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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과‘수련’ 구분이 어렵다?
2022-06-26 서원극 기자
바야흐로 연꽃의 계절이다. 연꽃은 6월 중순 이후 고개를 내밀기 시작해 7, 8월에 절정을 이룬다. 연꽃이 피기 시작하면 어느새 물비린내가 사라지고 향기가 연못에 가득해진다. 연꽃과 닮은 수생식물이 수련. 이맘때 작은 연못이나 저수지 귀퉁이에 꽃을 피우는 노랑어리연꽃도 빠질 수 없다. 올 여름에는 가족 및 친구들과 연꽃과 수련 명소를 찾아 두 식물의 차이점을 직접 눈으로 확인해보는 건 어떨까?
△연꽃과 수련
연꽃은 연못이나 늪의 물속에 자라는 수생식물로, 여러해살이 풀이다. 6~9월에 물 밖으로 나온 긴 꽃대에 꽃이 1개씩 피어나며, 3일 만에 진다. ‘태양의 꽃’답게 밤에 꽃잎을 오므렸다가 낮이 되면 피어나는 게 특징이다. 따라서 오전 6~11시 정도가 연꽃 감상하기에 좋다. 둥그스름한 연잎은 지름이 40cm에 달한다. 연잎은 물을 튕겨내는 성질이 있다. 어느 정도 빗물이 차면 아래로 떨어뜨린다. 스스로 정화하는 연잎의 구조상 흙탕물이 묻지도 않는다. 열매는 물속에서 익는다. 벌집처럼 생긴 열매는 연밥이라고 하는데, 그 안에 연꽃의 씨앗이 들어있다.
수련(睡蓮)의 꽃과 잎은 연꽃과 달리 수면 바로 위에 떠 있다. 잎 크기 또한 연꽃의 절반 정도. 잎 모양 역시 연잎이 둥글고 중심부가 움푹 들어간 반면, 수련의 잎은 한쪽이 ‘V’자로 갈라져 있다. 꽃잎 수도 연꽃보다 많고 빽빽하다. 열매도 연꽃에 비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다. 특이하게도 낮에도 날이 흐리면 꽃을 닫고 잠에 빠져든다. 개화 기간은 5일 정도다.
△이색 연꽃과 수련
우리나라의 연꽃은 대개 붉은색 꽃을 피우는 ‘홍련’(왼쪽)이다. 전북 무안군 회산백련지에는 하얀색 꽃을 피우는 ‘백련’이 많다. 연꽃 중 잎과 꽃이 가장 크다. 가시연은 이름처럼 가시가 돋아나 있다. 고려 시대 연꽃인 ‘아라홍련’은 2009년 경남 함안군 함안산성에서 발굴된 연꽃 씨앗이 꽃을 피운 것이다. 꽃잎 하단은 백색, 중단은 선홍색, 끝은 홍색이다.
아마존 빅토리아수련(오른쪽)은 3m까지도 자란다. 쟁반처럼 생긴 잎도 단단해 어린아이, 심지어 성인이 올라가 앉아도 가라앉지 않는다. 꽃은 이틀만 피어 있다가 진다. 한밤중 백색으로 피어나 둘째 날 분홍빛으로 물든 다음 물 아래로 천천히 가라앉아 ‘밤의 여왕’으로도 불린다. 이때 꽃이 빅토리아 여왕의 왕관과 같다고 해서 이 개화 과정을‘대관식’이라고 한다.
△연꽃과 수련 명소
회산백련지
회산백련지
충남 부여군 부여읍 궁남지에는 지금 연꽃이 활짝 피어 장관을 이루고 있다. 규모 12만 8610㎡로, 50여 종 1000만 송이 연꽃 개화가 9월까지 이어진다. 7월 14일부터 나흘 동안 ‘제20회 서동연꽃축제’가 열린다. 전남 무안군도 7월 21~24일 ‘제25회 연꽃축제’를 일로읍 회산백련지에서 개최한다. 세미원은 경기 양평군 두물머리에 조성됐다. ‘물을 보며 마음을 씻고 꽃을 보며 마음을 아름답게 하라’는 뜻에 걸맞게 4개 연꽃 연못이 대표 볼거리다. 7월 1일부터 8월 15일까지 축제가 열린다. 빛의 화가 모네를 떠올리게 하는 수련, 아기자기한 노랑어리연꽃, 희귀종인 가시연꽃을 감상할 수 있다. 당진시 합덕읍 합덕제는 23만㎡ 규모로, 연꽃 10만여 송이가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예부터 연꽃이 많아 ‘연호방죽’으로 불린다. 경남 창녕군 우포늪과 주남저수지, 전북 임실군의 대정저수지는 가시연꽃이 대표 식물이다. 경남 함안 연꽃테마파크, 시흥 관곡지, 김제 청운사 하소백련지, 경주 동궁과 월지, 태안 청산수목원도 연꽃 감상 명소로 손꼽힌다.
전남 함평군 자연생태공원에는 빅토리아수련이 만개해 고운 자태를 드러냈다. 세종수목원에서는 아마존 정글에 서식하는 아마존빅토리아수련을 감상할 수 있다.
노랑어리 연꽃은?
노랑어리연꽃은 ‘수면의 요정’, ‘부귀영화’라는 꽃말을 갖고 있다. ‘어리’는 ‘비슷하다’는 뜻을 지닌 순우리말. 일출 이후 물 위에 지름 3~4㎝ 크기의 노란 꽃이 2~3송이씩 모여 피었다가 해가 지면 시들어버린다. 다섯 장의 꽃잎 테두리는 작은 톱니처럼 가늘게 갈라져 있는 게 특징. 열매가 익으면 씨앗을 스스로 내보내고, 흙 속에 묻힌 상태로 수년이 지나도 꽃을 피울 수 있다. 이름에 ‘연꽃’이 들어가 있지만 식물 분류학적으로 수생식물인 연꽃ㆍ수련과 달리 조름나물과다. 우리나라에는 꽃이 하얀 어리연꽃, 노랑어리연꽃, 꽃이 작은 좀어리연꽃이 서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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