쓰고 걷는 사람, 한 사람도 웃고 지나가는 사람은 없었다.
사는것이 다 힘이 들어서일까?
나도 그렇게 무심히 생각없이 무표정으로 걷고 있었다.
잠시 표정을 바꾸어 걸으며... '그래 사는 것이 늘 재미가 있을수만 있나?
신바람이 날 수가 있나?' 하고 자문하며....
사는 동안은 즐거운 날도 있고, 슬픈날도 있고, 오늘 같이 우울한 날도 있는 것이다.
생선가게 앞을 지나니 고무 다란이에 고등어가 가득 담겨 있는데
두마리에 삼천원이란다. '어휴, 저걸 언제 다 팔건가?' 싶어 고등어도 샀다.
감자를 깔고 된장을 약간 넣고 양념 간장을 해서 졸이면 아이가 잘 먹는다.
부전시장은 모든 것이 너무 너무 저렴했다. 밀감도 아파트 근처 시장보다
삼천원이면 비닐 한봉지고, 봄이라서 쑥이 소북히 한소쿠리에 이천원
버섯, 고추, 마늘... 가지수도 많았다. 한참을 내려 오니 생미역이 한 뭉치에 오백원이란다.
너무 저렴해서 가던 길을 멈추고 서 있으니 마져 팔고 집에 가야 한다면서
떨이라서 500원에 사가라고 했다. 집에 생미역을 데쳐서 냉동고에 얼려둔 것이
있는데 그것도 내가 마져 팔아줘야 저 사람 일찍 들어 갈건데 싶어서 천원어치 두 뭉치를 샀다.
장사하시는 분들은 하나라도 더 팔려고 소리를 질렸다. 감자가 이천원!, 새우 떨이 삼천원!
명태 두마리 삼천원! 사람들이 이 참담한 현실을 살아내려고 아우성을 지르는 것이리라!
비싼것도 아니고, 이천원, 삼천원! 사람들이 내 지르는 소리는 시장 바닥에서 뒤영켜
사람들 만큼이나 북적거렸다.
부전시장은 물건마다 많이 싸도 다 살 수가 없었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무엇이던지
해 놓으면 맛있게 먹어서 시장을 2-3일에 한번씩 봐 와서 입에 맞는 맛있는 것을
해 먹였지만, 이제 큰아이도 커서 군대가고, 작은아이는 대학생이되니
집에서 저녁을 먹을 때가 없었어 반찬을 해 놓아도 버려야 할까봐 싸다고 다 살 수가 없었다.
팔이 부려져라 싼 것을 사서 아이들에게 해 주면 잘 먹고 부쩍부쩍 커 줄 때가 좋았었는데...
그때가 돌이켜 보면 아이들한테 제일로 정성을 쏟았던 시기였었는데
컷다고 집에서 먹는 밥보다 밖에서 먹는 밥이 많으니 엄마가 할 일이 줄고
아이는 아기새가 둥지를 박차고 날개짖을 연습하듯이 엄마품을 벗어나려 하고 있는 것이다.
양손에 비닐 봉지 가득 반찬거리를 사들고 '그래, 나는 이천원, 삼천원하면서
목이 아프도록 외치면서 물건을 파는 입장이 아니고 사는 사람 입장에 있으니
그 만큼 애를 안쓰고 살고 있으므로...... .
그것 또한 큰 행복이지.' 싶었다.
시장에서 매일을 살아내야 하는 그들의 아우성을 뒤로 하고
나는 종종 걸음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2007년 03월 21일 수요일
첫댓글 베란다를 아름답게 꾸며 놓으셨네요
저도 활력소를 얻기 위해 시장을 자주 찾지요.^^
잘 읽었습니다. 소박한 시장의 모습..님의 고운 마음이 삶을 윤택하게 합니다. 전반적으로 너무 중복적인 표현이 많습니다. 너무 세세합니다. 반전되는 맛이 있으면 좋겠어요.()()()
고맙습니다. 많이 노력하겠습니다.
따뜻하고 고운 마음씨가 엿보이는 글입니다 조금만 비켜서서 생각하면 여유를 느낄수있는것을...긍정의힘 이보이는 글 감사합니다
저도 애들 어릴때는 부전시장 자주 갔었는데 이제는 시장갈일이 없고 어쩌다 마트에나 가곤 하는데 오늘은 살게 없어도 부전시장을 한번 가봐야겠네요. 사람사는 모습이 물씬 뭉어나는 곳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