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호 9단이 기자회견 도중 '결혼 후 바둑을 쉬는 것에 대해 생각해 봤느냐'는 질문에 고려해 봤다는 언급을 남겼다. 낯선 대국 상대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곤 했던 징크스에 대해 어떻게 준비했는지도 밝혔다.
제15회 LG배세계기왕전 8강전을 하루 앞둔 11월 7일, 중국 상하이의 상하이한국문화원에서 선수들의 임전소감을 묻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기자회견에는 이창호 9단과 콩지에 9단이 대표로 참석했다.
8강전은 상하이한국문화원에 마련된 특별대국실에서 펼쳐진다. 이창호 9단은 중국의 왕야오 6단과, 콩지에 9단은 자국의 후야오위 8단과 대국하게 된다.
회견장에는 중국 각종 언론 약 20명의 중국기자들이 참석해 두 기사를 향해 질문 공세를 폈다. 무엇보다도 관심이 쏠린 첫 질문은 이창호 9단의 결혼이었다.
▲ 기자회견. (왼쪽부터) 이창호 9단, 승인배 단장, 왕루난 단장, 콩지에 9단.
▲ 중국 언론의 관심이 이번 LG배 패권이 어느 한 중 어느 나라로 갈지에 쏠렸다. 이하 기자회견 내용
- (이창호 9단에게)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승부를 잠시 1, 2년 정도 떠나 바둑을 쉬면서 신혼 생활을 할 수도 있을 텐데… “바둑이 관계없는 상태에서 신혼으로 생각하면... 음... 질문이 좀 어렵다. 뭐라고 말씀드리긴 애매하다. 바둑을 잠시 쉬는 것에 대해선. 크게 나쁘지 않을 거란 생각이 조금은 있다.... (말을) 정리하기 어렵다.”
- 8강전과 4강전이 벌어진다. 결승전에서 만날 기사는 누구와 누가 될까 궁금하다. 이창호 9단은 이 대회 최다 타이틀 획득을 기록한 기사이며 콩지에 9단은 현 타이틀 보유자다. 솔직한 대답을 부탁한다. “이: 성적이 잘 나왔주면 좋겠지만, 당일의 컨디션이 중요한 거라 뭐라 말씀드리기 어렵다.” “콩:결승에 진출하게 되는 요인은 원인은 여러 개다. 다만 바람으로는 나와 이창호 9단이 결승에 올랐으면 좋겠다.”
- 이창호 9단은 많이 대국해 보지 않은 상대와 대국할 때 성적이 별로 안 좋은 걸로 알려져 있다. 내일 왕야오 6단과의 대국은 어떻게 예상하나? “왕 6단과 대국한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왕 6단의 기보를 보긴 했다. 하지만 기보를 보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실전에서 부딪쳐 봐야 할 것 같다. 컨디션을 잘 유지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 (승인배 단장에게) 7년 만에 상하이에서 LG배가 다시 치러지게 됐다. 계기가 있나? “중국 선수들이 그동안 성적이 좋았다. 지금 추세로 보면 한국선수들보다 많이 8강에 진출하기 때문에, 또 중국도 행사가 진행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앞으로도 가능하면 중국(상하이)에 와서 대회를 하려 한다.”
- (이창호 9단에게) 이번 LG배 일정이 끝나고 나면 아시아경기대회가 벌어진다. 준비는 잘 되어가나? “우선 LG배에서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광저우 아시아경기대회에서 한국과 중국이 바둑 종목 금메달 경합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음식이란 경기 방식에 잘 적응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그렇게 되려고 노력 중이다.”
- (콩지에 9단에게) 이번 아시아 경기대회에는 중국도 쟁쟁한 기사들이 나온다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가. “금메달은 한국과 중국이 다투게 될 것으로 본다. 음식 등 경기 외적인 요소의 영향이 없진 않겠지만 그게 결정적 조건은 아니다 중국에서 강한 선수들이 나오지만 이세돌 9단을 꼭 이긴다는 보장이 없다. 선수 모두가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
▲ 밝은 표정의 이창호 9단이 중국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 콩지에 9단이 중국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 상하이한국문화원 전경.
▲ 상하이한국문화원 앞에 LG배가 열린다는 안내문이 보인다.
▲ 상하이한국문화원 앞 거리의 모습.
▲ 상하이한국문화원 앞 화단.
▲ 기자회견을 앞두고 이창호 9단이 상하이한국문화원에 도착해 휴식을 취하고 있다.
▲ 최철한 9단도 대국장과 검토실을 둘러봤다.
▲ 승인배 단장이 중국 기자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 중국 기자들에게 둘러싸여 인터뷰를 하는 콩지에 9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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