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지가 대단했던 것 안다.
그는 새로운 음악을 만들었고, 앞을 보는 눈을 가지고 있었다. 하나의 트렌드를 독자적으로 만들어내기도 했다.
그러나,
돌연 은퇴선언을 하며 사라졌던 태지가
몇년이 지난 지금 컴백을 하면 -
그동안 활동해왔던 가수들은 바보가 되는가.
태지의 새로운 음악을 아직 들어보지도 않은 상태에서 -
그는 무슨 권리로 태지 아닌 가수들을 맹목적으로
깎아내리고 발 밑 취급을 하는지 모를 일이다.
같지도 않은 음악이라고? 오빠부대에 편승한 쓰레기?
서태지가 그들을 봐주면서 음악을 할지,
그들을 아예 밟아오르면서 음악을 할 지는
그의 마음먹기에 따른 것이라고?
물론, 많이 부족한 것 안다.
그들이 죽을때까지 해도 - 태지만한 혁명을 일으킬 수는 없다는 것 또한 안다.
하지만 - 나는.
팬들의 자살소동이 벌어질 정도의 여파가 있었던 은퇴선언
을 번복해 음반을 내고, 그 뒤 귀국하면서도 기자회견 약속을 취소하며 팬들과의 약속을 저버린 태지보다는, 차라리 지금 당장 밀려오는 팬들의 손을 잡아주고, 방송국에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스케줄에 치여서 잠도 제대로 이루지 못하는 그들이 더 좋다. 태지가 대단하면 대단하고 마는 것이다. 물론 그는 독보적인 존재다. 그럼 독보적이고 말면 되는 것이다; 무슨 권리로 평론가임을 내세워 그들과 그들을 사랑하는 팬에게 상처와 모욕을 주는가.
어쩌면 태지추종자의 일부는, 태지의 음악이 좋은 것이 아니라 태지와 태지팬이 가지는 그 어떤 이미지를 동경하는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일반 춤추는 아이돌이 아닌, 태지를 좋아함으로써 자신은 한계단 올라간 사람이 되는가. 그렇다면 그들은 대한민국 최고뮤지션 태지의 팬이라는 명목아래 태지보다 못한 다른 가수들은 얼마든지 끌어내릴 수 있는 건가. 그런 거라면 태지 이외의 가수들은 활동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좋은 음악을 하는 뮤지션 태지가 돌아옴은 분명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그는 처음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 내 의견이다.
지성을 앞세운 편견으로 함부로 상처주지 말라구.
그 잘난 지성이 제멋대로 밟아댄 그들이 목숨만큼 소중한 사람들도 있다.
아 역시 통신상에서 쓰는 글은 두서가 없다-_-
태지팬들 읽고 기분나쁘시다면 나한테 화내버려-_-
하지만 한겨레에 실린 태지관련 평론; 을 가장한
태지숭배글을 읽어보고; 내 기분을 한번 헤아려 본 뒤
화내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