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칼럼
[조형래 칼럼] 영웅을 죽이는 사회, 영웅을 만드는 사회
조선일보
조형래 부국장
입력 2024.12.03. 00:15
https://www.chosun.com/opinion/column/2024/12/03/VTOLWTMSMNCWPBSEKKBC44PN54/
빌 게이츠나 머스크도
감추고 싶은 흑역사 많지만
미국인의 꿈을 이룬 인물로 부각
한국의 창업자 카카오 김범수는
사법 리스크에 과징금·여론 뭇매까지
관용 없는 우리 사회가
어렵게 일군 기업 망가뜨릴까 우려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을 받는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지난달 15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위반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차량에서 내리고 있다. /뉴스1
천사의 미소를 지닌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의 실제 성격은 정반대였다. 지독한 일중독이었던 그는 직원이든 동업자든 성에 차지 않으면 “내가 들어본 것 중 가장 멍청한 소리”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경쟁 업체를 죽이기 위해서는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대표적인 사건이 넷스케이프 죽이기다. 1990년대 인터넷이 태동하면서 넷스케이프가 인터넷 접속 프로그램 시장을 선점하자, 그는 막강한 PC 운용체제 ‘윈도’에 자사의 인터넷 접속 프로그램 ‘익스플로러’를 끼워 팔고, 심지어 넷스케이프로 인터넷에 접속하면 오류가 발생하도록 조작해 기어이 넷스케이프를 망하게 했다.
그는 이 일로 법무부로부터 독점 소송을 당한다. 지금도 남아 있는 빌 게이츠의 증언 영상을 보면 못마땅한 표정으로 “기억나지 않는다”를 연발하고 심지어 손가락질과 기지개까지 하는 장면도 나온다. 법원이 게이츠를 망신 주기 위해 영상을 공개했지만 게이츠에 대한 여론의 지지는 흔들리지 않았다. 시쳇말로 싸가지 없는 그의 태도를 비난하기보다는 그가 소프트웨어를 앞세워 일본 제조업에 밀려 죽어가던 미국의 첨단 산업을 일으켰다는 것을 더 높이 평가했다. 그렇게 그는 미국 기업가의 표상이 되었다.
한국은 어떤가? 아무리 뛰어난 기업가라도 한 번 스텝이 꼬이면 나락으로 떨어진다. 요즘 카카오 김범수 창업자가 그런 케이스다. 주가 시세조종 혐의로 구속된 그는 10월 말 101일 만에 보석으로 풀려났다. 하지만 채 일주일도 안 돼 검찰이 다시 카카오 본사와 계열사인 카카오모빌리티를 압수수색하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이번엔 공정거래위원회가 택시 호출 서비스 플랫폼인 카카오모빌리티에 대해 독점력 남용으로 검찰에 고발했기 때문이다. 검찰은 무려 2주일간 다섯 차례에 걸쳐 카카오를 샅샅이 뒤졌다.
카카오는 과징금 폭탄도 맞았다. 공정위는 10월 카카오모빌리티의 콜(호출) 차단, 즉 경쟁업체 가맹택시에 콜을 주지 않은 행위에 대해 724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작년 2월에는 자사 가맹 택시에 콜을 몰아주는 방식으로 비(非)가맹택시를 차별했다며 271억원을 부과했다. 여전히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한 스타트업에 영업 이익의 3~4년치에 해당하는, 토종 플랫폼 기업 사상 최대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한 것이다. 카카오 측 반론은 차치하더라도 경쟁 택시에 대한 ‘콜 차단’과 자사 택시에 대한 ‘콜 몰아주기’가 어떻게 보면 같은 사안의 양면(兩面)으로 볼 수 있고 위반 시기도 상당 부분 겹친다. 이외에도 금융감독위원회가 최근 회계처리 기준 위반으로 과징금 34억원을 또 물렸다.
