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이 이 방에 적합하지 않은 글인건 알지만, 다이어트하고 계시는 많은 분들이 이 방을 많이 방문하실것 같아 이곳에
글을 씁니다.
제가 읽은 그 글은 글쓴이가 어디서 심각하게 뚱뚱한 여자분이 엉덩이만 가려주는 미니스커트를 입은걸 봤는데 여자가
봐도 민망하고 흉하더라, 치마를 입지 말라는건 아니나 뚱뚱하신 분들은 미니스커트 보다는 무릎까지 가려주는 치마를 입는게 낫지 않겠냐는 말로 시작합니다. 글에 요점은, 찌는 사람은 찌는 이유가 있다, 날씬한 사람들은 자기관리를 거의 한다, 자기 몸 생각하지 않고 먹고싶은 대로 다먹고 자기는 원래 물만 먹어도 찌는 체질이야라고 변명하지 말고 노력하라는 그런 글이었습니다. 뚱뚱하신 분들, 자신의 하루를 돌아보고 내가 운동을 얼마나 했나, 뭘먹었나 한번 체크해 보시라고, 당신들이 정말 체질때문에 살이 찌는건지. 그리고 끝에 그렇시대요, 본인은 뚱뚱한 사람이 100% 체질문제가 없고 100% 게으르다고 단정짓는게 아니라 그럴확률이 높다고 본거라고. 스트레스와 체질상 살 찌는 사람도 있다고 글 올리시는 분들, 자기가 소식하고 땀 흘리고 운동 했는데 살이 쪘는지 한번 되돌아 보시고 글을 쓰시라구, 그랬는데도 살이 쪄서 뚱뚱해졌냐며, 그런거 아니고 아무것도 안하면서 스트레스, 체질 탓하면 할말 없는거라고.
……………
저는 6학년때 외국으로 이민와서 영어가 안돼 왕따도 당해보고, 그로인해 스트레스로 살이 많이 쪄있었습니다. 부모님은 하루종일 외국에서 자식들 대리고 살아보겠다고 밖에서 일 하셔서 절 돌보아 주시지 못했고요, 형제들도 부모님 도와드리느라 너무 어렸던 막내인 저는 혼자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얼마전 살이 너무 많이 쪄버린 절보고 엄마가 통곡하시더군요, 미안하다고, 어린애가 스트레스 받고 집에서 혼자 먹는걸로 푸는걸 제어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초등학교, 중학교때 먹는걸로 스트레스를 풀다보니 그 나쁜버릇이 고등학교때 까지 이어졌던겁니다. 조금은 살림이 피고 나서 절 돌아보셨을땐 제가 너무 거대해져 버린거요. 솔직히 저 초등학생, 중학생때, 그 영어도 안되는 어린아이가, 친구도 없는 외국땅에서, 스트레스를 풀수 있는방법이 얼마나 많았겠습니까. 그 당시 제가 있던곳엔 인터넷 발달도 채 이뤄지지 않았을 때인데요. 엄마가 우시는 모습에 충격받아 그 날부터 다이어트 죽어라 했습니다. 핼스와 에어로빅하면서 얼마전 정체기가 지나가고 난 부터는 아침에 5시반에 일어나 줄넘기 2000개와 파워워킹으로 2시간, 오후에는 헬스 2시간 이렇게 운동하니 50여일이 다 돼가는 지금, 13kg가 빠졌습니다.
지금 저는 대학생 입니다, 정말 열심히 다이어트 중이고요. 얼마전에 40여일만에 10kg 뺐다고 이 방에 글을 올린적도 있습니다.
