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준
미국과 대만이 1일(현지시간) 중국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미국·대만 21세기 무역 이니셔티브’에 따른 1차 무역협정에 서명했다. 미국과 대만의 무역협정 체결은 1979년 단교 이래 처음으로 중국의 반발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과 대만이 1차 무역협정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USTR와 대만 중앙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워싱턴에 있는 주미 대만 경제문화대표부(TECRO)에서 열린 협정식에서 주대만 미국대사관 격인 미국 재대만협회(AIT) 잉그리드 라슨 집행이사와 샤오메이친 TECRO 대표가 미국·대만 이니셔티브에 따른 1차 협정에 서명했다. 이날 협정식에는 세라 비앙키 USTR 부대표와 덩전중(鄧振中) 대만 경제무역협상판공실(OTN) 대표가 참석했다.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턴의 미국 재대만협회(AIT) 청사에서 샤오메이친 주미 대만경제문화대표부 대표(왼쪽 하단)와 잉그리드 라슨 AIT 집행이사가 무역 협정에 서명한 가운데 덩전중 대만 경제무역협상판공실(OTN) 대표(왼쪽 상단)와 세라 비앙키 미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가 이를 지켜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제공: 세계일보
USTR에 따르면 75페이지 분량의 협정에는 세관 행정 및 무역 촉진, 모범적 규제 관행, 국내 서비스업 규정, 반부패, 중소기업을 포함한 5개 의제와 향후 협상할 노동, 환경, 농업, 디지털 무역, 표준, 국영사업, 비시장 정책과 관행 등 후속 협상 7개 의제가 포함됐다.
판공실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등 높은 수준의 무역협정과 관련된 내용도 협정에 포함됐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협정이 대만과 미국의 경제무역 거래를 위한 견실한 법적 기반을 마련한 것”이라며 “양측이 협정의 내실을 점진적으로 확장해 더 광범위한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큰 기회가 있다”고 강조했다.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은 미·대만 1차 무역협정 서명 직후 성명을 통해 “경제·무역 발전의 역사적 돌파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마오닝(毛寧)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미국 측은 모든 형식의 미국·대만 간 공식 교류를 중지해야 하며, 중국의 대만 지역과 주권적 의미와 공식적 성격을 담은 협정에 서명해서는 안 된다”면서 “경제·무역의 명목으로 대만 독립 세력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