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울산공장 노조가 14년만에 파업을 벌였다. 노사는 올해 임금협상에서 통상임금 문제를 비롯한 임금피크제 등을 놓고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화섬노조 울산지역본부 KCC울산지회(이하 KCC울산공장 노조) 190여명은 14일 오후 1시부터 4시간 동안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노조는 이날 부분파업에 앞서 공장 안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가진 뒤, 경남 양산시 솥발산 열사묘역으로 이동해 참배 행사를 가졌다.
KCC울산공장 노사는 올해 5월 29일 상견례 이후 최근까지 13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노사는 지난달 19일과 30일 두 차례 진행된 부산지방노동위원회의 쟁의조정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지노위는 조정중지 결정을 내렸다.
이에 노조는 지난 2000년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파업 이후 14년만에 파업을 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노조는 지난달 25일 조합원 97.4%(185명)가 참여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투표조합원 85.4%의 찬성으로 파업을 가결했다.
KCC 울산공장 노조 관계자는 “파업과 별도로 회사 측이 교섭을 원한다면 응하겠다”며 “얼마든지 교섭가능성을 열어두고 투쟁을 할 것이다”고 밝혔다.
노조는 상여금 등의 통상임금 적용을 비롯해 기본급 12만9,078원(기본급 대비 7.09%) 인상, 연말상여금 100%지급, 성과급 명문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회사는 통상임금 적용 요구를 철회와 함께 기본급 7만1,520원 인상(기본급 대비 3.93%)과 근속수당 월 1만원 인상안을 제시한 상태다.
올해 노동계 쟁점인 통상임금 문제도 있지만, 임금피크제도에 대해서도 노사 입장차가 크다.
KCC울산공장 측은 현행 58세인 정년을 60세로 연장하는 대신에 59세 임금 10%, 60세 20%를 감액하는 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노조는 임금피크제가 임금교섭 사안과는 별개의 문제고, 결국 임금삭감이 되는 취지라며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KCC 울산공장 노조의 파업으로 생산차질은 없었다. 하지만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회사 측은 우려하고 있다.
KCC울산공장 관계자는 “파업에 참여한 190명중에 야간 근무자도 있다. 야간 근무자의 경우 일부 근무를 하며 파업도 병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파업으로 인한 여파가 아직 크지 않아 대체 인력을 투입할 상황도 아니다.
다만 파업 장기화 사태를 예방하기 위해 전날도 노조 측에 교섭 제의를 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논의가 오가지 않고 있어 실무교섭에 집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노조는 요구안 관철을 위해 추가로 15일과 17일 간부파업에 나설 예정이며, 16일에 주·야간 2시간씩 부분파업을 계획하고 있다.
조는 이번 주 회사 측에 투쟁의지를 전하기 위해 파업을 계획대로 실시하고 다음 주 교섭 재개를 고려해볼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