더 난감한 것은 김범수 창업자가 십자포화를 맞고 있는데도 여전히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는 사실이다. 카카오뱅크·페이 등 알짜 계열사의 쪼개기 상장과 일부 경영진의 스톡옵션 먹튀 논란, 이로 인한 주가 폭락으로 200만 소액 주주들의 미운털이 단단히 박힌 탓이다. 우리사주를 배정받은 직원들도 평균 1억원 이상 손실을 본 상태여서 부글부글 끓고 있다.
이런 난맥상의 가장 큰 책임은 규모에 맞는 기업 문화와 경영 시스템을 정착시키지 못한 김범수 창업자에게 있을 것이다. 그는 회사를 키운 뒤 증시 상장을 하거나 매각을 해서 큰돈을 버는 성공 방식을 너무 즐겼다. 계열사 숫자가 한때 150여 개에 이르고 골목 상권 침해 등 잦은 구설에 오른 것도 남의 돈으로 잔치를 하는 비즈니스 모델 탓이 크다. 하지만 이 난맥상을 풀 수 있는 유일한 인물도 김범수 본인이다. 카카오 그룹이 불과 10년 만에 급격히 몸집을 불렸기 때문에 구성원들이 매우 이질적이며 소속감도 약해 김범수가 아니면 구심점 역할을 할 사람이 없다.
김범수 창업자는 네이버의 이해진, 엔씨소프트의 김택진과 함께 한국의 인터넷 시대를 연 주역이다. 그는 한게임을 창업해 네이버와 합병하고 절치부심하다가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만들었다. 그가 없었다면 한국인들은 카카오톡 대신 페이스북의 왓츠앱이나 중국의 위챗을 쓰고 있을지 모른다. 회초리를 들어서 야단치면 될 일에 칼을 휘둘러 기업을 망가뜨려서는 안 된다.
조형래 기자
여명
2024.12.03 00:54:16
정치인들은 쌍욕을해도 비리가 엄청나도 국회의원하고 G#을 해도 잘먹고사는 대한민국~~
답글작성
49
0
先進韓國
2024.12.03 01:05:28
한국 경제는 어려운데, 왜 정부와 야당은 기업인들을 못 살게만 구는가? 정권이 바뀌어도 아직도 이재용에게 검찰은 5년형을 구형한다. 아니 왜 윤석열 정권의 검찰이 삼성을 죽이려 안달을 하는가? 삼성이 망하면 윤석열 대통령이 책임지려는가? 또 카카오 김범수도 너무 심하게 괴롭힌다. 도대체 여기가 중공인가? 정부가 왜 기업을 죽이려고 그렇게 발악을 하는가? 이러면서 기업인들이 한국 경제를 발전시켜 주기를 바라는가? 윤석열 정부가 하는 짓을 보면 그냥 한국 기업들을 다 망하게 하려고 작정한 것 같다. 문재인과 윤석열은 하나도 다를 게 없다. 하기야 그래서 윤석열은 문재인은 수사도 안 하고 벌벌 떨고 있지. 윤석열이나 한동훈 같은 문재인 부하들을 쫓아내고 김문수 같은 진짜 우파가 정권을 잡아야 대한민국이 바로 선다.
답글1
47
7
한마디
2024.12.03 02:31:57
빌게이츠도 기억나지 않는다는 것을 이재명에게 배웠나? 다 나쁜 사람들이네.
답글작성
26
1
석솔
2024.12.03 04:41:25
중국은 오래전부터 첨단 IT학과를 인원을 증원했고 상하이 칭화대 만 매년 천명씩 배출했다. 지금 기능 올림픽 대회도 중국이 휩쓸고. 중국이 한국에서 수입하던 메모리 반도체도 중국이 대거 지원해서 자체 기술로 만들어 삼성것 안산다. 문정부때 미국핵안전위가 한국원전 만 안전성 승인하며 미국원전건설 허가난것을 위험하다고 탈원전하여 중국에 1위 내줬다. 후쿠시마 원전 체르노빌 원전은 수준 낮은 비등수형식이고 한국원전은 기술높은 가압수형식원전인데도 후쿠시마 들먹인것은 수출경제를 막은것. 기업규제 시간규제 기업상속세 대폭인하해서 기업 살리고 기업 기술 중국, 북한에 넘기는자는 무기징역으로 법개정해야된다. 허구한 날 거니 백, 명태,특검, 등 떠벌리는 공영방송 때문에 국민들은 피곤하다. 트럼프시대, 중동 북유럽 전쟁시대 지도자 정치인들은 우물안 개구리 싸움이나 할 한가한가 국민들은 한숨
답글1
6
0
밥좀도
2024.12.03 04:56:10
사촌이 논 사면 배 아파하는 한국인은 문제다. 칭찬은 과하게 꾸중은 줄여서 하자.
