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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시진핑 주석의 사우디아라비아 방문, 사우디-중국 관계 강화의 신호
사우디아라비아 EMERiCs - - 2022/12/16
☐ 시진핑(Xi Jinping) 중국 국가주석, 사우디아라비아 방문
◦ 시진핑 주석, 사우디아라비아 방문하여 사우디 및 아랍 각국 정상과 회담
- 12월 7일 시진핑 주석은 사우디를 방문해 살만 빈 압둘아지즈(Salman bin Abdulaziz) 사우디 국왕, 무함마드 빈 살만(Muhammad bin Salman) 사우디 왕세자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시진핑 주석은 또한 걸프협력회의(GCC)와 아랍연맹 정상회담에 참석해 걸프 및 아랍 각국 정상들과도 회담했다.
- 12월 9일 시진핑 주석과 아랍 각국 정상들은 중국과 아랍 국가 사이의 상호 협력 강화 의지를 밝힌 리야드 선언을 발표했다. 선언에 참여한 아랍 정상들은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했으며, 시진핑 주석은 개발 협력, 식량 안보, 보건, 녹색성장, 에너지 안보 등 8개 부문에서 중국과 아랍 국가 사이 협력을 강화하는 ‘8개 공동행동’을 제안했다.
- 8개 공동행동에는 또한 2027년까지 중국과 아랍 국가 사이의 무역 규모를 4,300억 달러(한화 약 558조 1,400억 원)까지 확대하고 아랍 각국의 청년, 과학자, 정치인, 언론인, 학자와 군인을 중국에 초청하여 교육과 훈련, 교류 기회를 제공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되었다.
◦ 시진핑 주석의 순방 기간 중국과 사우디 사이 대규모 투자 협약 체결
- 칼리드 알팔리흐(Khalid al-Falih) 사우디 투자부 장관은 시진핑 주석의 순방에서 중국과 사우디 사이 체결된 투자 협약 규모가 500억 달러(한화 약 64조 9,000억 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에너지, 정보통신, 인프라, 녹색산업 등 다양한 부문에서 총 34개 협약이 체결되었으며, 이 중에는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Huawei)가 사우디에 클라우드 컴퓨팅 센터와 데이터 센터 등 첨단 산업 단지를 건설하는 계약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 이 외에도 사우디 국영석유회사인 아람코(Aramco)와 중국 산둥 에너지(Shandong Energy)가 원유 조달, 중국 내 정유소 및 석유화학 산업단지 건설 등에서 협력하기로 했으며, 사우디의 친환경 에너지 기업인 아크와 전력(ACWA Power)은 중국 기업과 사우디 및 일대일로 참여국에서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를 추진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 9건을 체결했다. 사우디의 첨단기술부문 전문 투자기업인 수무(Sumou)와 중국 이노베이트 모터(ENOVATE Motors)는 연 생산량 10만대 규모의 전기차 공장을 사우디에 건설하기로 합의했다.
☐ 사우디-중국 관계의 핵심인 원유 부문에서 협력 강화될 것으로 전망
◦ 사우디, 중국 시장에서의 주도권 유지하기 위해 중국과의 경제 관계 강화에 초점
- 중국은 사우디의 최대 원유 수출 시장이다. 2021년 사우디의 대(對)중국 원유 수출 규모는 439억 달러(한화 약 56조 9,031억 원)에 달하며, 중국은 사우디의 전체 원유 수출량 중 25%를 수입하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제20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회의에서 안정적 에너지 확보를 우선순위에 두겠다고 발표한 바 있으며, 따라서 사우디와의 관계는 자국 경제 발전에 필요한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수급하고자 하는 중국에도 중요하다고 에스와르 프라사드(Eswar Prasad) 코넬대학교 무역정책 전공 교수는 분석했다.
-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서방의 제재에 직면한 러시아가 국제유가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원유를 중국에 수출하기 시작하면서 중국 시장에서의 사우디 원유의 입지가 위협받고 있다고 갈 루프트(Gal Luft) 국제안보분석연구소(Institute for the Analysis of Global Security) 소장은 지적했다. 루프트 소장은 사우디가 중국과의 경제 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은 러시아산 원유와 경쟁하는 상황에 직면한 사우디가 중국 시장에서 자국산 원유의 입지를 지키기 위한 행보인 것으로 해석했다.
- 사우디가 추진하는 산업 구조 다각화 전략에서도 중국은 중요한 협력 대상이다. 중동연구소(Middle East Institute) 중동아시아팀장인 존 칼라브리스(John Calabrese)는 디지털 전환, 친환경 에너지, 수소 산업 등 사우디가 중점적으로 육성하는 산업 부문에서 중국이 중요한 협력 대상자로 떠오르고 있으며, 아시아에서 다운스트림(downstream) 산업을 확대하고자 하는 아람코 또한 중국의 석유화학업계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언급했다.
