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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네 – 첩푸산,망대봉,석문봉,북바위산
1. 북바위산에서 바라본 월악산 영봉
小刹懸雲表 작은 절간 구름 위 매달려 있어
星辰手可摩 하늘의 별 손으로 만질 만하네
千峯攢碧玉 일천 봉은 벽옥에 높이 솟았고
萬樹纈紅霞 일만 숲은 홍하가 아롱졌어라
靜伴高僧坐 고요히 고승 짝해 앉아 있자니
淸如雪嶺家 청아하긴 설산의 집과 같기만
玆遊儘快事 이 놀이는 참으로 기분 좋은 일
歸對世人誇 돌아가 사람들께 자랑하리라
ⓒ 한국고전번역원 | 송기채 (역) | 1991
―― 한수재 권상하(寒水齋 權尙夏, 1641~1721), 「월악산 서방대에서(月嶽西方臺)」
주) 벽옥(碧玉)은 푸른 옥으로 맑고 푸른 가을 하늘을 비유한 것이고, 홍하(紅霞)는 붉은 노을로 가을 산속의 단풍
숲을 비유한 것이다.
▶ 산행일시 : 2024년 9월 8일(일), 맑음, 더운 날씨
▶ 산행인원 : 2명(광인, 악수)
▶ 산행코스 : 수안보,관동마을,580m봉,첩푸산 왕복,직마리재,꼬부랑재,망대봉 왕복,737m봉,석문봉 왕복,
751m봉,북바위산 왕복,뫼약동
▶ 산행거리 : 도상 15.6km
▶ 산행시간 : 8시간 57분(08 : 27 ~ 17 : 24)
▶ 갈 때 : 동서울터미널에서 고속버스 타고 충주로 가서(요금 13,200원), 시외버스 타고 수안보로 감
(요금 4,100원)
▶ 올 때 : 뫼약동에서 시내버스 타고 충주로 가서, 고속버스 타고 동서울터미널로 옴
▶ 구간별 시간
06 : 00 – 동서울터미널
07 : 27 – 충주터미널( ~ 08 : 05)
08 : 27 – 수안보, 산행시작
08 : 57 – 관동 마을
09 : 15 – 임도, 팔각정, 첩푸산 2.4km, 관동(귓골) 마을 0.6km, 휴식( ~ 09 : 30)
09 : 48 – 580m봉, 첩푸산 1.5km
10 : 18 – 첩푸산(적보산 積寶山, △698m)
10 : 47 – 580m봉
11 : 28 – 직마리재, 채석장
12 : 10 – 능선 진입
12 : 50 – 계명지맥 직전 안부, 점심( ~ 13 : 15)
13 : 45 – 계명지맥 꼬부랑재
14 : 07 – 망대봉(△730.6m)
14 : 15 – 꼬부랑재, 휴식( ~ 14 : 25)
14 : 28 – 704.6m봉
14 : 36 – 747m봉
14 : 48 – 석문봉(725m)
15 : 00 – 747m봉
16 : 30 - ┣자 갈림길, 오른쪽은 뫼약동 1.7km, 직진은 북바위산 0.2km
16 : 35 – 북바위산(772m)
17 : 10 – 사시리고개
17 : 24 – 뫼약동, 북바위산탐방로(뫼약동 입구), 산행종료( ~ 17 : 55)
18 : 45 – 충주터미널( ~ 19 : 00)
20 : 56 - 동서울터미널
2. 산행지도(국토지리정보원 지형도, 1/25,000)
▶ 첩푸산(積寶山, △698m)
평소에는 동서울에서 충주까지 1시간 40분을 예상하는데 오늘 06시발 첫 버스는 거침없이 달려 1시간 27분이 걸렸
다. 이럴 줄 알았으면 동서울에서 06시 30분발 일반버스(요금은 우등에 비해 4,200원이 싼 9,000원이다)를 타도 될
뻔했다. 그렇지만 그건 도박이다. 시간이 넉넉하여 나는 터미널 커피자판기에서 달달한 밀크커피 뽑아 마시고, 광인
님은 편의점에 들러 컵라면으로 아침식사를 한다. 충주에서 수안보 가는 시외버스는 08시 05분에 출발한다. 수안보
가 가깝다. 충주에서 20분 남짓 걸린다. 수안보가 한때 굴지의 온천관광지로 북적거렸는데 지금은 시들한 느낌이다.
