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왜관에서 각 지부 회장단 모임을 했습니다.
아래 사진에서 보이는 사람들이 왔습니다.
이 얘기 저 얘기 하다가 중학교 때 키 조그만 사람,오십몇번 했던 친구 이런 얘기가 나왔는데 유충순이 얘기가 나오니까
우리의 홍판세 어른이
"가 죽었다"
라고 한마디로 끝냈습니다.
보통 이 대목에서는
" 그래? 무슨 병으로?"
뭐 이렇게 뒤가 이어져야 하는데
"그 친구 통영 중앙시장에서 횟집 하는데, 내가 코로나 전에 만났는데
했더니 삼수 친구가
"무슨 소리고,멀쩡하게 잘 살고있는데"
이러자 홍판세가 바로 꼬리를 내리더니
"나는 죽은 줄 알았네."
하네요.
사람 안보이면 죽은 겁니다.
아직 살아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친구들 모임에 부지런히 나와야 합니다.
작년에 그리고 그 작년에도,우리 17회 모임이라면 단골로 얼굴을 비치던 강동춘이 없는 자리도 허전하네요.
하지말라는 소리 기어히 카페에 또박또박 적어서 늘 빈칸을 채워주던 친구였는데,
많은 사람에게 불가사의한 사람으로,영 믿음이 가지않는 사람으로 비쳤지만 그래도 우리 친구였고,살아있는 친구였는데.
이젠 진짜 죽었네요.
사람 죽으면 뭐가 남을까요.
뭐 지가 믿던대로 천국에 가있다면 더없이 다행이고.
나같은 놈은 화학쟁이라 사람 죽으면 탄소와,수소와,산소와 질소 등으로 분해되어 돌아간다 하지요.
윤회의 본질이 그것이고.
무언가를 남기면,
좋은 일을 한 사람으로 회자되면,
아까운 사람 죽었다 이렇게 얘기들 하면,
잘 산 생일까요?
남에게 못할 짓만 하지 않으면 그냥 괜찮은 삶이 아닐까 싶습니다.
지난 월,화요일에 걸쳐 박기범장학재단의 겨울캠프를 한양대학교에서 했습니다.
강원도 애들을 데리고 서울로 와서 캠프를 하는 이유는 애들이 서울에 있는 대학을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서울에 있는(in Seoul)"
그게 뭐라고 그렇게 목을 매는지.
"미국에 있는(in USA)" 출신도 그렇게 알아주지 않는 세상입니다.
서울이 뭐라고.
나는 장학생들에게 그렇게 얘기합니다.
나를 기억해주지 않아도 좋으니 그냥 보통사람으로 살아달라고.
대기업 연구원들의 남방한계선(그 밑으로 가면 그만두겠다는)이 수원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내가 사는 분당 판교 부근에 소위 IT 관련 업종들의 사옥이 즐비합니다.
그리고 억대 월급 아니면 얘기도 못꺼낸다고 하는데...
요즘은 한참 잘리는 모양입니다.
목욕탕 잘되면 그 옆에 더 시설좋은 목욕탕 내면 망하듯이,IT 업종이라는게 조금 나은 아이디어가 나오면 그 순간에 망합니다.
가 죽었다.
그 기업이 죽을 수도 있고,
그 유튜버가 사라질 수도 있고,
그 가수가 인기가 없어져서 기억에서 사라질 수도 있고,
그리고 우리 중에 누군가가 '가 죽었다'라고 얘기될지도 모릅니다.
내 죽으면 삼오 지내고 아무도 안올때쯤 친구들 몇간 와서 봉분에 소주 한잔 부어주면 좋겠네요.
첫댓글 어제 화두가 "일단은 죽었다."였지요. 아니면 말고식으로.
회장님 몸띠이는 우리 일칠회원끼라 쿤깨네? 단디 관리 잘해서 어제 같은 모임 앞으로 서른 번 쯤 더하고...(너무 과하나?)
모임이 즐거웠고 고마웠습니다.
다 우리 박 회장 덕분입니다.
오랫동안 이어져 갔으면 좋겠습니다.
멀리 서울에서 기꺼이 와준 우리 총장님도
고맙고요.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ㅎ
우리 중학교 동창이고 내 초딩 동창인 백효윤이가 초딩동창 모임에 안나오니까 "가 죽었다"는 얘기가 내 초딩동창모임에서 회자되었는데......
내가 "아이다! 중학동창 모임에서 만났다"고 하면서 인증사진을 보여준 일이 있습니다.
안 보이면 죽은 것이라고 치부되는 나이가 되었네요.
자주 보입시더. 건강하시고요.
안 죽었는데 죽었다고 소문나면 오래 삽니다.
유충순 친구는 오래 살겠네요.
건강하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