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청원 김무성이 같은 빌딩에 캠프 차린 이유는
서청원 김무성, 박근혜 대선 캠프 빌딩에 나란히 전당대회 캠프 사무실
‘박근혜 마케팅’ 위한 것?
6·4
지방선거가 끝나자마자 새누리당의 차기 당권 경쟁에 불이 붙었습니다. 특히 유력 당권 주자인 서청원 의원과 김무성 의원의 대결이
뜨겁습니다. 5선의 김 의원은 8일 공식 출마 선언을 했고, 7선의 서 의원은 10일 출마를 선언할 예정입니다. 벌써 양측의
신경전이 치열합니다. 두 사람의 대결은 한치 양보없는 혈투(血鬪)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새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는
7월14일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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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
여의도 대하빌딩은 박근혜 코드? 한 가지 흥미로운 대목은 격전을 벌일 두 사람이 같은 건물에 전당대회 캠프를 차렸다는 점입니다.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지만 여기엔 나름의 ‘코드’가 숨겨져 있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두 사람이 캠프 사무실을 차린 빌딩은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입니다. 새누리당사 맞은편에 있습니다. 서 의원은 7층에 김 의원은 2층에 자리잡았습니다.
대
하빌딩은 2012년 대선때 박근혜 대통령이 후보 캠프를 꾸렸던 곳입니다. 김 의원이 캠프를 차린 바로 그 2층에 박근혜 후보
캠프가 있었습니다. 과거 한때 박근혜 대통령의 후원회 사무실도 대하빌딩에 있었습니다. 굳이 말하자면 대통령에 당선된 박근혜
대통령의 기(氣)를 받을 수 있는 곳입니다.
서 의원 측은 “서 의원이 친박연대 대표 시절부터 관여한
미래전략개발연구소 사무실이 대하빌딩 7층에 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캠프를 7층에 차린 것”이라고 했습니다. 김 의원은 “빈
사무실이 대하빌딩 2층과 7층밖에 없었다. 서 선배(서청원 의원)가 7층을 쓴다고 해서 2층에다 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두 사람이 대하빌딩에 사무실을 낸 것은 우연만은 아닐 것”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박근혜 대통령과 연결시키려는 의도가 다분히 담겨져 있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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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
“박근혜 뒷받침할 사람 누구냐” VS. “친박 울타리 만든 사람은 나” 새 대표를 뽑는 이번
전당대회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입니다. 지방선거에 이어 새누리당 당내 선거에서도 ‘박근혜 마케팅’이 또
등장하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새누리당 당원·대의원의 표심을 누가 더 얻느냐가 승패의 중요한 변수 중
하나라는 얘깁니다.
이 지점에서 서 의원과 김 의원의 이미지는 좀 갈립니다. 서 의원은 대표적인 친박(親朴)계
인사입니다. ‘친박 맏형’으로도 불립니다. 반면 김 의원은 원조 친박출신이지만 비박(非朴)계를 대표하는 인사로 분류됩니다.
상대적으로 박근혜 마케팅을 더 적극적으로 펼 수 있는 사람은 서 의원입니다. 서 의원 측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성공을 바라는 당심(黨心)에 적극 호소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서 의원 캠프 관계자는 “박근혜 대통령이 성공해야 새누리당도 산다. 박
대통령을 뒷받침해서 성공한 박근혜 정부를 만드는게 새누리당에 도움되는 길이다. 그걸 할 사람이 누구냐에 포인트를 맞출 것”이라며
“박 대통령과 정치적으로 불편한 관계인 김 의원보다 서 의원이 적격”이라고 했습니다. 서 의원이 당 대표가 돼야 안정적으로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뒷받침할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친박 성향 대의원·당원들의 표를 결집시키겠다는 포석입니다.
그렇
다고 김 의원이 박근혜 마케팅에 소극적인 게 아닙니다. 김 의원은 이번 선거 구도를 ‘과거냐 미래냐’로 잡았습니다. 서 의원을
‘과거’, 자신을 ‘미래’로 규정하면서 차별화를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박근혜 대통령과 각을 세울수 있다는 전망에는 펄쩍
뜁니다. 김 의원은 “박근혜 정부가 성공하지 않으면 정권 재창출이 안된다. 우리는 모든 당력을 다 모아서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뛰어야 한다”며 “‘할말은 하는 집권여당을 만들겠다’는 것을 마치 대통령과 각을 세우고 다른 길로 가는 것처럼 보는 것은
모함이다. 추호도 그런 생각이 없다”고 했습니다. 그는 자신을 비박계로 분류하는데 대해서도 “친박의 원조는 저다. 친박의 울타리를
만든 사람이 저다”라고 했습니다. 친박 성향 대의원·당원들의 표심도 놓치지 않겠다는 의도입니다.
서 의원과 김
의원이 모두 박근혜 마케팅을 하는 것은 그만큼 박 대통령이 전당대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뜻입니다. 특히 지방선거에서 박근혜
마케팅의 효과가 입증된 영향도 있습니다. 정치평론가 황태순 위즈덤센터 수석연구위원은 이렇게 분석했습니다.
“6·4
지방선거 결과 보수층에서의 박근혜 대통령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괴멸적 위기에 빠졌던 새누리당이 무승부라도 할 수 있었던
것은 박근혜 마케팅 덕분이었다. 전당대회 투표권을 갖고 있는 새누리당 대의원·당원들에게 박 대통령의 영향력은 더 막강하다. 박
대통령의 임기가 1년4개월밖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대의원들은 아직 ‘포스트(post) 박’보다는 박근혜 정부의 성공에 더 방점을
찍을 가능성이 많다. 서 의원과 김 의원이 박근혜 마케팅을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차기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에는 물론 여러 변수가 작용합니다. 다만 시기와 상황을 감안하면 ‘박근혜 마케팅’이 중요 변수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서청원과
김무성, 김무성과 서청원 두 사람 중 누가 더 당원·대의원들에게 설득력 있게 박근혜 마케팅을 할지도 관전포인트입니다.
[출처] 본 기사는 프리미엄조선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