수안보터미널에 내리자마자 동진이 마을 고샅길을 오르고 이어 농로를 간다. 농가 울타리에 나팔꽃이 줄줄이 반긴
다. 농로는 산속 임도로 이어진다. 추석맞이 벌초시즌이다. 예초기 풀 깎는 소리가 앵앵거린다. 요즘이 벌초꾼들
대목이라고 한다. 봉분 1기당 15만원이라고 한다. 2인 1조로 벌초한다. 한 사람은 예초기 돌리고 다른 한 사람은
갈퀴와 송풍기로 뒤처리한다. 그러면 대개 봉분 1기를 벌초하는 데 20분 정도 걸린다고 한다.
고갯마루 울창한 소나무 숲을 지난다. ‘귓골 솔숲’이라고 한다. 솔숲 지나면 관동 마을이다. 산중 마을이다. ‘왕의
온천에서 당나귀 타고 문화마을 힐링여행’이라는 기치를 내건 관동문화마을이다. 곤충박물관, 고물과 창의박물관,
정봉기 아뜰리에 등을 소개하는데 우리는 갈 길이 멀어 들를 틈이 없다. 여러 갈래 길이 나뉘고 앞서 가던 광인 님을
놓쳤다. 마을 끄트머리에 있는 곤충박물관을 지나고 길은 덤불숲에 막혔다.
광인 님에게 전화 걸었다. 마을 한 가운데에 있는 물레방아에서 왼쪽 길로 갔다고 한다. 부리나케 뒤돌아가서 쫓는
다. 곧 산자락이다. 사유지라며 가지 못하도록 철조망을 둘렀다. 뚫는다. 울창한 칡덩굴과 한삼 등 덤불숲과 맞닥뜨
린다. 나아가려고 몸부림친다. 얕은 계곡을 오른다. 잔 너덜이다. 풀숲에 가린 너덜을 잘못 디뎌 엎어지고 된통 무릎
을 찧는다. 피가 난다. 설악산이나 지리산 등이 아닌 동네 야산에서 피를 보다니 우세스러운 일이다. 무릎 뼈에 금이
갔는지 풀잎만 스쳐도 깜짝깜짝 놀랄 만큼 통증을 느낀다.
넙데데한 풀숲 사면이 나오고 광인 님을 만난다. 광인 님도 무진 애를 썼다. 둘이 가니 한결 낫다. 덤불숲을 돌고
돌아 능선 안부에 올라서고, 조금 더 가자 임도가 지나고 너른 공터에 팔각정과 산불감시초소가 있다. 관동 마을에
서 겨우 0.6km를 올라왔다. 그 20분이 무척이나 길었다. 때 이르게 후줄근해졌다. 팔각정에서 오래 휴식한다. 탁주
로 목 축인다. 드디어 길은 풀렸다. 첩푸산(2.4km) 이정표가 안내하는 잘난 길이다.
“길의 고마움을 아는 자는 길이 없는 데를 걸어본 자뿐이다.”
일본 산악계의 선구자라고 하는 오오시마 료오끼치(大島亮吉, 1899~1927)가 『山 - 硏究와 隨想』에서 한 말이다.
지극히 옳다. 그는 다음과 같은 말도 했다.
“걷기 쉬운 능선을 따라 이 마루턱에서 저 마루턱으로 올라가자면, 어쩐지 낮은 담을 넘어 사람 없는 이웃집에 몰래
들어간 기분이다.”
이제 우리가 그런 기분을 느낄 것이다.
580m봉 첩푸산(1.5km) 능선 갈림길에 올라선다. 장의자에 배낭을 벗어놓고 첩푸산을 갔다 오기로 한다. 나는 1시
간 정도나 자리를 비우게 되니 배낭을 숲속에 숨겨두고 가는 게 낫지 않겠는가 했는데 광인 님은 딱히 잃을 것이 없
으니 그냥 가자고 한다. 그러나 나는 누군가 배낭을 뒤져 물이라도 가져간다면 우리의 산행은 그것으로 끝나버리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어 못내 불안했다. 첩푸산이 멀다. 길은 좋다만 봉우리 4개를 오르내린다. 첩푸산의 관문이
기도 한 북봉은 긴 오르막이다.
북봉 오름길에 산불이 크게 났던 데를 지난다. 울창하던 소나무 숲이 모조리 불에 타서 죽고 말았다. 북봉을 가파르
게 내렸다 가파르게 오르면 첩푸산 정상이다. 너른 공터 사방에 키 큰 나무숲이 둘러 아무런 조망도 할 수 없다.
