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5도의 기온을 기록한 아침이 제법 쌀쌀하다. 한낮에 일을 하다보면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힐 정도로 따스한데... 일교차가 꽤나 심한 산골이다.
어제는 이른 아침 간간이 비가 내릴 것이란 예보에 아침나절부터 일을 서둘렀다. 절개지 나무정리하며 베어낸 나무로 장작을 만들어 장작집을 채워왔는데 그 많은 나무로도 다 채워지지 않아 빈 공간이 조금 남았다. 마저 채우려고 전날 낙엽송 벌목하고 남은 자투리 나무를 잘라 장작을 만들기 시작했다. 두 차 분량을 작업하여 채웠지만 그래도 빈 공간이 남는 것이 아닌가? 아내는 굳이 다 채울 필요가 있느냐고 했지만 오기가 생겨 혼자 엔진톱을 챙겨 내려갔다. 쌓여있는 나무를 꺼내 토막을 내고 자동차에 싣고 올라와 도끼로 쪼갰더니 이번에는 장작이 남았다. 부득이 당장 땔감으로 쓸 수 있는 잘 마른 나무를 선별해 꺼내놓고 쌓았다. 드디어 장작집 채우기를 모두 끝냈다. 아내가 그랬다. 대단한 집념이라고... 어차피 언젠가는 낙엽송 벌목을 하고 남은 나무도 작업을 해야하는 것이니까 장작집 빈 공간을 채워 두면 좋은 것 아니냐고 대답하며 웃었더니 아내도 어처구니 없다는 듯이 따라 웃었다.
장작집을 채워놓았는데도 그 시각쯤 내린다던 비는 내리지 않았다. 이번에는 오후 1시쯤 비가 내릴 것 이라고 예보가 변경되었다. 비가 내리기 전까지 좀 더 일을 하기로 했다. 아내는 또 잔소리를 퍼부었다. 들은 척도 않고 톤백을 잘라 새로 만든 장작집 지붕 보수에 나섰다. 못쓰는 장판을 재활용했는데 별로 마음에 들지않아 그 위에다 톤백으로 덮어쒸우기를 했더니 아주 안성맞춤이다. 바람에 날아가지 않게 가장자리를 돌아가며 피스를 박아서 고정을 시켰다. 그때서야 아내가 와서 도와주었다. 그리고는 아주 그럴듯하다며 극한 칭찬을 하며 웃는 것이 아닌가?
수고했으니 빨리 씻고 장날이니까 비가 오기전에 어서 봉평장에 다녀오자고 하여 부랴부랴 씻었다. 봄날의 봉평장은 활기가 넘치고 꽤 분비는 것 같아 역시 봄이 왔구나 싶었다. 거리두기 해제가 되기는 했지만 코로나 시절이후 아내의 쇼핑 속도는 무척 빨라졌다. 장에 나가기전에 쇼핑목록을 메모하여 나가기 때문에 필요한 곳에 순서대로 들리곤 한다. 예전처럼 장골목 전체를 재미삼아 돌아보는 것은 코로나 시절이 시작되면서 이미 없어졌다.
비가 내릴 것이란 일기예보 덕분에 아침나절부터 서둘러 일을 하고 장에도 다녀왔더니 오후는 아주 한가롭고 여유롭게 지냈다. 그런데 결국 내릴 것이 라는 비는 밤이 되어도 내리지 않았다. 일기예보가 모두 들어맞는 것은 아니겠지만 괜시리 호들갑을 떨은 것이 멋쩍기는 하지만 덕분에 장작집도 모두 채워놓아 부자가 된 느낌에다 흐뭇하고 뿌듯하다. 또한 장작집 보수도 마무리해 더 한층 기분이 좋다. 그뿐인가? 장에도 다녔왔으니 이또한 잘한 일이다. 이 모두 빗나간 일기예보 덕분이 아닌가 싶은데...
그나저나 한동안 잘 사용하던 사진편집이 안된다. 아무래도 그동안 무료라고 하여 공짜로 사용했던 것이 유료로 전환된 것 아닌가 싶기는 하다. 하긴 이 세상에 무슨 공짜를 바라겠는가? 이유를 몰라 소중하고 아까운 아침시간을 사진편집 한답시고 다 허비해 버렸네. 젠장~ 다른 앱을 찾아야겠군!
첫댓글빗나간 일기예보 때문이 아니라 덕분에 하루의 일정이 더욱 알차고 빠르게 정리가 되었다는 생각입니다. 원치않는 일이라도 덕분에 라는 생각을 하면 감사하게 되고 새로운 힘의 원천이 되는 것을 느낍니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오늘은 토요일 조금 편안하게 쉴 수 있기를 바랍니다.
첫댓글 빗나간 일기예보 때문이 아니라
덕분에 하루의 일정이 더욱 알차고 빠르게
정리가 되었다는 생각입니다. 원치않는 일이라도
덕분에 라는 생각을 하면 감사하게 되고 새로운
힘의 원천이 되는 것을 느낍니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오늘은 토요일 조금 편안하게 쉴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렇지요.
모든 것이 내 뜻대로 안되는 것이지만 때론 반대현상으로 웃곤 하지요. 그래서 전화위복이란 말이 생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주말 잘 지내시죠. 늘 감사합니다.^^
촌부님
포토스케이프
무료 다운 받아서 쓰세요
즐겁고 편안한 주말 보내세요
한번 시도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주말 즐겁게 지내시구요.
일년농사 장작 흐미
난 귀농 취소 ㅎㅎㅎㅎㅎ
얼마나 재미있는 일인데요.
지레 겁먹으실 필요없는데...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