◦ 중국, 걸프 산유국의 원유 수입 늘리겠다고 약속하며 원유 대금의 위안화 결제 제안
- 시진핑 주석은 중국이 걸프 산유국로부터 원유 및 천연가스 수입을 늘리고, 업스트림과 비축, 운송, 정제 부문에서 협력을 강화해 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시진핑 주석은 또한 상하이 석유·천연가스 거래소를 통해 원유 및 천연가스 대금의 위안화 결제 확대를 제안했다. 시진핑 주석의 제안은 원유와 천연가스 거래에서 기축 통화로 사용됨으로서 유지되는 달러화의 패권에 대한 도전인 것으로 해석된다.
- 이탈리아 국제정치연구소(ISPI) 연구원인 나세르 알타미미(Naser Al Tamimi)는 중국이 사우디 원유의 최대 시장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사우디가 중국에 수출되는 원유 일부를 위안화로 받을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사우디 정치분석가인 알리 쉬하비(Ali Shihabi) 또한 궁극적으로 위안화로의 결제 전환이 이루어지겠지만, 오랜 기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 중국과의 관계 강화가 사우디의 대미 관계 중요성을 대체하기는 어렵다는 분석 제기
◦ 사우디 정부, 미국과의 관계에는 변화가 없다고 강조
- 존 알터만(Jon Alterman) 전략국제문제연구소(Center for Strategic and International Studies) 중동 담당 팀장은 미국 바이든 행정부와 관계가 냉각된 사우디가 중국과의 관계 강화를 통해 미국에 불만을 우회적으로 드러내고 미-중 경쟁 구도에서 이익 확대를 추구한다고 보았다. 사우디는 미국의 원유 증산 요구를 묵살하고 오히려 감산 정책을 펼치고 있으며, 지난 7월 바이든 대통령이 사우디를 방문했을 때와 달리 사우디는 시진핑 주석을 성대한 의전으로 맞이하기도 했다.
- 시진핑 주석은 중국과 사우디의 협력 관계는 양국 내정에 간섭하지 않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이는 중국이 국내 반정부 세력에 대한 인권 탄압으로 비판을 받는 사우디에 충실한 우방국이라는 될 수 있다는 신호를 주는 것으로 분석된다.
- 그러나 파이살 빈파르한 알사우드(Faisal bin Farhan Al Saud) 사우디 외무부 장관은 시진핑 주석의 방문과 사우디의 대미 관계에 관한 질문에 방문은 모든 우방국과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이며, 미국과 중국 한쪽을 선택해야 하는 문제가 아니라고 답했다.
◦ 중국과의 관계, 미국의 영향력 대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
- 그러나 중국과의 관계가 사우디에 있어서 미국이 가진 중요성을 대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데이브 데로슈(Dave DesRoches) 미국 국방대학교 교수는 중국은 미국과 달리 중동 국가에 안보를 보장할 역량이 부족한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 오히려 미국이 지나치게 사우디-중국 관계 강화에 반응하는 것이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는 지적이 있다. 조나선 풀턴(Jonathan Fulton) 대서양위원회(Atlantic Council) 연구원은 중국과의 관계가 가까워진다는 이유로 다른 국가를 압박하는 것은 오히려 반발을 자극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미국이 중국을 바라보는 시각과 다른 국가가 중국을 바라보는 시각에 차이가 있음을 미국이 깨달을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 감수 : 김은비 국방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Al-Arabiya, Saudi Arabia says $50 bln investments agreed at China summit, 2022. 12. 11.
CGTN, President Xi proposes 'Eight Major Common Actions' for China-Arab cooperation, 2022. 12. 10.
Al-Arabiya, Saudi Arabia, China release joint statement after Xi Jinping’s visit to Riyadh, 2022. 12. 09.
Al-Jazeera, China, Saudi Arabia strengthen partnership on energy, defence, 2022. 12. 09.
CNN, When China and Saudi Arabia meet, nothing matters more than oil, 2022. 12. 09.
Reuters, China to use Shanghai exchange for yuan energy deals with Gulf nations – Xi, 2022. 12. 09.
Reuters, Factbox: Saudi-China energy, trade and investment ties, 2022. 12. 09.
Al-Jazeera, As US watches on, China-Saudi relations grow in importance, 2022. 12. 08.
Al-Jazeera, China, Saudi Arabia cement ties with deals including Huawei, 2022. 12.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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