정상 표지석은 중앙경찰학교와 그 학교가 있는 수회리 주민이 함께 세웠다. “꿈과 희망을 경찰에게, 안전과 행복을
국민에게”. 정상 표지석에 새긴 문구다. 작금의 경찰이 당면한 여러 사건들의 추이를 보자면 이 문구와는 동떨어진
게 아닌가 한다.
첩푸산이란 산 이름이 이채롭다. 디지털충주문화대전의 명칭유래에 대한 설명이다.
“적보산은 일명 직포산, 적포산(積抱山), 첩보산, 첩푸산, 구봉산 등으로도 부르고 있다. 산 중턱에 약 100m 간격으
로 아홉 개의 소봉이 등고선을 따라 솟아 있어 구봉산(九峰山)이라고도 하는데 구봉 아래에는 갈마음수형(渴馬飮水
形)의 활만인지지(活萬人之地)의 명당이 있다고 하는데 현재까지 찾지 못했다고 한다. 그런데 마당바위가 바로 갈
마음수형의 말의 목 또는 머리에 해당된다고 한다. 구봉 아래의 무두리(일명 수회, 원수회 또는 무돌이) 마을은 적보
산의 가호를 받고 있기 때문에 마을사람들이 늘 평온하게 살고 있다고 생각하여 적보산에 대한 자부심과 의존심이
크다.”
3. 관동 마을 가는 길에서, 나팔꽃
4. 관동 마을 가는 길
5. 앞은 표댓주봉(397m) 남서릉, 멀리는 613m봉
6. 관동 마을 가는 길, 귓골 솔밭
7. 관동 마을, 멀리가 가야 할 능선
8. 나팔꽃, 관동 마을에서
9.1. 관동문화마을 안내도
9.2. 첩푸산(積寶山) 정상 표지석
▶ 망대봉(△730.6m), 석문봉(725m)
다시 갈림길인 580m봉이다. 장의자에 놓아둔 우리 배낭은 그대로다. 망대봉을 향한다. 능선 길은 중앙경찰학교
산악훈련코스이기도 하다. 591.4m봉 넘고 남동진한다. 나는 더 잘난 길인 북진하는 길을 내닫다가 광인 님이 나더
러 잘못 간다고 소리쳐 불러 뒤돌아갔다. 지도 보니 북진은 중산저수지 쪽이었다. 직마리재 가는 길도 가파른 내리
막은 굵은 밧줄이 매달려 있다. 그 밧줄이 끊기자마자 인적도 끊겼다. 덤불숲 뚫고 직진하니 채석장 깊은 절벽이다.
뒤돌아서 왼쪽 사면을 더듬는다. 잡목과 덤불숲을 헤치고 나아가자 그야말로 골로 갈판이다. 아서라 하고 뒤돌아
오른다. 오른쪽 사면을 더듬는다. 빽빽한 풀숲이 내 키를 훌쩍 넘는다. 인적은 물론 수적도 없다. 온몸으로 뚫는다.
약간 느슨한 절개지 잡석지대가 나온다. 주르륵 미끄럼 타고 내린다. 채석장이 넓기도 하다. 지도가 변했다. 470m
봉을 없애버렸다. 임도가 오르는 직마리재로 가기도 쉽지 않다. 풀숲 속에 쌓인 바위를 조심조심 내린다. 그리고
뙤약볕 아래 작열하는 자갈길을 간다. 땀을 비 오듯 흘린다.
채석장 건너편 산릉을 어떻게 오를까? 지도와 지형을 자세히 살핀다. 오룩스 맵에는 직마리재 고갯마루 넘어서도
임도 또는 소로가 나 있어 쉽사리 산릉에 오를 수 있을 것 같지만 키 넘는 덤불숲에 완전히 막혔다. 직마리재로 내리
면서 덤불숲에 어지간히 데었던 터라 최대한 덤불숲이 짧고 경사는 완만한 데를 고른다. 멀찍이서 바라보면 완만해
도 다가가면 상당히 가파르다. 달달 긴다. 쑥대 한 무더기씩 몰아서 움켜쥐고 오른다.
차라리 잡목 숲은 애교스럽다. 사면 잡목 헤쳐 그늘진 능선이다. 곧바로 널브러진다. 지난주 용문산 산행 때 하운 님
으로부터 아주 고마운 선물을 받았다. 분무식 모기약이다. 휴식할 때마다 뿌린다. 바람 한 점 없고 후덥지근한 숲속
이라 더욱 극성일 모기와 하루살이 떼들이 감히 덤벼들지 못한다.
