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으로 세상 따라잡기
달리는 열차 창 밖으로 보이는 영상광고!
Tunnel Advertisement
System
서울대 공대 이야기 '공대상상' 2017 겨울호 (Vol. 22)
글 건축학과 1,
이정윤
편집 재료공학부 3,
김유리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독자 여러분은 평소에 어떤 교통수단을 이용하나요? 2016년 기준 서울 지하철은 연간 26억 5천만 명의 이용객 수를 기록했을 만큼 필자를 포함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지하철을 주 교통수단으로 이용하고 있죠. 이에 따라 하루 평균 약 730만 명의 사람들을 타깃으로 한 지하철 광고도 점차 그 형태가 발전하고 있습니다. 오늘 소개드릴 주인공은 착시현상을 이용하여 극대화된 홍보효과를 갖는 지하철의 TAS 광고입니다!
중국
지하철 코카콜라
TAS 광고
TAS는 Tunnel
Advertisement System의 약자로 터널에서 송출되어 열차 창 밖으로 보이는 광고 영상을 뜻합니다. 달리는 열차가 어두운 터널을 지날 때 승객들은 열차 창 밖에서 순간적으로 송출되는 밝은 영상에 이목이 끌리게 되는데요. 어떻게 빠르게 달리는 열차 안에서 영상광고를 볼 수 있는 것일까요?
그 답은 바로 잔상 효과에 있습니다. 사람이 무언가를 보면 망막의 자극에 의해 감각이 생기는데요, 이때 자극이 사라져도 영상이 1/16초 정도 유지됩니다. 외부 자극이 실제로 머문 시간보다 사람에게 영상이 오래 남아있는 심리적인 효과가 바로 잔상 효과입니다. 여러 디스플레이 장치가 그러하듯 TAS 광고 역시 LED 바들이 한 정지 화상의 잔상이 사라지기 전에 다음 정지 화상을 표시하여 연속된 동화상으로 인식하게끔 하는 원리입니다.
터널
내
일렬로
나열된
LED 바
하지만 TAS 광고는 정지된 공간이 아닌, 움직이는 열차에 맞추어 연속된 화면을 송출해야 한다는 점에서 다른 영상 송출 장치들과 큰 차이점이 있어요. 달리는 열차 속 승객들의 잔상이 사라지기 전에 다음 영상을 송출하기 위해서는 열차 속도를 고려한 시간차 송출 방식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터널 내에 지하철은 70km/h~80km/h로 등속 운동을 하지만 속도가 바뀌는 경우도 발생하겠죠?
이에 따라 TAS에는 특별한 기술이 들어가 있습니다. 바로 속도 감응식 LED 바를 사용했다는 점인데요. LED 바들이 1초에 4번씩 열차의 속도를 감응하여 열차 속도에 따라 사람의 뇌에서 자연스럽게 연속된 영상을 인식할 수 있도록 맞
추어 영상의 송출을 결정합니다.
열차의 속도를 감지하기 위한 장치는 크게 외부의 환경을 인식하는 감지센서, 중앙에서 정보를 처리하는 제어장치(MCU), 그리고 제어장치에 연결된 LED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TAS 구간 시작과 끝에 설치된 감지센서는 열차의 출입을 감지하고, 다른 감지 센서는 움직이는 열차가 만들어낸 주행풍의 속도를 감지하여 이를 제어장치로 보냅니다.
바람의 속도 측정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흐르는 유체에 적용되는 베르누이 법칙이 이용됩니다. 주행풍의 속도를 측정하기 위해 특별한 구조의 장치가 요구되는데 바람을 유입하는 넓은 입구, 유입된 주행풍의 유로를 좁게 만들어 주는 목 부분과 다시 넓어지게 구성된 출구로 이루어진 장치가 바로 그것입니다. 유입된 바람은 단면적이 좁아진 목 부분을 지날 때 속도가 증가하고 압력이 낮아지게 되지요. 이때의 압력을 측정하고 주행풍과 직각으로 뚫린 포트에 연결된 또 하나의 대기압 센서를 배치하여 주행풍의 속도와는 무관하게 주변의 대기압을 측정한 후, 두 개의 측정값을 중앙처리 장치로 전송해요.
처리장치에는 압력의 차이로 유체의 속도를 계산할 수 있는 변환식이 내장되어 있어 열차의 속도를 알 수 있죠.
이렇게 계산된 열차의 속도를 이용하여 제어장치에서 LED의 발광을 자동으로 결정합니다.
속도 감응 장치(위), 속도 감응 장치 내부(아래)
어둠 속에서 15초 동안 사람들의 이목을 확실하게 끄는 TAS 광고는 현재 국내외에서 그 효과가 증명되었어요. 미국의 Submedia 사에서 실시한 조사 결과, TAS 광고회상률은 약 92퍼센트로 일반 TV보다 약 7배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이 밖에도 원격제어를 통해 실시간으로 영상을 교체할 수 있어 추가 설치 비용 없이 많은 광고를 송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TAS 광고는 국내에선 서울 5개 구간과 대구, 부산에서 각 1개씩 총 7개의 지하철 구간에서 운행 중인데요. 앞으로 이런 광고 영상을 보게 된다면 그 원리도 함께 생각해보도록 해요!! 그럼 재미있는 주제로 다음에 만나요~!
주: 1. 제어장치(MCU): 전자제품의 특정 시스템을 제어하기 위한 전용프로세서로, 제품의 다양한 특성을 컨트롤
하는 비메모리 반도체
2. 주행풍: 차체의 길이 방향 축에 대한 유입 각에 따라, 특정한 속도로 직진 주행하는 차에 유입되는 바람의
속도
3. 광고회상률: 광고를 본 후, 시청자가 그 광고를 다시 떠올리는 비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