이 글을 읽고 저는 너무 화가나서 통곡을 했습니다. 본문을 읽고는 그냥 “아, 이 사람은 주제파악이 참 않되는 사람인가보다”라고 치워버렸습니다. 헌데, 글쓴님이 댓글들에 다신 댓글이 절 통곡하게 만들더군요. 한 네티즌이 자기는 집안사정 때문에 스트레스 받고 20kg가 쪘다고 그러니까 글쓴님이 “적게 먹고 운동하는데 스트레스 때문에 살이 20k가 찌느냐, 말씀해 보시라, 스트레스 받아서 운동이고 나발이고 하지않고 많이 드신건 아니냐” 이렇게 달아 놓셨더군요. 네, 스트레스 싸여서 많이 먹고 운동 않한거, 움직이지 않은거, 그렇죠, 게을러서 그렇다고 할수있죠. 근데요, 스트레스가 사람에게 얼마나 많은 영향을 주는지, 글쓴이님은 그걸 알만큼 힘들게 살지 않았나 보더라구요.
그 “자기관리”라는거. 핑계같이 들릴지는 몰라도 할 말 있습니다. 저요, 뚱뚱하긴 해도 미래에 법조인이 되려고 준비중입니다. 저는 학생이었고, 학생으로써 자기관리 열심히 해서 공부 열심히해 좋은대학에 들어갔습니다. 학생에게 자기관리라는게, 공부를 열심히 하는게 아닌, 외모가꾸기에 열중하는건가요? 왜 꼭 뚱뚱한 사람은 자기관리 못해서 그러는거라고 생각하는지 답답하기만 합니다. “자기관리”의 정확한 뜻이, 외모와 몸매를 잘 관리한다는 건가요? 하지만, 그것또한 개인의 생각이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는 분들이 무조건 잘못됬다고 하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허나 이것 하나만은 세상이 알아주었으면 하는 사실이 있습니다, 사람이 살이 찌는 이유는 게으른것 말고도, 정말 셀 수 없이 많다는것을 말이죠. 그리고 사람은 스트레스와 그로 인해 오는 우을증과,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병 (아님 부상), 출산 등등 자기가 컨트롤할수 있는 영역 밖에 이유로 살이 찌기도 한다는것을 말이죠.
아 그리고, 그 글을 쓰신 님에게 “그것이 알고싶다 – 고도비만은 가난을 먹고 자란다”편을 꼭 시청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살이 찐다는게, 찌면 찔수록 더욱 더 사람을 깊은 나락으로 빠지게 한다는걸 꼭 알려 드리고 싶었습니다. 특히 요즘같이 야채가격이 많이 높으면 다이어트 식단? 어림도 없습니다. 소식 하라고 하셨는데, 그 소식 해야할 야채보다는 라면, 인스턴트 식품들이 가격이 더 싼게 현실입니다.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젊은이들 몇명이 최저 생계비로 한달 살아보기 체험한것을 보여주었는데요, 처음엔 잘 챙겨 먹자고 다짐하던 그분들도 결국엔 끼니로 라면등과 같은 다이어트에 적이라고 불릴만한 음식으로 끼니를 챙기시더군요. 그리고 거기에 나온 초등학생 (혈압약을 매일 복용해야 한다는)을 보고 한참을 방에서 눈물을 흘렸습니다… 저를 보는것 같더군요.
글을 읽고 너무 속상하고 화가나서… 두서없이 이렇게 키보드를 두드렸습니다.
혹시 저의 글에, 상처를 받으셨다거나 거슬리는점이 있으신 분들이 계시다면 미리 사과 드리고 싶습니다.
그냥 글을 읽고, 글쓴이 님이 써 놓으신 수 많은 리플들을 읽고, 너무 힘 빠지고 속상해서 이 곳, 다이어트를 하시는 많은 분들에게 하소연(?) 하고 싶었습니다.
우리 모두 힘내서 다이어트 열심히 합시다. 꼭 이루어 냅시다.
그래서, 이런 생각을 가지고 분들에게 당당하게, 아니라고 말해 줍시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한국어로 이렇게 긴 글을 작성하는건 너무 오랜만이라 말이 안돼는 문장이 있거나 맟춤법이 많이 틀렸어도 이해해 주시길 바랄께요..
남의 일이라고 막말하는 사람들 참 많죠. 하나하나 상대해주기도 지칩니다.
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