인적 뜸한 능선길이다. 직마리재 채석장을 통과하느라 데미지를 크게 입었다. 걸음걸음이 무겁다. 497.4m봉도 준봉
이다. 과연 박쥐봉까지 갈 수 있을까 의문이 든다. 실낱같은 오기를 버리지는 않는다.
497.4m봉 내린 안부에서 점심밥 먹는다. 광인 님은 모처럼 아주 모처럼 도시락을 싸왔다. 광인 님은 나와 함께 산행
할 때 내가 항상 도시락을 싸오기에 이에 보조를 맞추려고 했단다. 나는 이와 반대로 항상 빵 등을 가져오는 광인 님
이기에 이에 보조를 맞추려고 이번에는 빵을 가져왔다. 서로 마주보고 웃고 말았다.
사실 지도상으로는 계명지맥 704.6m봉 오르는 이 길이 오늘 산행의 하이라이트였다. 직선거리 0.6km, 표고차
200m이다. 큰 숨 한번 내쉬고 덤빈다.
대자 갈지(之)자를 연속해서 그리며 고도를 높인다. 0.6km를 빗긴 길 0.8km로 늘려 오른다. 그래도 가파른 오르막
이라 불과 수 미터 오르다 가쁜 숨 고르기를 반복한다. 꼬부랑이 다 되어 704.6m봉을 살짝 벗어난 꼬부랑재다. 망대
봉 왕복 0.8km이다. 배낭 벗어놓고 간다. 긴 오르막 끄트머리가 망대봉이다. 삼각점은 ‘덕산 443, 2003 복구’이다.
나는 망대봉이 ‘望大峰’으로 조망이 썩 좋을 줄 알았다. 국토지리정보원은 조망이 없을 것을 예상했을까. 그냥 ‘망대
봉’이다.
석문봉에서는 조망이 어떨까. 석문이 하늘 곧 조망으로 통하는 문이 아닐까. 석문봉이 가깝다. 704.6m봉을 잠깐 올
랐다 내리고 펑퍼짐한 능선을 한 차례 길게 오르면 747m봉이다. 지도에는 하늘 가린 숲속의 이 봉우리를 석문봉이
라 표시하고 있다. 그런데 석문봉은 남서쪽으로 0.4km 정도 가야 한다. 배낭 벗어놓고 간다. V자 협곡 수준인 안부
를 지난다. 뚝 떨어졌다가 밧줄 잡고도 기어오른다. 등로 살짝 비킨 소나무 숲속 절벽 위가 감질나게 약간 조망이 트
인다. 그리고 좀 더 가면 석문봉 정상이다. 여기도 사방에 키 큰 나무숲이 둘렀다.
10.1. 직마리재에서
12.1. 앞 왼쪽은 신선봉, 맨 왼쪽은 주흘산, 석문봉에서
12.2. 신선봉, 오른쪽 뒤는 조령산, 석문봉에서
13. 북바위산 가는 길에서 남서쪽 조망, 멀리 가운데는 박달산
14. 북바위산 가는 길에서 남서쪽 조망
15. 북바위산 가는 길에서 남서쪽 조망, 멀리 가운데는 주월산(504m)
16.1. 북바위산 가는 길에서 남서쪽 조망
16.2. 북바위산 가는 길에서 남서쪽 조망, 멀리 가운데는 박달산
17. 북바위산 가는 길에서 남서쪽 조망
▶ 북바위산(772m)
이제 북바위산이다. 아쉽지만 여태 붙잡았던 박쥐봉은 놓아준다. 박쥐봉을 올랐다가는 물레방아휴게소에서 19시
45분에 출발하는 충주 가는 시내버스를 탈 수 없을 뿐더러 그 이전에 마실 물이 부족하고 체력이 고갈되었다. 석문
봉에서 북바위산까지 도상 2.7km이다. 봉봉을 오르내린다. 그중 714m봉은 북바위산의 관문이자 준봉이다. 어렵게
오른다. 북바위산 위수지역이라서인지 큼직한 바위들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능선은 오를 수 없는 암릉이다.
