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포항에 있는 '송도 그리고 동빈내항'을 소재로 한 사진 특별전을 제 5 회 포항아트페스티벌
행사에 앞서 포항예술문화연구소에서 기획전시 하게되었습니다.
모든 전시가 그러하듯 아무리 많은 의미를 부여해도 그 모자람은 끝이 없겠지만, 한 장 한
장의 '송도 그리고 동빈내항' 사진에서 건져 올린 설명이 필요치 않는 아름다운 부재와 꿈꾸
는 관객들의 시선을 기대하며 PEC 회원 여러분들을 정중히 초대합니다.
오는 8월 24일 화요일 오후 7시 대백 생활관 4층 대백갤러리에서 개막식이 열리니, 오셔서 좋은 말씀 많이 남겨주세요...
사진 특별전에 부쳐
오늘날 사진이 포스트 모더니즘의 가장 충실한 재현 매체가 되는 근본적인 이유는 사진
고유의 천성이기도 한 상황적 재현 속에서 보이지 않는 존재를 누설하는 가장 좋은 매체이
기 때문이라고 한다. 더불어 사진이 대상과 사실, 현상과 역사를 어떻게 재현하고 구조화
하는가를 더듬고, 또 사진적 실천들이 어떻게 하나의 지식으로 체계화되는지를 헤아려 보는
것이 지금의 사진특별전 본연의 의미에 가장 부합하는 정의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오랜 시간에 걸쳐 송도 그리고 동빈내항을 기록한 원로작가의 작품과 포항시민들의 앨범
속에서 건져 올린 한 장 한 장의 사진 속에서, 다시는 돌이 킬 수 없는 삶의 아름다운 순간
과 추억,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부재의 의미, 그리고 사진이 내재한 숙명적 죽음의 의
미에 찔림을 당하고 싶었다. 또한 그 부재증명을 통해 세 곳을 향한 공유된 우리들의 주관
은 무엇이며, 객관은 무엇인가 하는 바로 그 공유의 의미를 함께 음미해 볼 수 있었으면 한
다.
주관과 객관을 공유한다는 것은 관객들의 꿈인 동시에 미래를 여는 시작 시제(詩題)이다.
그리고 공유되어졌던 주관과 객관은 반드시 멈추지 않기 위해 필요한 긍정적 모습으로 재현
될 것이며, 그것은 '부재증명을 통한 새로운 미래의 시작이다'는 것을 사진으로 말하고 있
다.
작은 도시의 어느 한 부분에 지나지 않는 '송도 그리고 동빈내항'을 이야기한 이번 전시는
단단한 예술의지를 지닌 이들과, 꿈꾸는 관객이 만나 엮어내는 대하(大河)의 언저리쯤에 닿
아 있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이제 더욱 중요한 것은 강의 물줄기라고 생각한다. 어디로 어
떻게 흘러갈 것인가 하는 것이다.
Farnsworth라는 생물학 교수가 그의 책에서 "생물과 무생물을 구별 할 수 있는 단 하
나의 정의는 존재하지 않지만, 다만, 생물은 한 세대에서 다른 세대로 몸을 만들기 위해 필
요한 정보를 전달한다"라는 틈새를 비집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전시를 준비하며 오랫동안
머리에서 지워지지 않았던 말이었다.
이천사년 한 여름 땡볕에,
From the Seabed(김 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