답글작성
5
0
김효선
2024.12.03 06:59:31
이재명같은 전과 5범의 범죄자는 면죄해주려 기를 쓰는 '법관 주제에' 나으리들 기업인들한테는 어찌그리 가혹하고 가차없는지
답글작성
4
0
산천어
2024.12.03 04:23:39
김범수를 그만 좀 괴롭혀라!
답글작성
4
2
Henry
2024.12.03 07:32:33
그러고보면 삼성 이재용 회장은 그리 큰 잘못도 없이 감방에 있었다. 그러고도 아직도 사법리스크에 시달린다. 총수를 감옥에 가두고 삼성이 반도체 혁신과 실적 내기 바라나? 이재용 회장은 진짜 애국자다. 그리고 이재명 좀 빨리 심판해라. 이재명 하나 잡아 쳐넣지 못하면서 엉뚱한 사람들 괴롭히지 말라.
답글작성
3
0
금강산
2024.12.03 07:29:09
영웅은 영웅이다. 전문성 소신 헌신하는 이 땅의 남녀노소들을 발굴하고 기꺼이 영웅으로 높이 기리는데 우리 국민들도 참여하자. 영웅이자 인간이기에 잘한 것은 잘한 것, 못한 것은 못한 것으로 구분하고 평가하는 여유를 갖자~
답글작성
2
0
풍향계
2024.12.03 06:37:05
정부는 기업에 법인세 경감, 규제 완화 등과 같은 선물을 주고 기업이 불법을 저지르는 일에 대해서는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 주식 시장을 소액 주주들 털어먹는 장소로 악용하는 기업인에게 선처를 베풀어서는 안된다.
답글작성
1
0
mylup
2024.12.03 05:44:15
잘나간다고 흡혈귀마냥 바닥까지 너무 끓어가다 지탄의대상으로 전락하면서 망신당하는거 아닐까한다.
답글작성
1
0
Season2
2024.12.03 08:14:44
이건희 왈, 기업은 2류, 정치는 4류 ! 지금은 ?
답글1
0
0
youme
2024.12.03 08:09:55
[매우 부정직했던 인물 정주영]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는 말처럼, 위대한 업적을 남긴 인물중에는 매우 좋지 않은 흠을 가지고 있던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 사람의 흠만 생각하고 사회적인 평가및 처벌을하게 될 경우 교각살우의 치명적인 잘못을 저질를 수 있다. 정주영의 자서전을 읽으면 부정직한 행위를 한것을 3개 이상 발견할 수 가 있다. 그리고 일반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중에 그의 부정직한 행위가 추가로 더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가 없었다면 한국의 조선산업 및 자동차산업이 오늘과 같은 수준으로 발전하여 을 수 있었는지 의문이다. 이러환 관계로, 한 인물을 제대로 평가하는것은 쉬운일이 아닌것 같다.
답글작성
0
0
사부2
2024.12.03 07:56:00
한국이 강한 것은 불의를 용서하지 않는 정서 때문이 아닐까. 국익에 도움된다고 봐준 거 없음
답글작성
0
1
심연식
2024.12.03 04:52:19
영웅을 누가 만들고 죽이는 것이 아니다 절대권력도 영웅은 만들지 못한다 나라와 국민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 행동이 영웅이요 그 영웅은 민심이 만든다 예를 든다며는 영구집권을 위한 박정희 유신헌법을 반대하고 국민의 인권.권리를 지키는 사람들이 영웅이다 이분들은 목숨을 내건 투쟁하신분들이기에
답글작성
0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