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영 파워] [3] 중국 베이징 무역회사 KC21 백기성 사장
손톱손질세트 50만개 팔아 사업 10년만에 작년 첫 흑자
"중국 내수시장 공략하기엔 한국 제품이 가격·품질 딱"
중국 베이징의 무역회사 ㈜KC21의 180㎡(약 55평) 남짓한 사무실 한쪽 벽은 온통 손톱 미용제품 전시장이었다. 손톱깎이와 손톱 손질도구들이 반짝거리며 100여개의 가죽 케이스 안에 담겨 있었다. 케이스 겉면엔 스위스 네슬레, 독일 폴크스바겐, 한국의 SK와 현대차 등 손톱용품으로 판촉하는 회사들의 로고가 새겨져 있었다.
국내 유명 손톱용품 제조업체 쓰리세븐의 중국 대리점인 이 회사는 지난해 중국 전역에 손톱 미용제품 세트 50만개를 팔았다. 지난해 매출액이 2500만위안(약 42억원)에 이른다. 이 회사 백기성(38) 사장은 "가격이 중국 제품의 2~3배지만, 지금은 중국도 여유가 생겼고 가죽 케이스를 고급스럽게 디자인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스마트폰과 태블릿PC 가죽 케이스도 시판해 800만위안(약 13억6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백 사장은 "2000년 베이징에서 무역상으로 첫발을 디딘 이후 실질적인 흑자를 올린 것은 2010년이 처음"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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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역회사 KC21의 백기성(38) 사장이 베이징 시내 사무실 전시대 앞에서 손톱 미용제품 세트를 들어 보이며 지난 10년간 중국 시장에 도전하며 겪었던 일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베이징=최유식 특파원 finder@chosun.com
외환위기가 닥친 1997년 중견 기업에 취직한 그는 이듬해 여름휴가 때 베이징에 간 뒤 중국 시장 도전의 꿈을 키웠다. 부친이 산둥(山東)성 웨이하이(威海)에서 봉제·피혁 공장을 운영하는 것 말고는 중국과 인연은 없었다. 1999년 27세 나이에 사표를 내고 중국에 가서 칭화(淸華)대에서 1년간 중국어를 배웠고 2000년 사업에 뛰어들었다.
10년간 그의 중국 사업은 좌충우돌이었다. 첫 도전은 한국의 주방·욕실용 플라스틱 제품을 수입해 베이징 백화점에 공급하는 일이었다. 한국의 300여개 중소 제조업체에 이메일로 제안서를 보냈다. 답장이 오면 제품을 확인하고 컨테이너로 실어다가 베이징 백화점에 진열했다. 그는 "브랜드 없는 한국 중소기업 제품이었지만, 중국산보다 훨씬 질 좋고 쓰기 편해 중국 소비자에게 잘 먹혔다"면서 "여름 한철에만 플라스틱 아이스박스 제품을 10개 컨테이너분이나 팔기도 했다"고 말했다. 2004년에는 한국에서 성공한 주방용품 락앤락을 베이징 시장에 소개해 성공했다. 락앤락이 중국 시장에 직접 진출하기 전까지 이 제품은 그의 사업에 효자 노릇을 했다.
시련도 많이 겪었다. 2002년 부친 소개로 쓰리세븐 중국 대리점을 맡았지만, 처음부터 무리하게 수입을 했다가 재고가 쌓여 수억원을 손해 봤다. 2005년에는 중국 현지 생산 박카스의 베이징 지역 도매에 뛰어들었다 실패했다. 소비자들이 보따리상이 들여온 한국산 박카스를 더 선호했기 때문이었다. 2007년에는 중국 서부인 쓰촨(四川)성 청두(成都) 지역에 진출했다가 쓴맛을 봤다. 중국 도매상에 물건을 보내주고 돈을 떼이기도 했고, 법인 허가 없이 영업했다가 벌금을 맞기도 했다. 그는 "'40대 이전에 버는 돈은 내 돈이 아니다'는 말이 맞다 싶을 정도로 수업료를 많이 냈다"고 했다. 그는 실패하면 중국 시장의 법·제도나 문화 탓으로 돌리지 않고 늘 자신에게서 원인을 찾았다. 그런 긍정이 성공 비결인 듯했다.
백 사장은 요즘 한국산 생활용품과 의류, 화장품을 인터넷으로 중국 소비자에 판매하는 인터넷 쇼핑몰 사업 준비에 몰두하고 있다. 이젠 중국 시장 파악이 끝났다는 듯 의욕이 넘쳤다. "중국 소비자들도 질 낮은 중국산보다 고급 외국산에 눈을 돌리고 있지만 미국·유럽산은 너무 비싸고 한국 제품은 가격이 적절하고 품질도 좋아 중국 내수시장 수요에 딱 맞아요."
그의 사무실 직원 12명 중 4명은 중국에 유학 온 한국인들이다. 인건비는 중국인 직원보다 훨씬 비싸지만 책임감 있고 충성도가 높다고 한다. 백 사장은 "한 해 6000~1만명 배출되는 한국인 유학생이 중국 사회에 뿌리내리도록 해야 한다"면서 "20년 전 싼 임금을 찾아 중국에 왔던 1세대 한국 기업가들이 물러나면 이들이 뒤를 이어 한·중 경제의 가교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로 진출하려면 미국·일본보다 중국이 가능성이 크다"며 "문화도 비슷하고, 아직 지방은 발전단계에 격차가 있는 만큼 우리가 성장한 과정을 반추해보면 의외로 기회가 많다"고 했다.
첫댓글 백기성 집사님, 축하 드립니다. 낙원의 일꾼들이 전 세계에서 빛을 발하며 뻗어 나갈 것을 믿습니다.
나두 어제 조선닷컴 인터넷으로 같은 내용보고 참 반갑고 놀랬어요... 축하! 축하! 하고요 계속 승리하시기 바랍니다.
기억이 어렴풋이 나는 청년부 선배님이신거 같은데,^^ 축하드립니다. 청년부 카페에도 더 가겠습니다.^^
축하합니다. 앞으로도 계속 승승장구 하시기를 기도합니다.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고, 한국인의 투지를 13억 중국인들에게 잘 보여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