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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잎 모자
이번 여름에 중국에 갔더니 나뭇잎을 엮어 모자로 파는 곳이 많이 보였다. 나름 멋있다고 생각을 하는지 많은 사람들이 쓰고 즐거워하였다. 물론 북경 도심에서는 벗어난 곳에서만. 이곳은 소포탈라궁 매표소.
여자들이나 애들에게 주로 많이 사서 씌어 주었으나 남자들도 많이들 사서 썼다. 진황도의 노롱두에서.
이 분은 일행으로 세련누나와 한 학교의 특기적성교사를 한다는 박정애 선생. 돈을 주고 사지는 않았지만 쓰니 나뭇잎 모자의 격을 상승시킨 듯.중국인들이 쓰면 농부나 촌로 같은데 한국인이 쓰니 무슨 님프를 보는 듯한 분위기가. 이 분 보면 국내도입이 성공할 지도...
향 태우기
중국에 가면 유교의 사당이든 불교나 도교 사원이든 장소를 불문하고 볼 수 있는 것이 향을 태워 소원을 비는 것이다. 이 젊은 일가족도 진지 숙연하다 못해 자못 비장해보이기까지 한 표정으로 향에 불을 붙이고 있다. 승덕 외팔묘의 보령사에서.
경고문. "외부에서 향과 초를 휴대하고 사묘로 들어오는 것을 사절한다"는 내용. 명목이 "향촉의 관리를 강화하고 세계문화유산의 소방안전을 확보"하기 위하여라나... 외부서 들여오는 향촉에는 폭발물 설치라도 되어 있나? 순전히 장삿속이지. 우리나라의 식당에서 바깥에서 술을 사가지고 못들어가게 하는 것이나 마찬 가지지 뭐.
드디어 향에 불을 붙인 일가족이 성심껏 기도를 올리고 있다. 이곳의 향은 좀 작은데 굵은 것은 중앙에 나무로 된 심이 박혀 있다. 남악 형산에 갔을 때는 상당구간의 거리 좌우로 향을 파는 집밖에 안 보였고 가격은 끝 단위를 모두 8자로 맞추어놓았었다. 그리고 그곳은 아예 폭죽이어서 큰 화로 같은 집을 만들어놓아 불을 붙여 넣으면 화약 터지는 소리가 온데...
아이스크림
소프트 아이스크림은 삥치린(氷淇淋: 얼음 크림)이라 하고 하드는 삥꾸얼(氷棍兒: 얼음 몽둥이)이라 하는데 유통기간으로 보이는 수치가 사람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20090721-2031091C. 하나는 또 20090530-2061251C. 맨 뒤의 C는 무엇을 나타내는 것인지는모르겠지만 앞의 확실히 네 숫자는 분명 연도를 가리키는 것 같다. 때문에 증손자까지 먹여도 되겠다는 농담도 나왔다.
머리 조심
세하나 나 같은 사람을 위한 경고문. 높이 1.78m. 머리 조심. 곳곳에 이런 표지판이 있는데 키가 큰 사람은 이런 경고문을 볼 때마다 조심해야 듯. 진황도시의 점심을 먹은 식당이다.
올림픽의 흔적
우리가 탄 버스의 전면 유리에 부착하였던 투명스티커를 나름 떼내었지만 아직까지 남아 있다. 북경을 나타내는 서울 경(京)자를 응용한 로고가 문명대국의 자부심을 보여주는 듯하다. 실제로 북경 곳곳에서는 아직도 작년 올림픽 때 남은 열쇠고리 등 올림픽 마스코트를 활용한 기념품이 많이 팔리고 있었다.
한글
한글이 외국에 나와서 참 고생을 많이 하고 있다. 먼 곳도 아닌데서...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 곳에는 요즘 어김없이 한글 안내판이 붙어 있는데 친절<황당 수준으로 실소를 금치 못하게 하는 것이 많다. 한국에서 누가 저렇게 쓰는가? 회수용 또는 재활용, 폐기용이라 하지... "그리고 복구할 수 없습니" 는 또 뭐지. 신파조? 이런 건 토목 공사나 파일, 고건축물 관리 따위에나 쓰는 말 아닌가?
손님 점대소, 휴겨실... 손님은 집에서나 쓰는 말이지... 이곳이면 관광객이나 고객 정도라는 표현이 더 맞지 않나? 그래도 니들은 조금만 더 고생하면 되겠다. 보아하니 교체할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으니.
그냥 우리도 일본어 처럼 음성가이드라고 하지... 아니면 통번역기라든가.
이건 나름 완벽하지만 어딘지 어색해서 한참을 봤더니... 70년대 해태 메도골드 아이스크림 선전 그림에나 보일 듯한 분위기... 글자 폰트로 그렇고 그림의 색상도 그렇고. 한국의 시골에도 이젠 이런 후진 광고판은 없을텐데. 북경에서는 통하는 모양이다.
화장실
가이드 말이 고생간이란다. 그러고 보내 나름 멋지게 쓴 고자 같이도 보인다. 실제 화장실에서 고생깨나 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둘이 아닐 것이다. 이번 여행은 북경 일대여서 여자들도 화장실 때문에 기겁하는 일은 별로 없었던 듯.
왼쪽은 좌변기, 오른쪽은 쪼그리고 앉아 누는 변기를 표시.
이곳은 표시는 조금 다르지만 쪼그려 앉아누는 변기 밖에 없네. 변기 표시 방법도 통일을 기해야 겠다. 그래도 문은 이제 다 달린 것 같다. 가이드 말이 "그 사람들은 문이 있거나 없거나 그런 것은 신경쓰지 않습니다. 놀라는 것은 오히려 외국 사람들입니다."라고 하였는데, 진황도 가는 화장실에서 정말 놀랐다. 문이 있는데도 젊고 건장한 남자가 그냥 활짝 열어놓고 일을 보니 들어 가다 나도 모르게 흠칫. 세하도 역시 깜짝 놀랐다고...
이곳은 이화원의 화장실. 10여 년 전만 해도 이곳에서는 화장실을 이용하려면 중국돈 1원 한국돈 100원의 사용료를 지불해야 했는데 이제는 이렇게 전자동 물 내리는 변기까지 설치하여 놓았다. "한 걸음만 다가서면 청결하게 유지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사람들이 이런 경우에 쓰는 문명(文明) 이란 뜻은 교양 정도의 뜻이다.
"손을 뻗으면 물이 나옵니다(伸手出水)" 중국도 관광대국이다 보니 서비스 분야의 향상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 호텔은 물론이고 좀 큰 시설의 화장실에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손잡이를 조작하지 않아도 된다. 이곳은 여우이상띠엔의 화장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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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박정애선생은 저거 주웠다더라.
중국에서 주운 것을 쓰다니...
떡갈 나뭇잎이 저렇게 유용하게 쓰이는 줄 몰랐네. 듕궉 사람들 잔머리 잘 굴려...