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시아문(如是我聞):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인류의 큰 스승들은 직접 책을 쓰지 않았습니다.
'책이란 위험한 물건이다.'
작가는 소크라테스의 말을 인용하며 그 이유를 설명합니다.
책이 위험한 것은 오해와 오독의 소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소크라테스도 부처도 글이 아닌 말로 진리를 설파했습니다..
그분들은 듣는 이의 인식수준에 맞춰 법을 설했습니다. (방편설법)
그러나 책은 그럴 수 없습니다.
작가는 한 권의 책을 쓰고
그 책을 수많은 독자가 읽습니다.
갖가지 반응이 나오는 것은 당연합니다.
김연수 작가도 자신의 소설에 대해
극과 극의 반응을 체험하고 고민이 많았다고 합니다.
같은 책을 읽고 어떤 독자는 지루하다고 평했고, 어떤 독자는 재미있다고 평했습니다.
어떤 독자는 '아재감성이다'고 평한 반면,, 어떤 독자는 작가가 '인생을 더 살아야 한다'고 평했습니다.
그는 '문자란 오해를 불러일으킨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고
이제 이런 반응을 받아들이게 되었다고 합니다. .
독자가 자기더러 늙은 아재 같다 해도,
혹은
인생을 모르는 젊은 것이라 평해도 그는 게의치않는다고 합니다.
다만
독자가 '여시아문'의 자세로 책을 읽었으면,, 하는 것이
그의 바람인 듯 합니다..

모든 불교 경전은 여시아문(如是我聞)으로 시작합니다..
여시아문은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라는 의미입니다..
여기서 '나'는 아난다입니다..
아난다는 부처의 10대 제자 중 한 사람으로 '가장 많이 들은 자(다문제일)'로 불렸던 이입니다..
제자들은 부처의 설법을 가장 많이 듣고 그대로 외우고 있는 아난다의 기억에 의거해
부처님 사후에 법을 집결했습니다..
보통
경전이라면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하고 시작할 법도 한데,,
그렇지가 않습니다..
아난다가 '이와 같이 나는 들었습니다~' 하고서
뒤이어 부처의 설법을 전할 때
그 이면엔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존재한다,
내가 잘 못 들었을 수도 있다,
내가 잘 못 이해했을 수도 있다,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점을 인정하는 마음이 숨어있습니다..
김연수 작가가
우리에게 권하는 독서의 자세가 바로 이것입니다.
작가는 <설국>을 예로 들며 자신의 독서 경험담을 들려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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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국
- 작가
- 가와바타 야스나리
- 출판
- 민음사
- 발매
- 2002.01.31.
리뷰보기 |
그는 17살에 처음 이 소설을 읽었습니다..
그때 작가는 이 소설을 퇴폐적이라 여겼고,, '토 나온다'고 평했습니다.
그는 시인으로 등단하고난 20대에 이 소설을 다시 읽었습니다..
그때 김연수 작가는 이 소설이 문장 하나 하나가 시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30대에 다시 <설국>을 읽고 나서 이 소설은 작가의 '인생책'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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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 내용이네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텍스트가 가로와 세로인 천의 교직을 뜻하듯이 소설도 쓰기와 읽기를 함께 할 때 최적이 되나 봅니다. 낭독과 경청이 함께~~^^
자세히 쓰셨어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나다.^^
김영하 작가 강연회도 다녀왔었는데,, 후기를 안 쓰니 남는 게 없더라구요.. 카페에 자주 글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우와...정말 정리를 잘 하셨네요~^^
강미정님...양산에서 뵌 그 분인가요? 금강경 제 일분은 일년에 두 번 절에 가는 얼뜨기신자인 제가 가장 좋아하는 경이죠.
'그날 세존이 탁발해서 밥 먹고 밥그릇과 옷을 정리하고 발 씻은 뒤 자리 펴고 앉았다'-일상이야말로 가장 위대한 것이라는 것. 여담으로 저는 독서클럽이 세 개 있어요. 하나는 모여서 낭독하는 모임인데 몇 달만에 한 권 읽죠. 하나는 정해진 책 읽고 돌아가며 발제하고 의견 말하는 식이고 나머지 하나는 남편과 매일밤 9시 30분에 소리내 책 읽는 모임인데, 가장 이상적이나 잘 운영되질 않는다는 것. 지금은 레이먼드 카버 읽는데 올해 안에 다 읽을까싶네요.^^
네..선생님.. 양산타워에서 함께 차 마셨던 신입이에요^^ 바쁘실텐데 댓글 영광입니다^^~ 선생님 읽고계신 책(대성당?) 저도 읽어볼게요~
@담마 ^^새삼 닉이 눈에 들어오네요.
아마 붓다 당시의 언어인 빨리어 ‘담마’인듯...
‘대성당’읽고 있는데, 진도 엄청 안 나가요.혼자 후딱 읽고싶어도 피드백하며 읽는 덕목이 중요해서 세월아 네월아 하지요^^
@쿨맘강경숙 제 닉네임 의미를 알아봐주신 분은 선생님이 처음이에요^^ㅎ~
일목요연하게 정리 잘해주셔서 김연수 특강을 다시 듣고 있는 기분입니다. 엄지척!^^*
댓글 지금 봤네요^^ 기록은 나의 힘!ㅋ~ 몇년째 묵혀둔 블로그도 다시 시작하고,, 요즘 닥치는대로 뭐라도 써보려고 노력 중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