우리 발걸음으로 조망을 만든다. 신명이 지폈다. 암릉인 능선을 잡목 숲 헤치고 들른다. 바위절벽 암반이 나오고
무대장막이 걷히듯 뜻밖의 첩첩 산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주흘산 영봉과 부봉 6봉, 마패봉, 신선봉은 바로 알아보겠
으나 그 오른쪽은 산들은 광인 님의 눈을 빌려 알음한다. 신선봉 연릉 연어봉, 조령산 연봉, 탁사등봉, 박달산, 주월
산 등등. 눈이 시원하다. 나중의 일이지만 북바위산 전망대의 조망도 여기보다는 훨씬 못했다.
송이버섯 채취구역이니 출입하지 마시라(아마 우리가 지나온 길을 가리키는 듯하다)는 찢긴 플래카드를 지나고 이
다음 월악산국립공원 명의의 출입금지 금줄을 넘으면 주등로인 뫼약동 갈림길이 나온다. 이정표가 반갑다. 뫼약동
1.7km. 북바위산 0.2km. 배낭 벗어놓고 간다. 넙적넙적한 바위들을 징검다리로 건너 북바위산 정상이다. 전에
보지 못한 전망대가 새로 생겼다. 박쥐봉, 만수봉, 포암산, 운달산, 주흘산, 부봉, 신선봉이 자세히 보인다.
그러나 월악산 영봉은 보이지 않는다. 더 가본다. 물레방아(3.0km) 가는 길이다. 150m쯤 갔을까 등로는 급격히
떨어지고 데크계단을 내린다고 해도 영봉이 보일 것 같지 않다. 등로 약간 벗어나 수렴(樹簾) 걷고 고개 내민다.
말뫼산 너머로 중봉과 영봉이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위용을 드러낸다. 그 왼쪽 뒤로 올망졸망한 뭇 산들을 거느린
맹주의 모습이다. 만수릿지는 내 손 닿지 않는 수렴에 가렸다. 이로써 북박위산을 오른 미션은 완수했다.
뫼약동 1.9km. 물레방아휴게소에서 19시 45분에 출발하는 버스는 뫼약동에 15분 후에 도착할 것. 광인 님의 예상
이다. 1시간 정도 남았다. 급하다. 줄달음한다. 다행히 내리막길에 조망처는 나오지 않는다. 한달음에 ╋자 갈림길
안부인 사시리재다. 콘크리트 포장한 임도가 지난다. 박쥐봉 가는 길은 직진하여 계단으로 오른다. 우리는 임도 따
라 뫼약동으로 간다. 산자락 굽이굽이 돌아내린다. 물소리 들리고 석문계곡이다. 아담한 소가 보인다. 당장 뛰어들
고 싶지만 뫼약동 버스승강장 위치 확인이 급선무다.
계곡 다리 건너면 지릅재 오가는 도로고, 그 옆이 광장이다. 북바위산탐방로(뫼약동 입구)다. 버스승강장 표지판도
있다. 30분 정도 여유가 있다. 방금 전에 보아둔 계곡의 소로 알탕하러 간다. 오가는 사람이 없다. 잠수한다. 무더운
날씨치고는 계류는 시원하다. 해끔하여 버스승강장 광장이다. 광인 님은 실시간으로 버스운행상황을 모니터링
한다. 충주 가는 버스는 정확히 예상한 시각에 온다. 버스기사님에게 수인사 건넸더니만 느닷없이 ‘버섯 많이 하셨
나요?’ 한다.
아까 사시리재에서 내려올 때 만난 쿠팡트럭 운전자도 차창 열고는 우리더러 버섯 많이 하셨느냐고 물었다. 아마
큼지막한 배낭 맨 우리의 형색이 이 더운 날 등산객일 리는 없고 버섯꾼으로 보였나 보다. 우리는 애초부터 버섯은
생각 밖이었고 오로지 봉봉을 오르내리는 데만 급급했다. 그럴진대 조금은 억울하다. 차창 밖으로 수안보, 중앙경찰
학교, 건국대학교 등등 구경하며 간다.
18. 구절초
19. 오른쪽 뒤는 운달산, 그 앞 왼쪽은 포암산, 북바위산에서
20. 부봉과 주흘산
21. 맨 왼쪽은 만수산, 오른쪽은 포암산, 앞 가운데는 박쥐봉
23. 월악산 왼쪽 뒤쪽 산들, 황학산, 등곡산, 떡갈봉 등
24.1. 북바위산 정상 표지석
24.2. 12년 전(2012.3.10.)에 오지산행에서 오른 북바위산 정상
25. 부봉 6봉과 주흘산(왼쪽 뒤)
26. 신선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