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 훌쩍 지나 찾아온 모교의 정원.
귓가 홀연히 스치는 그리움 한 자락.
수수한 풀잎 가까이 벌들은 붕붕대고
화려한 꽃잎 사이로 나비가 파닥파닥.
나즈막한 도서관 창문 턱에 멍하니 앉으면
콧구멍 솔솔 간지르는 달콤함 한 소절.
나무 밑 프리뮬러 옹기종기 몸 내밀고
사이사이 수레국화, 채송화처럼 애교부린다.
어둔 유리문 안쪽, 아스라한 복도 정경.
입꼬리 슥슥 매만지는 쓰라림 한 조각.
진드기 허벅다리 붙고 각다귀 날아드는데
잡초 우거진 백엽상에 더위만 우글우글.
소나무 미루나무 우거져 드리운 그늘 속.
그네 앉은 졸업생 눈에는 체념만 한 숟갈.
장대한 양버즘 우리는 세월 무상히 버티고
휴일에 놀러온 아이 둘은 즐겁게 아우성친다.
학교 옆 면사무소 정자에 털퍼덕 앉아
졸업식 날 두고 온 영혼 반쪽 안부 묻는다.
참새가 짹짹 뛰고 산새가 삐로롱 우짖으면
소중한 모교가 조곤조곤 속살대는 거겠지.
잊지 못할 첫사랑이 어깨 토닥이는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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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아~하)
졸업생의 방문
박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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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2
23.06.19 11:09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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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사진은 제가 찍었습니다.
제 고향
초등학교 모습과 비슷하네요
언제나 그리운 곳이죠.
폐교가 되었나 보네요.
요즘 그런 곳 맞습니다.
아직 운영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농구대 옆의 엄청 우람한 나무가 모교를 지키고 있군요.
제 모교 정문 입구에 '먼저 사람이 되자!' 라는 표지석이 있었는데, 나는 이로운 사람이 되었는지 성찰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