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각살우(矯角殺牛)
교각살우(矯角殺牛)
쇠뿔을 바로잡으려다 소를 죽인다는 뜻이다.
矯 : 바로잡을 교
角 : 뿔 각
殺 : 죽일 살
牛 : 소 우
소의 뿔을 바르게 고치려다(矯角)
소를 죽인다(殺牛)는 뜻으로,
잘못된 점을 바로 잡으려다가
그 방법이나 정도가 지나쳐 오히려
일을 그르침을 이를 때 자주 쓰는 성어다.
‘소는 동물 중에 인도주의자고 부처요,
성자’(이광수)라고 한 말이 과장이 아닌 게
소는 모든 것을 인간에게 주기만 한다.
고기는 최상의 식용이고 우유는 건강을 챙겨준다.
힘든 일을 도맡아 농사일을 도와주고,
재산으로서도 큰 구실을 해
집안 자녀들의 대학 공부를 책임졌다.
그래서 가족을 뜻하는 食口(식구)와 함께 사는
生口(생구)라 하며 다른 동물에 비해 귀히 여겼다.
하지만 고대에는 이러한 소를 사육하는
가장 큰 목적이 제사를 지낼 때
犧牲(희생)을 위한 것이었다고 한다.
희생의 글자 모두 소 牛(우)가
들어 있는 것으로 알 수 있다.
특별할 特(특)자는 제물로 바치는
수소를 가리켰는데 하늘에 제사 지낼 소는
특별히 뿔도 가지런히 멋지게 나야 했다.
고대 중국에서는 큰 종을 제작할 때
뿔이 곧게 나 있고 잘 생긴 소의 피를 종에 바르고
제사를 지내는 풍습이 있었던 모양이다.
한 농부가 제사에 쓸 소를 몰고 와 보니
뿔이 약간 삐뚤어져 있었다.
그것을 바로 펴려고 단단한 끈으로 양 뿔을
동여매었더니 나중에 뿔이 빠져 소가 죽었다.
조그만 결점을 고치려다 그 방법이 지나쳐
오히려 큰 손해를 입게 됐다.
‘쇠뿔 잡다가 소 죽인다’는
우리 속담과 꼭 들어맞는다.
결점이나 흠을 고치려다
그 정도가 지나쳐서 도리어 망치는 경우다.
작은 것을 욕심내다가 큰 것을 잃는다는
小貪大失(소탐대실)이라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일을 망친 것은 결과적으로 같지만 욕심이 깔린
소탐대실과는 달리 어떤 일을 고치려다
상황을 잘못 판단한 어리석음을 깨우치는 것이
교각살우다.
‘빈대 잡으려고 초가삼간 태운다’는 속담과,
또 값비싼 구슬로 참새를 잡는
隨株彈雀(수주탄작)과 뜻이 가깝다.
☞ 안병화(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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