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기자의 시각
[기자의 시각] 서초동 법원 100m 주변의 狂氣
조선일보
안준현 기자
입력 2024.12.03. 00:05
https://www.chosun.com/opinion/journalist_view/2024/12/03/IN2BZSZSMRANTJSAR4VKP3VXJY/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를 받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1심 선고 공판이 열린 지난달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인근에서 더민주혁신회의 등 단체가 지지집회(왼쪽), 신자유연대 등 단체가 반대집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과 위증 교사 혐의 재판 1심 결과가 각각 나온 지난달 15일과 25일 서울 서초동 현장을 취재했다. ‘광란(狂亂)의 도가니’라는 표현이 이 현장을 위해 만들어졌나 싶을 만큼 난장판이었다. 법원 인근에 모인 친명·반명 시위대 수천 명은 판사가 판결의 최종 결론이 담긴 주문(主文)을 읽기 직전까지 환호와 절규를 반복했다.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롤러코스터를 탄 듯한 격렬한 반응이었다.
지난 15일 이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는 순간, 친명 시위대는 “으아아악!” “우리 대표님 어떡해!”라며 비명을 질렀다. 반명 시위대에선 “이재명 구속”이라는 구호와 함께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이 대표의 위증 교사 혐의를 무죄로 판단한 1심 재판이 열린 25일 풍경은 정반대였다. 친명 시위대는 “판사님 감사합니다”를 외치며 춤을 췄고, 반명 시위대는 주저앉아 눈물을 흘리며 “법원으로 쳐들어가자”고 했다.
‘죽음학의 대가’인 미국의 심리학자 엘리자베스 퀴블러로스(1926~2004)는 죽음에 직면한 환자의 심리 상태를 부정-분노-타협-우울-수용 5단계로 분류했다. 서초동에서 본 친명·반명 시위대의 심리도 대략 이와 같았다. 처음에는 이 대표 유무죄에 “말도 안 돼”(부정)라고 했다가 금세 “이 사법부 미친 판사들”(분노)이라고 했다. 이어 “김건희/김혜경도 똑같이 하면 돼”(타협)라고 하더니, “우린 이제 어떡하지”(우울)라는 반응을 보이다가, “2심에선 무죄/유죄가 나오겠지”(수용)라며 민중가요·애국가를 부르고 해산했다.
데칼코마니 같은 서초동 풍경을 보며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 이후 한국의 정치가 얼마나 양극화됐는지 실감했다. 당시 탄핵 찬반 세력은 광화문·시청 광장을 빼앗길 수 없다며 대치했다. 헌법재판소가 2018년 법원 경계 100m 이내 지점에서 시위를 하면 1년 이하 징역 등에 처한다는 집회·시위법이 위헌이라고 판단하면서 ‘서초동 집회’는 일상이 됐다. ‘조국 사태’ 이후 법원 앞은 현직 법무부 장관, 대통령 부인, 제1·2야당 대표 등의 사법 이슈에 대한 찬성·반대 세(勢)를 겨루는 대련장이 됐다.
서울중앙지법 판사들은 이 대표 판결 등으로 대규모 집회가 있는 날마다 휴가를 내는 경우가 적잖다고 한다. 한 판사는 “흥분한 시위대가 법원으로 난입해 폭력 사태가 날까 무섭다”고 했다. 2019년 당시 시위대 수천 명이 여의도 국회의사당 경내에 뛰어들어 정당 최고위원의 안경을 날려버리고 경찰에게 욕설을 퍼부은 적이 있다. 2021년엔 미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도 비슷한 일이 발생했다.
머릿수와 목소리 크기로 자기 진영의 의지를 관철하겠다는 ‘떼법’이 전세계에서 창궐하고 있다. 오는 12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의 대법원 선고 때는 서초동의 광기가 어디까지 치솟을지 두렵다.
안준현 기자
흰구름
2024.12.03 02:02:56
친명과 반명을 동일선상에서 비교하지 마라. 친명은 거의 다 이성과 판단력을 상실한 광신도들이며 반명은 대부분 상식과 이성을 갖춘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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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bedu
2024.12.03 01:04:36
이 짓도 다들 먹고 살 만하니 하는 짓. 대부분 국민들은 먹고 살기 바빠 한가하게 떼짓할 겨를도 없다. 다만 냉정하게 판단하고 있다. 말 안한다고 판단도 안 하는게 아니다. 하나하나 정리해 준다. 찢.꾹 패거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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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
2024.12.03 02:38:57
판사들의 판결이 공평하다면 왜 시위를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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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기
2024.12.03 06:53:44
우리국민성은 자유를주면 방종을한다 남북이 대치되고있는마당에 국회의꼴을보라 고로 옛말에 OOO은 두들겨패야되고 4명이상이면 서로패가갈리고 헐뜯는민족성이다 김정은이상의 독재로 국민성을바로잡아야 나라가 바로선다. 국회는 나라발전에 필요악의 조직체다 하루빨리 해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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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홍
2024.12.03 06:50:49
서초동 법원주변 광기의 원조주범은 2016년 박근혜대통령 사기탄핵을 촉발한 조선일보인데 거기 소속된 기자가 법원주변의 광기를 개탄하는 아이러니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마음은 착잡하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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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lup
2024.12.03 05:41:04
역동성이라하기엔 너무나가 사회악으로 비춰지게 된다고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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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좀도
2024.12.03 04:54:37
법치가 무너지면 나라는 파멸 한다. 법과 원칙과 정의와 양심의 물결이 도도히 흐르는 나라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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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性醫學 설현욱
2024.12.03 08:30:00
... 3) 연대는 신학대학이 연대를 만든 대학이니 제일 좋은 위치에 있는 것이고.. 의대 암병원 등이야 돈 벌어주는 주된 수입원이니 그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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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性醫學 설현욱
2024.12.03 08:28:19
서울대도 보면 제일 좋은 부지는 법대 상대 음대 미대가 차지하고..나중에 온 공대는 저기 산 꼭대기에 쳐박혀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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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性醫學 설현욱
2024.12.03 08:26:04
여담) 서초동 법원 건물, 검찰 건물.. 예전 박회장과 그 근처를 지나다가 이 얘기 저 얘기하다보니 저 건물들이 70년대 아버지가 만들었던 건물이라고 하더군.. 자기도 왔었었다고.. 그 자리 일부를 예전 경찰병원 이전 할 때 서초경찰서 옆에다 지을려고 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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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산의인
2024.12.03 07:24:43
법을 선택적으로 적용해서 생기는 병리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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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연식
2024.12.03 05:02:21
서초동 법원 주변은 광기가 아니고 민주주의 국가의 존패가 달려 있는 정의 불의 대결 장이다 법치가 판사의 양심이 정의롭냐 아니며는 불의 편에 드냐는 것이다 법원의 판사들은 법과 양심에 따른 정의 편인데 불의 주장하는 집단이 권력을 이용시위로 사법부 삼권의 위협하고 있다 법과 양심을 지키도록 국민이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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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렙
2024.12.03 08:43:58
양비론을 펼 수밖에 없는 사정은 이해하지만, 그러나 이 땅의 정의를 위해 범죄자를 처단하라는 시위와 이 땅을 온통 범죄자 소굴로 만들려는 무리들의 시위를 등치시키는 것은 옳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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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중서고
2024.12.03 08:33:40
나라 걱정이 얼마나 되셨으면 일터에도 가지 않으시고... 귀한 시간 귀하게 사용하시면 좋을텐데, 친명 집회 참가자분들이 참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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