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샘 김동환 칼럼(24.1)
성공한 여성 리더는 무엇이 다른가?
우리나라도 여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고 사회지도층과 공공부문에서도 여성의 지위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정치권이나 장‧차관 등으로 조명을 받는 여성들의 성공한 통솔력은 그다지 찾기 어렵다.
한국 사회에서도 지방자치단체 여성 공무원 비율이 49.4%나 되지만 고위공무원 비율의 경우는 10%, 4급 이상은 25%에 머물고 있다. 정부는 2027년까지 고위공무원을 37%까지 높인다고 발표했다. 고위직 여성 비율이 높은 부처는 여가부(40%)지만 초, 중, 고등학교 교장과 교감은 46%를 넘기고 있다. 행안부는 24%, 기재부는 23%, 과기부 12%, 경찰청 15%, 해양경찰청 14%, 국립대 교수는 19%를 차지한다.
사회진출을 하는 여성 비율이 높아지지만, 두각을 보이는 성공한 여성 지도자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포춘은 단순한 성과를 내어 눈에 띄거나 존경받는 인물이라기보다 다른 이들에게 영감을 불어넣고 가치 있는 목적을 추구하는 원동력이 되어주는 리더들에 주목하여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리더 50인’을 선정한다.
10년간 유럽의 정치를 좌지우지한 앙겔라 메르켈(독일 총리), 저항의 물방울로 30년간 폭정의 바위를 뚫은 아웅산 수지(미얀마 지도자),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최초의 여성 주지사며 유엔 주재 미국대사인 인도계 미국인 서멘사 파워 등이 그들이다.
BBC는 매년 그해의 국제적 이슈에서 성공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여성들을 선정한다.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를 앞두고 발표한 2023년 올해의 여성 100인을 선정했다.
기후 위기의 사회에서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청년 탐험가이며 환경운동가인 치윈 우(싱가포르), 미국 조지아주에서 기후변화를 통해 학생들에게 물리학 개념을 가르치고 있는 사라 오트(미국), 정치인으로는 여아들이 마땅히 받아야 할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전 세계 풀뿌리 단체를 지원하는 ‘걸스 오퍼튜니티 얼라이언스’설립자인 변호사며 영부인인 미셀 오바마(미국), 전쟁 범죄에 대한 공정한 수사로 여러 번 찬사를 들은 ‘인도주의 법률 센터’의 설립자 나타샤 칸딕(세르비아), 청년 여성의 리더십 개발을 도와 UN 여성 평화건설자 상을 받은 야스미나 벤슬리만(모로코), 강제적인 하잡 착용에 반대운동을 하는 세피데 라슈누(이란) 등이 있다.
한국인으로는 케이팝포플래닛을 통해 전 세계 케이팝 팬들을 모아 기후 행동 이행과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요구하는 이다연(한국) 씨가 선정됐다.
케이팝포플래닛은 ‘죽은 지구에 K팝은 없다’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전 세계 K팝 팬들과 함께 기후 위기 대응 활동을 실천하기 위해 결성된 단체다. 많은 음반이 불필요하게 판매되고 버려지는 문제를 지적해 왔다.
그 결과 JYP 엔터테인먼트가 업계 최초로 ‘RE100’(재생에너지 사용)에 동참하고 하이브는 디지털 플랫폼 앨범을 선보이는 성과를 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한국해양대 교수 논문)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1~3급 고위공무원은 1천 568명이지만 여성은 7.7%인 121명에 머물렀다.
이것은 여성의 능력을 제대로 효과 있게 분출시키지 못하고 있는지, 인사정책의 잘못인지, 여성의 자기 계발의 문제인지 꼼꼼히 들여다봐야 할 문제이다.
우선은 퇴직률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4배나 높다.
2016년부터 5년간 연평균 재직자 대비 퇴직자 비율에서 37%의 여성이 의원면직(자발적 퇴직, 육아 퇴직 포함) 되었지만, 남성은 9%였다. 징계 퇴직 비율도 남성은 0.1%지만 여성은 0.6%였다. 반면 당연퇴직은 여성 1.7%, 남성은 0.8%였다.
통계분석에서 나타난 현상에 대해 여성이 남성보다 자퇴하는 주요 경향은 논의할 여성이 없어서 의지할 수 없는 상황이거나 직장 사회에서 고립이 될 가능성이 엿보인다고 평가하고 있다. 또 한 공무원 조직이 때로는 정치적이어야 할 필요가 있으나 조직문화에 관심이 없고 정무 감각이 떨어진다고 판단하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여성 공직자들을 수십여 년간 지켜보면서 입사 시에는 의욕적이고 생기있게 탐구력과 이해력이 남성보다 높았던 여성들이 직급이 오를수록 생기의 순도가 낮아지거나 아예 꺾여진 모습을 종종 보게 된다.
학연, 지연 등에서 비교적 자유스러운 여성들이지만 상대적으로 멘토가 없어 갈등 조절과 위기 상황에서 고독한 자아와의 전쟁만 반복하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다.
리더십, 대외 소통력, 혁신과 개혁, 열악한 환경에서의 도전적인 접근 등에서도 취약하다.
옹골지게 고위직까지 올라가 무탈하게 마무리한 여성들을 보면 비전문적이고 익숙지 않은 분야에 대해서도 현장을 찾아가며 배우는 자세가 뚜렷하다.
미움과 분노 등 갈등 조절 능력을 갖추기 위해 부단한 노력도 한다(여기에는 고민을 진지하게 들어주는 누군가(멘토)가 필요하다). 업무에서도 빠른 시간에 장악하기 위해 주말에도 학습의 시간을 투자한다. 이해되어야 상대를 알 수 있고 방향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외적으로 기자단, 국회, 단체와 기업들과도 회피하지 않고 소통을 기꺼이 한다.
조선왕조에서 후궁, 왕비 등이 백성으로부터 미움을 받는 인물들을 보면 친족들에게는 무한한 애정으로 친정 가문을 흥하게 하지만 백성을 위한 충신들에게는 갖은 모략으로 배척하고 탐관오리만 배출시켜 결국 백성들에게 외면당하는 경향이 높다.
공자는 진정한 미덕에 대해 “은혜를 베풀되 낭비하지 않아야 하고, 고생해도 원망해서는 안 되며, 하고자 하는 일에 탐욕을 부려서는 안 되며, 태연하지만 교만하지 않고, 위엄이 있어도 사납지 말아야 한다”라고 말한다,
학습화된 경쟁에서는 남자가 여성에게 추월당하고 있다. 이제 정부도 미래의 숨겨진 자원인 여성의 능력을 사회로의 순환을 위해 단순한 숫자 게임이 아니라 리더십, 자기 계발 능력, 대외 소통력, 갈등 조절, 조직 세계에서의 안목 등을 위한 좀 더 세심하고 즐거운 교육프로그램이 마련되어야 한다.
훌륭하게 발자취를 남긴 성공한 여성 인재들에게는 시니어 그룹을 마련하여 관련 분야의 자문단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2024년 갑진년 푸른 용의 해 벽두, 여성을 그려보는 것은 범법자가 활개 치는 정치환경에서 여성이 관련 분야에서 자식을 사랑하는 엄마의 마음으로 한국 사회에 비타민이 되어주길 기대하기 때문이다. 역동적이지만 사회에 온화한 온기가 돌게 하면서 모략과 증오보다는 따스한 온기가 한국 사회에 가득하길 바라기 때문이다.
(환경경영신문www.ionestop.kr김동환 환경국제전략연구소 소장, 환경 경영학박사, 시인, 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